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아름답게 기괴한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입력: 2016.09.30 05:00 / 수정: 2016.09.29 18:25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잔혹동화.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는 섬뜩하고 기괴한 이미지와 아름다운 이야기를 버무렸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잔혹동화.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는 섬뜩하고 기괴한 이미지와 아름다운 이야기를 버무렸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으로의 초대

[더팩트 | 김경민 기자] 팀 버튼 감독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나라'가 돌아왔다. 눈 하나에 뿔 달린 도깨비도 아니고 아무도 방망이를 두드리진 않지만 그보다 무시무시한 능력을 귀엽게 소유하고 있는 아이들의 세상 이야기다. 아름답고도 기괴하다.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은 랜섬 릭스의 원작 '패러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스크린에 펼쳐낸 작품이다. 냉혹한 현실과 마법 같은 비현실이 공존하는 '잔혹동화'가 팀 버튼 특유의 무한한 상상력으로 문을 열었다.

소년 제이크(에이사 버터필드 분)는 할아버지의 괴이한 죽음을 목격한 후 단서를 쫓다가 시간의 문을 통과해 미스 페레그린(에바 그린 분)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을 발견한다. 어릴 적 할아버지로부터 말로만 들었던, 성장하면서 거짓말이라고 의심했던 세계가 실존한다는 사실에 한 번 놀라고 자신의 새로운 능력을 깨닫고 두 번 놀란다.

어벤져스급 초능력.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인물들은 상상 이상의 능력과 재주를 갖고 있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어벤져스'급 초능력.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인물들은 상상 이상의 능력과 재주를 갖고 있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페레그린은 이름 그대로 송골매로 변신할 수 있고, 시간을 조종하는 능력을 지닌 '임브린'이다. 그가 보살피고 있는 아이들은 이상하고 섬뜩한 비밀이 있다. 엠마 블룸(엘라 퍼넬 분)은 공기보다 가벼워 하늘로 떠오르지 않기 위해 납으로 된 신발을 신어야 한다. 어리지만 몸보다 큰 바위를 들어 올리는 괴력을 가진 브론윈(픽시 데이비스 분), 식물을 성장시키는 피오나(조지아 펨버튼 분), 뒤통수에 이빨이 달린 입을 가진 클레어(라피엘라 채프먼 분), 투명인간 밀라드(카메론 킹 분), 손끝에서 불을 만들어내는 올리브(로렌 맥크로스티 분),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에녹(핀레이 맥밀란 분), 몸 속에 벌을 키우는 소년 휴(마일로 파커 분), 꿈을 영화로 보여주는 호레이스(헤이든 킬러 스톤 분), 극적 반전을 담당해 미리 말하면 안 될 능력을 가진 쌍둥이도 있다.

페레그린은 2차 세계대전 독일 공군의 폭격으로 집이 파괴되기 직전 하루를 무한 반복하는 타임루프를 만들어 아이들을 보호한다. 하지만 안전할 것만 같았던 그곳에 불멸의 삶을 얻고자 아이들을 노리는 괴물 할로게스트와 수장 바론(사무엘 잭슨 분)이 들이닥친다. 제이크와 아이들은 힘을 합쳐 할로게스트에 맞선다.

팀 버튼 감독의 상상력 구현. 팀 버튼 감독은 특유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팀 버튼 감독의 상상력 구현. 팀 버튼 감독은 특유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등장인물과 사건들은 판타지라고 했을 때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범위 그 이상에 속한다. 모든 설정은 원작에서 비롯됐다고 하나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덧대어 머릿속에서나 가능할 법한 이미지를 화면 안에 구현한 건 오롯이 팀 버튼 감독의 차별화 된 시각 덕분이다.

이야기가 흘러가는 내내 신비로운 느낌과 오싹한 분위기가 경쟁하듯이 치고 빠진다. 아이들의 특별한 능력을 지켜보는 건 흥미롭지만 평범하지 않은 면모를 새삼 발견할 땐 두려워진다. 할로게스트와 바론은 흔한 동화 속 악당처럼 나쁜데 여기에 잔인하기까지 해서 더욱 소름 끼치게 한다.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 그리고 악당.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독특하고 입체적이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전형적인 동화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 그리고 악당.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독특하고 입체적이지만 전체적인 구성은 전형적인 동화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다만 용감한 아이들이 무서운 악당을 무찌르는 과정은 전형적인 동화적 구성을 따르기 때문에 극적인 지점은 없다. 반면 잔잔한 흐름과는 달리 동화라기엔 끔찍한 묘사들이 있어 눈을 질끈 감게 되는 부분도 있다. 시간여행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소재 자체도 재밌는데 페레그린과 아이들의 초능력쇼가 워낙 강렬하니 이에 가려졌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같은 시간을 살던 아이들이 진짜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보여주는 '잔혹동화'란 단어 속 모순은 매력적이다.

영화는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26분, 지난 28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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