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연예단톡방] 리우올림픽 중계진, 성희롱 발언은 유행인가요?
입력: 2016.08.21 05:00 / 수정: 2016.08.19 17:22

[TF연예단톡방]은 <더팩트> 연예팀 기자들이 모여 한 주를 정리하면서 '연예계 핫이슈'에 대한 나름의 시선과 분석을 여과없이 보여주고자 만들어진 코너입니다. 매주 화제를 일으킨 '핫이슈'에 대한 연예기자들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단톡방 참여=강일홍·권혁기·김민지·김경민·윤소희 기자·강수지 인턴기자]

[더팩트ㅣ정리=윤소희 기자]

강일홍 - 브라질은 우리나라와 딱 12시간 시차인 지구 반대편입니다. 이제 막바지에 이른 리우데자네이루 열기가 뜨겁습니다. 더워서 잠 못 이루는 요즘, 시청자들은 이열치열 화끈한 스포츠 경기로 그나마 더위를 잊습니다. 이번 올림픽 중계를 위해 지상파 3사는 모두 아나운서와 해설자를 현지에 보냈는데, 난데없는 성희롱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나요?

권혁기 - 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한 여성 선수는 전체 선수단의 약 45%입니다. 이번 올림픽이 역대 최고치라고 하네요. 특히 미국 대표팀은 여성 선수가 반 이상이라고 합니다. 먼저 지난 6일 전기영 SBS 해설위원이 한국 대표팀 정보경 선수와 맞붙은 베트남 반 응옥 투 선수를 소개하며 "스물여덟이면 여자 나이론 많은 나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일 캐스터는 몽골 우란테제크 문크바트 선수한테 "보기엔 야들야들한데 상당히 경기를 억세게 치르는 선수"라고 말했죠.

윤소희 - KBS 여자 비치발리볼 경기에서는 '해변엔 미녀가, 바닷가엔 비키니'라는 중계 영상과 중계자가 "해변에는 여자와 함께 가야 한다. 남자와 가봤자 삼겹살밖에 더 먹느냐"는 발언을 해 논란을 불렀습니다.

강수지 - 네,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6일 치러진 여자 유도 48kg급 경기를 중계를 진행한 한 KBS 남성 아나운서는 함께 중계한 여성 아나운서에게 "체중이 48kg 이상급인가. 이하급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어 "정보경 선수도 실제로 보면 굉장히 가녀린 소녀일 것 같다"는 발언을 내뱉어 논란이 됐습니다.

김민지 - 최승돈 KBS 아나운서는 지난 6일 여자 펜싱 에페 8강전을 중계하며 실언을 했습니다. 그는 최인정 선수에게 "무슨 미인대회 출전한 것 같다. 피아노도 잘 치고, 펜싱도 잘하고, 서양의 양갓집 규수의 조건을 갖춘 것 같은 선수다" "여성 선수가 철로 된 장비를 다루는 걸 보니 인상적이다"는 말을 했는데요. 이날 경기와는 전혀 상관없는 발언인데다 성차별적인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습니다.

성차별·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을 부른 중계진. 김정일 전기영 최승돈(왼쪽부터)은 리우 올림픽 중계 때 논란이 되는 발언으로 공분을 샀다. /더팩트 DB, SBS 제공
성차별·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을 부른 중계진. 김정일 전기영 최승돈(왼쪽부터)은 리우 올림픽 중계 때 논란이 되는 발언으로 공분을 샀다. /더팩트 DB, SBS 제공

김경민 - 가벼운 칭찬으로 들을 수 있지만 여자 선수 경기에선 유독 외모를 겨냥하는 발언들이 이어져 논란을 낳았습니다.

김민지 - 특히 이번에는 여성 선수들을 향한 남성 중계진의 성차별-성희롱 발언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선수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거침없이 외모 평가를 하고 그들만의 편견에 선수들을 가두는 발언은 불쾌감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윤소희 - 게다가 이런 발언에 전혀 문제를 느끼지 못한 채 생중계됐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에게는 더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방송언어로 부적합한 정도가 아니라, 일상에서도 충분히 문제가 됐을 말들이죠.

강일홍 - 물론 이번 논란에 같이 지적된 발언 중에는 크게 문제로 삼을 만큼 과하지 않은 묘사들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또 피해의식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권혁기 - 누리꾼은 성희롱-성차별 발언을 성토하고 있습니다. 한 누리꾼은 "스포츠 중계도 종편 예능처럼 막말" "저질스러워서 채널 돌림"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윤소희 - 사회적으로 성차별에 대한 관심이 커져 있는 시기기 때문에 이번 발언들이 더 주목받는 것 같습니다.

김경민 - 중계진이 여자였는데 여자 선수들을 향해 그런 발언을 했다면 이렇게 논란이 됐을지, 혹은 남자 선수들이 외모 평가를 받았을 때 반응은 어떻게 됐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입니다.

자랑스러운 국가대표 선수들. 정보경(왼쪽)과 최인정 선수를 향한 중계진의 발언은 성차별·성희롱 논란을 빚었다. /더팩트 DB, MBC 방송 캡처
자랑스러운 국가대표 선수들. 정보경(왼쪽)과 최인정 선수를 향한 중계진의 발언은 성차별·성희롱 논란을 빚었다. /더팩트 DB, MBC 방송 캡처

강수지 - 발언으로 논란이 된 해설진은 선수들이 경기를 하기 위해 경기장에 있는 것이지 외모 평가를 받으려고 경기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염두에 뒀으면 합니다.

김민지 - 남녀를 떠나 경기와 상관없는 부분으로 선수들이 '평가'를 당한 부분이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준 게 아닐까 합니다.

김경민 - 외모'도' 뛰어난 선수들이 많지만, 경기 중계에서 외모에 초점을 맞춘 잔가지 이야기들은 불필요하기도 하죠. 어쩌면 중계하는 목소리만 나가는 입장에서 계속 말을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그런 말들이 부가적으로 덧붙여지는 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김민지 - 이제라도 중계진이 각성하고 성차별적 발언에 주의해야 할듯합니다. 지루하지 않은 중계를 위해 색다른 재미 요소를 찾는 건 좋지만 성희롱-성차별적인 발언에서 답을 찾으려는 건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지양해야 하는 부분이 아닐까요?

김경민 - 반면 TV를 통해 경기를 보는 사람 입장으로서 함께 놀라고 기뻐하고 격분하는 중계진들의 영상은 화제가 되고도 있는데요. 이런 주관적인 발언들이 대조되는 부분이네요

강수지 - 스포츠 중계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짜인 대본 없이 진행되다 보니 평소의 언행 습관이나 가치관이 고스란히 묻어날 수 있습니다. 해설진은 조금 더 발언에 신중을 기해 가치관에 오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강일홍 - 아나운서나 해설자들이 재미를 위해 던진 멘트라고 백번 양보해 생각해도, 듣는 이에게는 불쾌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해당 발언의 당사자가 '괜찮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전 국민이 듣는다고 생각하면 조심해야 맞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나운서나 해설자들이 한 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중계하길 바랍니다.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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