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걷기왕' 심은경] "슬럼프? 애어른? 원래 이래요, 걱정 마세요"②
입력: 2016.11.03 05:00 / 수정: 2016.11.03 05:00

심은경이 고민을 대하는 자세. 배우 심은경은 고민하는 성격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 /남용희 인턴기자
심은경이 고민을 대하는 자세. 배우 심은경은 고민하는 성격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 /남용희 인턴기자

'걷기왕' 심은경 애교 "쉴 때 연락하는 사람도 없고…너무해"

[더팩트 | 김경민 기자] 배우 심은경(22)의 시간은 흐른다. 심은경 하면, 어떤 이는 앳된 아역배우를 기억하고, 또 다른 이는 능청스럽고 익살스러운 20대 연기파 배우를 떠올릴 것이다. 그렇게 심은경의 시간은 사람들의 기억을 꾸준히 넘나들고 있다.

이제 심은경은 누군가의 아역에서 '원톱' 주연이자 여배우 가뭄을 해소하는 오아시스 같은 배우가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겉모습이나 위치는 달라졌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그가 '고민하는 배우'라는 본질이다.

심은경은 지난달 20일 개봉한 영화 '걷기왕'(감독 백승화)을 통해 새로운 고민을 맞닥뜨리고 또 해소했다. 영화의 따뜻한 분위기와 발랄한 캐릭터 덕분인지 전작인 '널 기다리며' 인터뷰보다 얼굴에서 구름이 걷혔지만 여전히 배우란, 연기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었다. 대신 그 고민을 버거워하지 않고 "나 원래 이래요"라는 넉살 부리는 여유를 장착한 게 반가웠다.

심은경, 코미디 이미지 걱정. 심은경이 대중적으로 각인시킨 영화들이 코미디 장르여서 걷기왕을 선택할 때 고민했다. /남용희 인턴기자
심은경, 코미디 이미지 걱정. 심은경이 대중적으로 각인시킨 영화들이 코미디 장르여서 '걷기왕'을 선택할 때 고민했다. /남용희 인턴기자

- 작품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

"딱히 어떤 기준을 세우진 않는다. 감정적 소모가 많거나 깊은 내면을 끌어내야 하는 연기를 하다 보면 다음 작품은 코미디를 하고 싶고, 코미디를 찍다 보면 다시 깊이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사람들이 '써니'나 '수상한 그녀'를 많이 사랑해줬다 보니까 코미디 이미지로 각인돼 있더라. 다른 걸 도전해보고 싶어서 '널 기다리며'부터 '부산행'에서 강렬한 연기를 했다. '걷기왕'은 새로운 연기라고 내세울 건 없지만 선택하는 데 고민 없었고 다른 지점이 있었다. 비슷해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캐릭터의 고민이라던가 성격이 기존 코미디와는 달리 현실적이기 때문에 또 다른 연기를 보여줄 수 있겠더라. 같은 장르지만 다른 색깔이어서 매력을 느꼈다."

- 백승화 감독과 호흡은 어땠나.

"개성이 강한 분이다. 말수도 없고 지금도 감독과 자주 대화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신기한 건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부분들이 많다. 감독이 전적으로 이야길 들어주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해줬지만 표현하고자 한 의도나 연출적인 욕심과 끝까지 놓치지 않았다. 고집이 있어서 더 믿음이 갔다."

- 안재홍이 소순이 역으로 목소리 출연했다.

"화자가 소로 설정돼 있다. 감독이 고민을 많이 하길래 문득 안재홍을 추천했다. 친분도 있고 개인적으로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지인이자 배우 중 하나다. 우연히 사석에서 안재홍을 만났고 제의했다. 나도 '로봇, 소리'(2016년)에서 로봇 목소리 연기를 했더니 사람들이 관심을 갖더라, 필모그래피에 남아도 좋을 작품, 소를 연기할 기회가 흔하지 않다고 하니 흔쾌히 수락해줬다."

심은경의 취약점. 심은경은 잠이 많은 체질 때문에 피곤에 취약하다. /남용희 인턴기자
심은경의 취약점. 심은경은 잠이 많은 체질 때문에 피곤에 취약하다. /남용희 인턴기자

- 다른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나.

"박주희는 낯을 많이 가리는데 알고 보면 성격도 쾌활하고 말도 많고 동생을 먼저 챙기는 여장부 스타일이다. 욕심도 남다르고 영화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강점이다. 김새벽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 지금도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온다. 스스로 코미디 장르가 처음이어서 걱정이 많았다는데 영화를 보며 계속 웃었다."

- 만복이에게 멀미처럼, 심은경에게도 취약한 게 있다면?

"잠에 취약하다. 좀 졸리거나 피곤하면 체력이 약해서 뭘 못한다. 촬영 없으면 집에서 쉰다. 잠도 오래 자는 편이어서 잠을 못 자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 SNS에 영화 감상도 올리고 하던데 글 쓰는 데 관심이 많나.

"어릴 땐 좀 더 많이 썼는데 어느 순간 나이를 먹다 보니까 너무 말이 많다는 생각이 들더라.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공유하는 걸 좋아한다. 알려주는 걸 즐겨서 감상평을 많이 쓰는데 이제 잘 알고 글을 써야겠더라. 요즘엔 SNS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다. 글을 남기더라도 그것에 대한 지식을 공부하고 쓰려고 해서 자제하는 편이다."

심은경의 반전 매력. 심은경은 친구들 앞에서는 더 놀자고 조르는 엉뚱한 철부지가 된다. /남용희 인턴기자
심은경의 반전 매력. 심은경은 친구들 앞에서는 더 놀자고 조르는 엉뚱한 철부지가 된다. /남용희 인턴기자

- 앞으로 개봉할 작품이 많이 남았다.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시간에 작품을 계속했다. 꽤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바쁘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집에 있던 시간이 많았다. '조작된 도시'와 '궁합'은 모두 지난해 촬영을 마쳤고 올해 초 '걷기왕'과 '특별시민'을 작업했다. 1년에 한 작품 내지 두 작품을 작업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개봉 시기들이 잡히지 않아서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까 쉴 새 없이 일한다는 느낌도 있겠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집에서 보내는 여가 시간도 많았다. 연락하는 사람도 없고 너무 하더라(웃음)."

- 여가엔 무엇을 하며 보냈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 카페 가서 차 한잔 하면서 사람들 구경하는 것도 재밌다.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고 또 다른 감성을 채울 수 있다. 그날 듣는 음악에 따라 거리 풍경이 다르게 다가올 때도 있다. 조금이나마 연기적으로 도움을 준다."

- 말이나 생각하는 게 굉장히 어른스럽다. 친구들이 '애어른'이라고 하지 않나?

"친구들 앞에선 철없이 군다. 자신을 많이 풀어놓는 것 같다. 서로 고민 이야기는 잘 안 하고 노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친구들이 집에 간다고 하면 '안 가면 안 돼? 조금만 더 놀아줘' 조른다. 엉뚱하다고들 한다. (고민하는 성격을 언급하자) 내가 원래 이렇다. 걱정 안 해도 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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