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연예단톡방] 불륜 소재 '공항 가는 길' 이대로 괜찮을까요?
입력: 2016.09.25 05:00 / 수정: 2016.09.23 18:19

[TF연예단톡방]은 <더팩트> 연예팀 기자들이 모여 한 주를 정리하면서 '연예계 핫이슈'에 대한 나름의 시선과 분석을 여과없이 보여주고자 만들어진 코너입니다. 매주 화제를 일으킨 '핫이슈'에 대한 연예기자들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단톡방 참여=강일홍·권혁기·김민지·김경민·윤소희 기자·강수지 인턴기자]

[더팩트ㅣ정리=윤소희 기자]

강일홍 - 오늘 단톡방 주제는 KBS2 '공항 가는 길'에 대한 내용입니다. 두 기혼 남녀가 우연히 만나 인연을 쌓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벌써 불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김민지 - 네, 두 주인공 김하늘과 이상윤은 각각 유부녀와 유부남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방송 전부터 불륜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는데요. 두 사람이 감성 멜로를 그리는 덕에 불륜 미화 우려까지 사고 있는 상황입니다.

권혁기 - 제작진은 불륜인지 아닌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애매모호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 2회 상황으로는 시청자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다는 게 사실입니다.

김경민 -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여러 편 나오긴 했지만, 주로 '치정멜로극'이라는 콘셉트를 지향했던 것과는 달리 요즘엔 순수 멜로가 불륜이란 소재와 어우러지면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윤소희 - 불륜이라는 말 자체가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에서 벗어났다는 건데, 순수 멜로로 치부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김민지 - 사실 드라마 제작진 역시 불륜 미화 논란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공항 가는 길' 제작발표회에서 김철규 PD는 "드라마에 대한 판단은 시청자의 몫"이라며 방송을 봐 달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공항 가는 길의 주연 배우. KBS2 공항 가는 길은 김하늘(왼쪽) 이상윤 주연으로,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그린다. /문병희 기자
'공항 가는 길'의 주연 배우. KBS2 '공항 가는 길'은 김하늘(왼쪽) 이상윤 주연으로,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그린다. /문병희 기자

김경민 - 이전 전작들에서는 불륜이 드라마 안에서도 사회악으로 간주된 것과는 달리 아름답게 포장되는 건 보기 불편한 일입니다.

김민지 - 보통 불륜 미화 논란을 그리는 드라마들을 보면 주인공들이 서로에게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주어지고 제작진은 '이런 사랑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사회적인 통념상 이를 옹호하거나 아름답게만 그리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불편하게 다가오는 게 사실입니다.

강수지 - 네, 동의하는 바입니다. '공항 가는 길'은 공식적으로 내 걸고 있는 작품 설명에서부터 '인생의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두 남녀를 통해 공감과 위로, 궁극의 사랑을 보여줄 감성멜로 드라마'라는 지향점을 갖고 있습니다.

김경민 - 그런데 tvN '굿와이프'에서도 원작 여부를 떠나 극 중 전도연이 혼인 관계를 유지한 상황에서 윤계상과 로맨스를 구축했고 다른 기혼 인물들이 흔들리는 드라마도 있었지만 간혹 몇몇 드라마만 뭇매를 맞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권혁기 - 드라마에서 불륜이라는 소재가 쓰이는 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가는 제작진의 자유지요. 그러나 각각 가정을 가진 두 남녀의 사랑이 지나치게 절절한 사랑으로 포장되거나 '그럴 수밖에 없는 이야기'로 만들어 둘의 사랑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게 큰 문제입니다.

김경민 - '공항 가는 길'이 김하늘의 복귀작으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는 터라 더욱 집중적인 관심을 받는 것도 있죠.

김민지 - 일단 '공항 가는 길' 1, 2회에서는 감하늘과 이상윤이 인연을 맞는 장면이 그려졌습니다. 이를 제작진이 어떻게 풀어갈지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 KBS2 베이비시터 SBS 애인있어요 아내의 유혹, tvN 일리 있는 사랑(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은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KBS SBS tvN 제공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 KBS2 '베이비시터' SBS '애인있어요' '아내의 유혹', tvN '일리 있는 사랑'(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은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KBS SBS tvN 제공

강일홍 - 그 외에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는 또 뭐가 있었을까요?

강수지 - 지난 3월 방송됐던 KBS2 단막극 '베이비시터'는 대놓고 불륜을 소재로 했습니다. 한 부부의 집에 아이를 돌보기 위해 들어간 베이비시터와 남자의 불륜을 그렸죠. 불륜뿐만 아니라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가 함께 다뤄져 논란과 화제를 동시에 모았습니다.

윤소희 - 생각해보니 tvN '두 번째 스무살'도 남편 뒷바라지로 학업을 포기했던 40대 여성의 성장기를 그렸지만, 결과적으로 대학교수와 바람난 남편에 만학도 아내 역시 친구와 사랑에 빠지는 불륜 드라마였습니다.

강수지 - 이 밖에도 최근 SBS '애인있어요'와 MBC '가화만사성', tvN '일리 있는 사랑' 등 불륜 코드가 등장해 시청자에게 눈총을 받은 작품이 여럿 있었습니다.

윤소희 - 막장 드라마의 첫 번째로 꼽히는 SBS '아내의 유혹' 역시 불륜을 다룬 자극적인 드라마였는데요. 현모양처 아내가 바람난 남편에게 버림받고, 새로운 여성으로 돌아와 다시 남편을 유혹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마지막에 바람난 두 남녀가 동반 자살하며 뚜렷한 권선징악을 보이며 마무리됐죠. '아내의 유혹'은 막장 논란이 많았지만 불륜이 잘못됐다는 바탕 아래에 이야기가 전개됐습니다. 미화되는 것과는 달랐죠.

강수지 - 도리에서 벗어난 일이 드라마에서 나오면 아름다운 일이 되고, 뉴스에서 나오면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없어야 될 것입니다.

강일홍 - 요즘 미국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준을 놓고 상당히 뜨겁죠.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 것이냐는 아젠다를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드라마 표현의 자유는 어디까지일까요? 자유는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태이지만 전제조건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불륜이란 소재가, 좋은 포장지로 감싸져 방송된다고 했을 때 불편한 시청자들이 분명 있습니다. 드라마 제작진은 그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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