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덕혜옹주' 손예진 "인생작이라는 호평, 그것만으로도 행복"
입력: 2016.09.06 05:00 / 수정: 2016.09.05 16:00

이렇게 많은 호평은 처음이에요. 비밀은 없다로 대표작이라는 평가를 얻은 배우 손예진은 덕혜옹주를 통해 인생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렇게 많은 호평은 처음이에요." '비밀은 없다'로 '대표작'이라는 평가를 얻은 배우 손예진은 '덕혜옹주'를 통해 '인생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더팩트|권혁기 기자] '연애소설'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로 첫사랑의 대명사로 대변되는 배우 손예진(34, 본명 손언진)은 사실 그동안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다양한 색깔로 관객들의 마음을 훔쳤다. '작업의 정석'에서 남자와 밀당의 고수를 연기하더니 '무방비도시'에서는 백장미 역을 맡아 남다른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이후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오싹한 연애' '타워' '공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 무지개같은 스펙트럼을 뽐낸 손예진은 올해 '비밀은 없다'에서 광기 어린 연기로 영화계 안팎의 시선을 주목시키더니 '덕혜옹주'(감독 허진호, 제작 영화사 호필름, 유한회사 덕혜)로 '손예진의 인생작'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지난달 서울 소격동 카페에서 만난 손예진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인생작이라고 표현해주시고 호평을 해주시는 게, 이런 분위기는 처음인 것 같다"면서 "보통 영화가 나뉘는데 이번에는 다들 좋게 봐주신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행복하고 뿌듯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영화를 본 소감이 궁금하다.

이번에는 바라는 마음이 좀 달라진 것 같다. 오히려 좀 경건해지는 게 느껴진다. 기존 영화들도 '잘 돼야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애착이 남다르다.

-시사회 때 눈물을 흘렸다.

아무래도 몰입을 많이 한 것 같다. 시사회 때 처음 봤는데, 기존에는 영화가 끝나면 금세 잊어버리는 편이었는데 이번에는 제작발표회, 캐릭터 영상, 하이라이트 등 볼 때마다 울컥울컥했다.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다.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지금도 약간 생각나는 게 있어 되게 울컥울컥한다. 앞선 작품들도 항상 책임감을 갖고 임했다. 그래서 개봉 한 달 전부터 잠을 잘 이루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덕혜옹주는 고종황제의 외동딸 덕혜옹주의 일생을 담은 영화로 누적 관객 550만명을 돌파하며 손예진의 힘을 느끼게 한 작품이다. /영화 덕혜옹주 스틸컷
'덕혜옹주'는 고종황제의 외동딸 덕혜옹주의 일생을 담은 영화로 누적 관객 550만명을 돌파하며 손예진의 힘을 느끼게 한 작품이다. /영화 '덕혜옹주' 스틸컷

-어떤 부분이 가장 크게 다가왔나.

덕혜옹주가 실존인물이라 더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더 애정과 연민이 생긴다. 수동적인 삶을 살았던 인물이기에 가슴이 더 아프고 와 닿는 게 있다. 아주 옛날 얘기도 아니다. 우리 민족적인 한도 있을 것이고 가혹한 삶을 살아간 덕혜옹주, 강제 유학에 강제 결혼, 귀국 금지, 그러다 정신을 잃고, 그런 아픔이 되게 컸다. 사실 '덕혜옹주'는 베스트셀러에 등극했을 때 읽어본 작품이다. 허진호 감독님이 연출을 하신다고 해 더욱 궁금했는데 시나리오를 받아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의 흥행 여부를 떠나 무조건 하고 싶었다.

-역사왜곡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만큼 관심이 많은 인물인 것 같다. '덕혜옹주'는 역사 왜곡, 덕혜옹주가 독립운동을 한 것처럼 보여지는 게 아니라 그녀가 수동적으로 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차분히 담고 싶었다. 방식과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각색된 부분은 있어도 미화할 수는 없었다. 사실 큰 신(scene)이 덩어리로 많았는데, 2시간 안에 모든 것을 다 보여줘야했기 때문에 덕혜옹주의 삶을 깊게 들어갈 수는 없었다. 과한 슬픔보다 절제된 영화로 봐주시는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간결해진 지점도 있다.

손예진은 덕혜옹주에서 대한제국 마지막 옹주 이덕혜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손예진은 '덕혜옹주'에서 대한제국 마지막 옹주 이덕혜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덕혜옹주 연기에 중점을 둔 게 있다면 무엇인가.

덕혜옹주의 비극적인 삶에 맞춰 연기를 했다. 가까이 접근을 했다. 디테일적으로 얼마나 인물에 가깝게 갈 수 있나 고민했다. 우선은 리허설을 많이 했다. 대사나 행동에 전형성이 있는 영화라 '변주'를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애드리브도 좀 있었다. 리허설을 하면서 바꿔 갔다. 바닷가에서 뛰어가는 게 아니라 기어가는 것 등 즉흥적인 게 많았다. 처음에는 덕혜옹주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찾아 봤다. 실제로 입국하는 장면들을 사진으로 봤는데 정말 슬펐다. 동공에 초점이 없어 보였다. 그 순간 덕혜옹주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몰랐으면 하고 바랐다. 공항 장면은 정말 모든 분들이 울었다. 그게 실화가 주는 힘이라고 생각했다. 조감독이 출연하시는 분들께 상황을 설명하자 다들 울기 시작하셨다. 라미란 언니는 제가 나오는 장면부터 울었다. 8시간을 울었는데, 저도 개인적으로 많이 울고 (감정을)해소했던 것 같다.

-라미란과 윤제문의 연기도 일품이었다.

촬영 때 정말 많이 웃었다.(웃음) 심각한 신이었는데 둘이 붙는 장면에서 너무 웃겼다. 윤제문이 라미란에게 나가라고 할 때, 서로의 눈빛은 그냥 즉석에서 나온 부분이다. 빵 터진 포인트이기도 했다. 악역이지만 귀여운 것 같다.

-예상 흥행과, 차기작은 어떤 작품을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해적'보다 잘 됐으면 좋겠다.(웃음) 제 인생 최고의 흥행작이 되길 바란다. 정말 가벼운 작품을 하고 싶다. 내년에 좋은 작품이 들어온다면 고민해 출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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