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의 MSG] AOA 유경 탈퇴, 3년의 '희망고문'이 끝났다
입력: 2016.10.18 15:42 / 수정: 2016.10.18 15:42

그룹 AOA를 탈퇴한 유경. 그는 팀에서 밴드 유닛 AOA 블랙의 멤버로 활동해왔다. /유경 인스타그램
그룹 AOA를 탈퇴한 유경. 그는 팀에서 밴드 유닛 AOA 블랙의 멤버로 활동해왔다. /유경 인스타그램

AOA 유경 탈퇴, 왜 이렇게 씁쓸하죠?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그룹 AOA는 몇 명일까. 누군가는 7명이라 말하고 또 누군가는 8명이라고 한다. 둘 다 틀린 대답은 아니다. 7명은 대중이 가장 많이 봐온 댄스 유닛의 멤버 숫자다. 8명은 여기에 밴드 유닛 AOA 블랙의 멤버이자 드러머로 활약했던 유경까지 포함한 숫자다. 대개 히트곡으로 AOA를 기억하는 대중은 전자, 그룹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팬들이 후자를 떠올린다. 그런 AOA 가 이젠 정말 7명이 됐다. 유경이 공식적으로 팀 탈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AOA 8인조 완전체. 그러나 유경(맨 왼쪽)의 탈퇴로 팀은 7인조로 개편됐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AOA 8인조 완전체. 그러나 유경(맨 왼쪽)의 탈퇴로 팀은 7인조로 개편됐다.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FNC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5일 AOA 공식 팬카페에 "드러머로 활동했던 유경과 계약이 종료됐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많은 대화를 나눴고 유경의 의견을 존중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유경이 AOA 밴드 프로젝트에는 객원 멤버로 참여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객원 멤버라는 전제를 붙였지만 어쨌든 그는 AOA에서 정식으로 탈퇴 수순을 밟게 됐다.

엘비스(AOA 팬클럽 이름)는 유경을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에 아쉬움을 토로한다. 사실 그는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다. 지난 2012년 AOA로 데뷔한 유경은 팀 내에서 드러머로 활약했으나 크게 눈에 띄진 못했다. 1년 여 동안 세 장의 싱글을 발표한 것이 전부다. 이후 탈퇴 전까지 별다른 활동 없이 공백기를 가졌다. 본인이 가진 재능과 꿈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한 채 팀을 떠난 유경은 엘비스의 마음을 아리게 한다. 특히 팬들은 유경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도록 충분히 기회를 주지 않은 FNC를 향한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룹 AOA의 드러머 유경. 그는 지난 2014년 MBC 가요대제전에서도 멋진 연주 실력을 뽐냈다. /2014 MBC 가요대제전 방송 화면 캡처
그룹 AOA의 드러머 유경. 그는 지난 2014년 MBC '가요대제전'에서도 멋진 연주 실력을 뽐냈다. /'2014 MBC 가요대제전' 방송 화면 캡처

처음부터 유경이 AOA에서 소외된 건 아니다. 데뷔 당시 그는 8명 멤버 가운데 한 명으로 존재감을 드러냈으며 '엔젤스 스토리' '워너 비' '모야' 등에 참여했다. 그러나 그게 끝이었다. 이후 AOA는 7인 댄스 유닛 활동에 집중했고 자연스레 유경은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그 뒤로도 유경은 AOA 앨범에 일절 참여하지 않았다. 공백기 3년 동안 '2014 MBC 가요대제전' 무대에 오른 게 활동의 전부다. 인지도가 쌓일 리 만무하다. 결국 이 악순환이 유경의 탈퇴로 이어졌다.

물론 유경을 지원하지 못한 FNC의 사정 역시 외면할 순 없다. 일단 밴드 유닛보다는 7인 댄스 유닛이 먼저 대중의 눈에 띄었다. 지난 2014년 발표한 '짧은 치마'를 시작으로 '단발머리' '사뿐사뿐' '심쿵해'까지 댄스 유닛의 곡은 연이어 히트했고, FNC의 입장에서야 당시 대중에게 반응이 오기 시작하는 쪽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을 상황이었으리라 짐작된다.

그러나 '심쿵해'로 대세 걸그룹으로 발돋움한 후에도 FNC는 밴드 유닛을 외면했다. AOA가 가요계에 탄탄하게 자리 잡은 후에는 한 번쯤 AOA 블랙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법도 한데 이와 관련한 소식은 전혀 들려오지 않았다. 심지어 유경은 개인 활동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유경을 보지 못한 팬들은 애가 탔지만 그뿐이었다.

유경 AOA 탈퇴. 그는 지난 15일 공식 팬카페에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유경 인스타그램
유경 AOA 탈퇴. 그는 지난 15일 공식 팬카페에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유경 인스타그램

음악팬들 사이에서 유경은 꽤 실력 있는 드러머로 통한다. 그러나 FNC는 그가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 하기는 커녕 방치하다시피 했다. FNC는 FT아일랜드와 씨엔블루 등 실력 있는 아이돌 밴드를 배출한 기획사다. 그만큼 드러머로서 유경을 키울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팬들의 바람에 불과했다. 이럴 거면 아예 일찍 밴드 유닛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지 왜 '희망고문'을 시켰는지 모를 일이다.

유경은 지난 15일 공식 팬카페에 "많은 활동을 함께 하진 못했고 지금 하는 인사가 완전한 안녕이 아니긴 하지만 10대의 끝물에서부터 24살인 지금까지 쭉 함께 해온 AOA 멤버들과 도와주셨던 분들에게 서로 앞으로도 힘내라며 응원하고 인사하던 때가 약간 슬프게 느껴지기도 하고, 감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는 글로 자신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후 글 말미에는 AOA에 대한 응원을 당부했다. 리더 지민 역시 이날 AOA 8명 완전체 사진을 올려 유경을 향한 애정을 듬뿍 표현했다. 그러나 서로의 애정이 무색하게 AOA와 엘비스는 유경과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됐다.

breeze52@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