[TF직격인터뷰] '소신과 열정' 김미화, "국가적 이슈현장 외면하지 않겠다"
입력: 2016.11.25 05:00 / 수정: 2016.11.25 05:00
방송 블랙리스트 논란의 직접 당사자. 김미화는 이미 5년전 연예인중에서는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촉발된 방송 블랙리스트의 직접 당사자로 심한 속앓이를 했다. /강일홍 기자
방송 블랙리스트 논란의 직접 당사자. 김미화는 이미 5년전 연예인중에서는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촉발된 방송 블랙리스트의 직접 당사자로 심한 속앓이를 했다. /강일홍 기자

[더팩트|강일홍 기자] "모이자! 분노하자!"

방송인 김미화는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직접 참석한데 이어 이후에도 자신의 SNS에 "모이자! 분노하자!"라는 글을 올리는 등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이 자신의 소신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게 과연 쉬운 일일까. 더구나 김미화는 '방송가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어 더욱 그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김미화는 한때 방송 블랙리스트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힘든 시기를 겪었다. 5년 전인 2010년 7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KBS 내부에 출연금지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다'며 소위 'KBS 블랙리스트'에 대해 언급한 뒤 논란에 휘말렸다. KBS는 '김미화의 근거 없는 추측성 발언은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며 소송을 제기해 방송가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논쟁에 불을 지폈다.

공교롭게도 최근에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라는 정체불명의 명단이 나돌아 파문이 일었다. 공개된 블랙리스트에는 현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 예술계 인사 9473명이 모두 4항목으로 분류돼 있고, 이름이 오른 당사자들의 심경은 불편하기만 하다.

이에 대해 김미화는 "블랙리스트, 북한이라면 가능한 일이고, 무엇보다 그런 게 정부에서 작성되고 하달됐다는게 알려져 사람들이 더 분노한다"고 했다. 연예인 중에서는 유일하게 공개적으로 촉발된 방송 블랙리스트의 직접 당사자였다는 점이 그를 더욱 착찹하게 했을 법도 하다.

김미화는 24일 오후 <더팩트>에 "KBS 관련 블랙리스트 부분은 다 잊고 털어냈다. 새삼스럽게 그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다만 반복적으로 이런 문건들이 만들어지고 등장하는 걸 보면 당시 엉뚱하게 '방송 내레이션 심의결과'를 핑계대며 저를 궁지로 몰아간 건 결국 눈가리고 아웅이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속내를 밝혔다.

블랙리스트요? 북한이라면 가능한 일. 김미화(사진 왼쪽)는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KBS 관련 블랙리스트 부분은 다 잊고 털어냈다면서도 당시 불편했던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강일홍 기자
"블랙리스트요? 북한이라면 가능한 일". 김미화(사진 왼쪽)는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KBS 관련 블랙리스트 부분은 다 잊고 털어냈다"면서도 당시 불편했던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강일홍 기자

한 달 넘게 전국에서 대규모 촛불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신있는 목소리를 내는 개념연예인 중 한명으로 이슈의 중심에 서 있는 김미화의 얘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미화와 주고받은 일문일답이다.

-지난번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주변 반응이 어땠나.

과거와 달리 이번의 경우엔 좌우 편향된 시선이 크게 줄었다는 걸 많이 느꼈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마땅히 할 일을 했다는 생각이고, 많은 분들이 함께 뜻을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주 주말 집회에도 참석하는가.

오래전에 잡혀있는 백혈병 환우회 관련 모임이 있어 직접 참석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늘 마음은 모든 분들과 함께 있다.

-최근 대중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를 어떻게 보는가.

말도 안된다고 본다. 예술인들은 예술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정치적 잣대로 재단한다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그게 정부에서 작성이 되고 하달됐다고 하는데 말이 되나.

방송인으로서 설령 불이익을 받더라도. 김미화는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직접 참석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사진은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바라본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의 집회현장. /이효균 기자

'방송인으로서 설령 불이익을 받더라도'. 김미화는 지난 1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에 직접 참석해 사회적 이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사진은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바라본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의 집회현장. /이효균 기자

-과거 방송 블랙리스트에 대해 직접 언급한 당사자였다.

KBS 관련 블랙리스트 부분은 다 잊고 털어냈다. 오래된 일이고, 새삼스럽게 그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다만 당시에도 분명히 피부로 와닿는 어떤 기류가 있었던 사실이다. 누군가 그걸 리스트 형태로 관리했을 것이고, 아랫사람들이 알아서 기피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방식이었을 것으로 본다.

-지금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보는가.

시간이 흘러 많이 해소가 됐지만, 지금도 여전히 라디오 아니면 종편 채널 중심으로 활동한다. 지상파는 지방 방송프로에 간간이 나가는 정도다. 저의 주활동무대인 코미디나 예능프로그램은 사실상 막혀있는 셈이다. 저를 비롯해 상당수 연예인들이 보이지 않는 그런 압력이 작용하고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사회적 이슈나 현안에 목소리를 낼 생각인가.

물론이다. 저한테 진보다 좌파다 하는 분들이 있지만, 정치적으로 저는 어느 편에 서 있는 사람이 아니다. 옳다고 판단되는 일에 치우침없는 목소리를 낼 뿐이다. 사회 복지 분야를 공부한 제가 소외되고 아프고 어려운들 편에 서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두고 특정 색깔로 덧씌운다면 문제가 있지 않나. 앞으로도 저는 방송인으로서 설령 불이익을 받더라도 그런 분들을 외면하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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