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드라마 트렌드②] '태후'부터 '함틋'까지…사전제작의 득과 실
입력: 2016.08.10 10:45 / 수정: 2016.08.10 11:28
태양의 후예 함부로 애틋하게 포스터.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국내 시청자를 만난 KBS2 월화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매주 방송되고 있는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사전제작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KBS2 제공
'태양의 후예' '함부로 애틋하게' 포스터.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국내 시청자를 만난 KBS2 월화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매주 방송되고 있는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사전제작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KBS2 제공

사전제작 드라마, 장점과 단점은?

[더팩트ㅣ강수지 인턴기자]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국내 시청자를 만난 KBS2 월화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큰 사랑을 받고 해외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면서 사전제작이 드라마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매주 방송되고 있는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방송 예정인 '구르미 그린 달빛'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등 기존에 많지 않았던 사전제작 드라마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우려되는 점도 없지 않다. <더팩트>가 사전제작 드라마의 득과 실을 분석했다.

◆ 안정적인 제작 환경 확보, 해외 수출도 용이

지난 2013년 말부터 2014년 초까지 방송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사상 초유의 한국드라마 열풍이 일었다. 이에 중국에서 자국 작품이 위협을 받고 있다는 의견이 대두했고, 중국은 외국드라마에 대한 사전 검열을 의무화했다. 이로써 중국이 큰 수입원인 국내 드라마업계는 사전제작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태양의 후예'가 사전제작됐고 올해 초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방영돼 1000억 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이익을 거뒀다.

태양의 후예 출연진. 지난 4월 종영된 KBS 월화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사전제작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방영됐고 1000억 원에 달하는 이익을 거뒀다. /이새롬 기자
'태양의 후예' 출연진. 지난 4월 종영된 KBS 월화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사전제작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방영됐고 1000억 원에 달하는 이익을 거뒀다. /이새롬 기자

기존 국내 드라마는 쪽대본 등 여유롭지 않은 촬영 환경으로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사전제작이 국내 드라마가 지향해야 할 시스템으로 언급돼왔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로 정착시키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태양의 후예'로 그 효율성이 입증돼 여러 작품이 사전제작에 용기를 냈고, 제작을 마쳐 방송을 앞두고 있거나 사전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정지욱 문화평론가는 "사전제작 드라마가 많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전제작 드라마는 뚝심 있게 작품을 만드는 것"이라며 "지나치게 시청자들의 관심에 영합하지 않고 처음 의도한 대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게 사전제작의 취지다"라고 설명했다. 또 "사전제작이 활성화되면 영상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배우나 스태프들 모두 작품 제작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함부로 애틋하게' 혹평, 이유는?

제작비 100억 원, 김우빈과 수지 출연, 사전제작,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경희 작가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큰 기대가 쏠렸던 '함부로 애틋하게'가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드라마는 한류스타 신준영(김우빈 분)과 돈 앞에서 비굴해지는 다큐멘터리 PD 노을(수지 분)의 로맨스를 그린다. 12.5%(닐슨코리아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출발했지만 같은 시간대 방송되고 있는 MBC 수목드라마 'W'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수목극 시청률 1위의 자리를 뺏겼다.

함부로 애틋하게 출연진. 매주 수요일, 목요일 방송되는 KBS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기대와 달리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새롬 기자
'함부로 애틋하게' 출연진. 매주 수요일, 목요일 방송되는 KBS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는 기대와 달리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새롬 기자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 시한부 설정 등으로 진부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전제작됐기 때문에 문제점을 알아도 보완해 내보낼 수가 없다. 사전제작된 작품 모두가 최고의 평가와 성과를 낳을 수는 없겠지만, 국내 시청자들의 시선보다는 중국에서 인기를 끌 수 있을 만한 요소들에만 중점을 두고 제작한 것은 아닌가 하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급하게 찍고 급하게 방송하는 기존 국내 드라마 제작환경에서는 시청자의 의견을 반영해 드라마의 방향이 바뀌는 경우가 허다했다. 기존 국내 드라마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는 시청자들은 '함부로 애틋하게' 제작진과 소통되고 있지 않다는 것에 답답한 마음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사전제작을 마쳤거나 하고있는 작품으로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화랑:더 비기닝',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사임당, 빛의 일기' 등이 있다. 국내 드라마의 '사전제작'이라는 타이틀은 큰 제작 규모 등으로 시청자에게 막연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시스템이 직면한 문제점을 보완해 국내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을지 국내 사전제작 드라마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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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팀ㅣ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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