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없는 주장" vs "명백한 증거 있다". 세금 탈루 의혹 제기에 이미자 측은 "탈세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공연기획사 측은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탈세한 사실이 없다면 떳떳하게 조사를 받으라"고 주장했다. /KBS 제공

[더팩트｜강일홍 기자]연예계가 탈세라는 민감한 문제로 또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74)가 공연 출연료를 축소 신고해 탈세를 했다는 의혹이 <더팩트> 단독 보도([단독] 가수 이미자 공연수익금 축소, 세금 탈루 의혹 '충격')로 불거진 뒤 공연기획사 측이 공식 기자회견을 여는 등 공세를 펴면서 파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미자 측은 "일체 탈세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연예인들의 세금탈루는 전체 소득을 실제보다 줄여 신고하거나 필요경비를 과다하게 산정해 신고하는 방식이 가장 많다. 2008년 국세청은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무더기 세금관련 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그해 7월 연예기획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검찰이 유흥업소 등에 출연하면서 받은 소득 중 상당액을 탈루한 정황을 잡고 해당 연예인들을 국세청에 통보하면서다.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소득을 누락한 연예인 144명에 대해 과세자료를 집중 분석한 뒤 이중 탈루가 확인된 연예인들에게 적게는 2000만~3000만원에서 많게는 7억~10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인순이 남진 장윤정 등 밤무대와 지방행사 출연이 잦은 트로트 가수와 개그맨 출신 MC가 상당 부분 포함됐다. 탈루 및 탈세로 의심되는 소득은 총 83억 5000만원에 달했다.

'스타의 생명은 이미지'. 연예인들은 의도치 않은 실수였다며 공개사과를 하지만, 일단 논란과 의혹에 오르내리면서 이미지 손상을 피하지 못한다. 왼쪽부터 송혜교 한예슬 김아중 장근석. /더팩트 DB

◆ 톱스타급 연예인 세금 과소 납부 확인, 사과해도 이미지 손상 불가피

같은 세금논란이라도 고의성 여부에 대한 의혹을 받아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은 연예인들도 있다. 강호동 김아중 송혜교 한예슬 장근석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들은 '세금 과소 납부'로 국세청으로부터 수억 원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물론 당사자들은 의도치 않은 실수였다는 해명과 함께 공개사과를 했지만, 이후 논란과 의혹에 오르내리면서 이미지 손상을 피하지 못했다.

송혜교의 경우 2012년 서울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2009년부터 3년간 종합소득세 신고시 여비 교통비 등 총 59억 5300만여 원 중 92.3%에 해당하는 54억9600만원을 아무런 지출 증명서류 없이 필요경비에 산입해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2년 뒤인 2014년 8월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이 '송혜교의 세무 업무를 담당한 회계사가 전직 국세청장과의 인연을 활용해 세무조사를 무마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국세청은 송혜교의 세금을 3년 분만 조사해 추징했다가 감사원으로부터 과세제척기간에 해당하는 5년 분을 조사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라 2008년 분은 앞서 추징한 3년 분과 마찬가지로 비용관련 증빙누락을 확인해 다시 세금을 부과했지만 2007년분에 대해서는 과세제척기간이 지나는 바람에 과세하지 못했다. 사건을 담당했던 국세청 사무관이 대신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조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 전환 승인 보류. 국세청은 논란이 된 연예인들을 형사 고발하지 않은 대신 가산세를 내게하는 것으로 종결했다. 사진은 이미자 세금탈루 의혹을 제기한 공연기획사 하늘소리 기자회견 장면. /더팩트 DB

◆ "어떻게 부과 되는지 몰랐을 것" vs "모른다고 하기엔 금액이 너무 커"

특히 송혜교는 국세청 홍보대사로 활동한 적이 있어, 2009년 모범납세자에게 주어진 세무조사 유예 혜택을 악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포상을 받은 이후 3년간 25억여 원의 소득을 축소 신고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송혜교는 법률 대리인을 통해 수십억원대의 종합소득세 신고를 누락한 것과 관련해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된 세무 처리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사과했다.

고의 탈루 의혹에 대해 송혜교 측 변호사는 당시 SBS funE와의 인터뷰에서 "송혜교 씨는 10대부터 연예인으로만 살아왔고, 별다른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모친 역시 세금이 어떻게 부과 되는지 몰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 세무 전문가들은 "모른다고 하기엔 금액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당사자가 세금 탈세 부분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송혜교를 비롯해 강호동, 장근석, 인순이, 김아중, 한예슬 등 논란이 된 연예인들을 형사 고발하지 않은 대신 가산세를 내게하는 것으로 종결했다. 해당 연예인들이 가짜 증빙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단순히 증빙을 보관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차명계좌를 사용해 소득을 빼돌리는 등 세금 부과와 징수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부정행위는 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통상적으로 금액이 크고 중요할 경우 세무당국은 검찰 고발을 전제로 한 조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의 전환 승인을 요청하거나 자체적으로 5년까지 조사 추징이 가능하다. 세무 전문가들은 "세무 대리인이 당사자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비용처리하는 경우는 없다"고 말한다.

스타들의 세금 탈루는 아낌없는 사랑을 베푼 대중에 대한 배신이다. 모든 국민이 지고 있는 납세의무를 피하고자 교묘한 방법으로 탈세를 하는 것은 대중의 사랑과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으로 수입을 얻는 스타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고의든 무지든, 아니면 실수이든 어떤 경우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첫번째 의무를 소홀히 했다면 공분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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