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대결' 이주승 "로맨스 욕심? 인생은 널널하지 않더라"
입력: 2016.09.28 05:00 / 수정: 2016.09.27 17:12

이주승 대결 도전. 배우 이주승이 영화 대결을 선택한 이유와 앞으로 연기 행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남용희 인턴기자
이주승 '대결' 도전. 배우 이주승이 영화 '대결'을 선택한 이유와 앞으로 연기 행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남용희 인턴기자

'대결' 이주승 "영화 주연 신기해, 뿌듯하기보다는 부담"

[더팩트 | 김경민 기자] 배우 이주승(27)이 취했다. 어떤 흔들림에도 동요 없을 것만 같은 묵직한 표정을 짓다가 술 몇 잔에 고개를 푹 쓰러뜨렸다. 스크린 밖까지 술 냄새를 폴폴 풍기는 그의 취객 연기는 또 다른 의미에서 관객의 마음을 홀리고 훔쳤다.

이주승은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대결'(감독 신동엽)에서 형을 혼수상태에 빠뜨린 범인에게 복수하기 위해 취권을 갈고닦는 취업준비생 풍호 역을 맡았다. 역시나 이번에도 그의 선택엔 새로운 도전정신이 듬뿍 묻어났다. 도전을 치기가 아닌 탄탄한 계단으로 다질 수 있던 것은 오롯이 그의 몫이었지만 말이다.

이주승은 지극히 평범한 취준생과 독특한 취권, 생소하게 부딪힐 수 있는 두 지점을 풍호라는 한 인물의 서사로 녹여내기 위해 누군가에게 그리고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최근 <더팩트> 취재진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이주승과 만나 그가 '대결'에 띄운 물음표들을 하나씩 함께 짚어가 봤다.

이주승, 로맨스보다 액션 선택한 이유. 이주승이 로맨스 연기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던 과거 인터뷰를 떠올렸다. /남용희 인턴기자
이주승, 로맨스보다 액션 선택한 이유. 이주승이 로맨스 연기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던 과거 인터뷰를 떠올렸다. /남용희 인턴기자

이주승은 최근 '식샤를 합시다2' '프로듀사' '너를 사랑한 시간' 등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와 만나왔다. 그 당시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차기작으로 달콤한 로맨스물을 꿈꾸며 눈빛을 반짝였다. 그런데 '소셜포비아'(2015년) 이후 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와 술병을 들고 액션신을 소화했다. 그 사연을 물으니 빙그레 웃는다.

"인생은 널널하지 않더라(웃음). 그때 생각이 짧았다. 평소 액션을 좋아해서 '대결' 대본을 읽어봤는데 깔깔 웃으면서 봤다. 보자마자 하고 싶다고 말했다. 넉 달 정도 액션스쿨을 다니면서 취권도 배웠다. 액션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가짜로 때리지만 진짜 때리는 것처럼 보여야 하니까 배워야 할 게 많았다. 많이 신경 써서 공부했다. 소재나 줄거리만 들으면 유치하고 뻔할 것 같아서 영화 보기 꺼려질 거라고 생각했다. 최대한 그렇게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러브 라인 아쉬움은 없었다. "액션이 큰 부분이고 취권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다른 감정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며 "어떻게 관객이 식상해하지 않고 신선하게 느낄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취권에 가장 몰입했다. 철없는 백수 취업준비생이 형에 대한 복수으로 변하는 과정을 가장 많이 신경 썼다"고 고민의 흔적을 털어놨다.

이주승, 태권도 경력 덕분 액션 수월. 이주승이 태권도를 배웠던 경험으로 액션 연기를 실감 나게 했다. /남용희 인턴기자
이주승, 태권도 경력 덕분 액션 수월. 이주승이 태권도를 배웠던 경험으로 액션 연기를 실감 나게 했다. /남용희 인턴기자

이주승은 과거 태권도장 관장을 꿈꿀 정도로 오랜 시간 운동 실력을 쌓았다. 극 중 무술을 연마하고 주먹 하나로 상대를 제압하는 액션신에서 분명한 도움이 됐다. 그래도 액션스쿨에서 수개월 땀 흘렸고, 취권 연기를 위해 즐기지 않는 음주도 시도했다.

"(태권도 경력이)도움이 됐다. 다리 찢기가 수월했다. 모든 동작이 하체 싸움이어서 어려웠다. 액션스쿨에서 1시간은 하체 운동했고 스쿼트 1000개씩 했다. 살도 빠지고 하체도 두꺼워졌는데 촬영 끝나니 도로 돌아왔다. 목인장을 때리는 장면을 촬영하면서 손이 다 부었다. 다음 날 누르면 아픈 멍이 든다. 내가 괜히 목인장 아이디어를 냈다. 액션스쿨에 목인장이 어색하게 있더라. 목인장이 중점적인 건 아니었는데 풍호가 여러 무술을 다루는 장면에 사용돼 더 재밌어졌다. 실제로 술은 잘 못 마신다. 취했다고 느껴야 했다. 촬영 전날 술을 마시고 그 취기로 연기해봤는데 몸이 힘들더라."

그는 감독에게 반짝이는 아이디어뿐 아니라 많은 질문도 던졌다. 진짜 풍호가 되기 위해 몰입하고, 그 과정에서 설득되지 않는 부분은 토론하고 이야기했다. 그가 한 작품을 거칠 때마다 내공이 쌓이는 이유였다.

"감독에게 풍호에 대해서 끊임없이 물어봤다. '그만 오라'고 할 정도였다. '소셜포비아'를 찍을 때도 의견 하나를 놓고 감독과 하루종일 이야기한 적이 있다. '대결'은 액션에 대한 부담이 있으니까 촬영을 시작했을 때 다른 부분에 대한 의견 차이를 최대한 없애려고 했다. 내가 풍호라도 무조건 복수를 하겠지. 그런데 싸움하진 않고 고소장으로 할 거다(웃음). 풍호처럼 살고 싶은데 어렵다. 그래서 풍호가 멋있다."

이주승이 나아가는 길. 이주승은 대결로 또 하나의 계단에 올라섰다. /남용희 인턴기자
이주승이 나아가는 길. 이주승은 '대결'로 또 하나의 계단에 올라섰다. /남용희 인턴기자

이주승은 연기력도, 인지도도, 대중의 인정도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쌓아나가고 있다. 혹자의 기준에서 빠른 속도는 아닐지라도 그만큼 내실은 견고하고 단단하게 채워져 있다. 어느덧 상업영화 주연 타이틀을 달고 한 발짝 더 나아갔다. 주조연을 떠나 이전보다 조금 더 성장했다는 게 의미 있는 일이다.

"신기하다. 뿌듯한 느낌보다는 부담감이 크다. 어쨌든 주연급 인지도라고는 할 수 없는 배우인데 상업영화 주역으로 믿어주고 캐스팅해준 건데 책임감이 따르더라. 요즘 머리를 많이 써야하는 영화도 많고 정치 영화도 많은데 자기 인생도 복잡하다. '대결'은 생각 없이 시원하게 볼 수 있는 사이다 영화다."

shine@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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