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탈루 의혹에 휩싸인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 그의 세금탈루 의혹은 60년 가까이 대한민국 가요계 여왕으로 불려온 상징성 때문에 더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그래픽=손해리 기자 |
[더팩트|강일홍 기자] 가수 이미자(74)가 세금 탈루 의혹에 휘말렸다. 이 같은 의혹은 최근 이미자가 자신의 콘서트를 10년 이상 진행해온 공연기획사 하늘소리(이광희 대표)와 갈등을 빚으면서 불거졌다.
<더팩트> 취재 결과 이미자는 하늘소리에 의해 공연판매 중지 요청 및 세금 탈루 사실과 관련된 두 차례 내용증명(6월28일/ 7월12일)을 받은데 이어 지난 3일자로 대구지방국세청에 '수년간 기획사와 짜고 개런티를 줄여 세금을 축소 신고했다'는 내용의 탈세 제보가 접수(접수번호:201608-583H-003)돼 조만간 국세청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자는 지난 2014년에도 공연수익금 축소 신고와 관련해 광주지방국세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당시 광주 지방공연기획자가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이미자의 개런티를 줄여 신고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축소한 사실이 밝혀져 과징금 등을 포함해 총 7억 5000만 원을 추징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도 이미자는 약 5년 간 최소 5억 원 이상의 세금을 축소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세금 탈루에 의한 탈세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세금 추징으로만 끝나지 않을 가능성(5억원 이상 탈루사실 확인될 경우 검찰고발)도 있다. 이미자의 탈세 의혹은 데뷔 이후 60년 가까이 대한민국 가요계 여왕으로 불려온 상징성 때문에 더욱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하늘소리 이광희 대표는 8일 오전 <더팩트>와 통화에서 "16년 간 이미자 씨의 공연을 대행해오면서 그동안 쌓인 금전적 관계를 정리 하자는 차원에서 이견이 생겨 쌍방이 오랫동안 갈등을 겪어왔다"면서 "공연기간 중 개런티를 줄여 (기획사의) 원천징수 대납사실에 대해서는 이미자 씨에게 이미 두 번의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지급되는 개런티를 줄여주는 관행에 따라 수 년 간 소속사가 엄청난 금전적인 피해를 입었다. 더이상 공연을 함께할 수 없는 상황이 된 이후 이를 고스란히 떠안으면서 도산 위기에 몰렸다. 수차례 이 부분에 대해 정산을 요구했지만 묵살당했다. 열악한 공연여건을 이유로 서로 묵인 하에 빚어진 일이다. 늦었지만 깊이 반성하고 이제라도 바로잡고 싶었다"고 탈세 사실을 제보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미자의 세금 축소 신고 및 탈루 사실을 밝힌 공연기획사 하늘소리는 두 차례 내용증명을 보낸데 이어 지난 3일자로 대구지방국세청에 탈세 사실을 신고했다. /하늘소리 제공 |
대구지방국세청 국세담당관은 8일 오전 이미자 탈세 관련 제보와 관련해 "제보를 접수 받았지만 그 내용에 대해서는 법원 영장 없이 알려드릴 수 없다"면서 "곧 이미자씨 주소지 관할 세무소로 이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자 거주 지역은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래마을이다.
하늘소리가 제보한 국세청 신고에는 이미자 본인의 공연과 관련한 개런티 축소 신고 외에 남편인 전 KBS 출신의 김모씨와 아들의 개인 재산 증여에 대한 탈세 의혹까지 해소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늘소리는 이미자 측에 보낸 내용증명에서 '공연기획사한테는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이미자 씨로부터 출연료 소득을 축소 신고하라는 갑질에 희생돼 (기획사가 원천징수 대납으로) 굳이 안내도 되는 세금을 더 냈으니 돌려받겠다'고 주장했다. (16년간 원천징수 하늘소리 대납금, 13년 간 미신고 출연료로 인한 법인소득세 증가분, 13년 간 미신고 출연료로 인한 법인소득세 증가로 인한 회계조정료 비용 증가분, 13년간 원천징수와 미신고출연료로 인한 법인재무재표 이상흐름으로 파생되는 비용증가분 및 법인 대외 평가 하락에 따른 손실배상)
이와 함께 '현재 하늘소리와 협의 없이 진행중인 이미자의 수원 공연과 전주공연을 중지해 달라, 2016 이미자 가족음악회 연출 편곡 등의 권리는 하늘소리에 있으며 이미자가 허락 없이 무단 사용할 수 없다, 실체 없는 공연을 중지하지 않으면 공연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하겠다'는 입장도 밝히고 있다.
수년간 감춰진 세금 세금탈루 의혹 밝혀질까. 이미자는 지난 2009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가수 데뷔 50주년 기념 대규모 전국 콘서트를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더팩트 DB |
이와 관련해 공연계에서는 오래전부터 가수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거액의 개런티를 축소 신고하고, 공연기획자가 나머지 금액을 매입으로 떠안는 관행이 종종 묵인돼왔다고 말한다.
유명 공연기획사 대표인 K씨는 "가령 1억원의 개런티를 받는데 실제로는 5000만원만 서류상 지급한 것으로 하고 나머지는 공연기획사가 매출로 잡아 신고하게 되는데 해당 가수한테는 세금을 크게 줄여주는 효과를 주지만 이를 떠안는 기획사 측한테는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하늘소리는 현 대표인 이광희 씨가 오랫동안 이미자의 매니저로 활동했던 고 권철호(2015년 지병으로 작고) 씨와 인연이 닿아 1998년부터 공연대행을 해왔다. 2003년 대구에서 정식 공연기획사를 법인설립한 뒤 이미자 공연을 중심으로 서울과 부산, 대구 등 지방에서 활동했다.
고 권철호씨 별세 이후 이미자의 실질적 매니저 역할을 해온 송뱅크 K 대표는 "공연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지면서 하늘소리 쪽과 갈등을 겪어왔다"면서 "하늘소리의 주장은 설령 일부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더라도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온 업계 상도의상 충분히 용납될 수 있는 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미자 김창수 부부가 그동안 하늘소리에 충분히 혜택을 많이 줬고 경제적으로도 이득을 줬다. 그럼에도 갑질 운운하며 문제를 일으켜왔다. 이미자씨는 부당한 요구에 굴하기 보다는 떳떳하게 세금을 내는게 맞다고 해 타협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중순부터 해외여행중인 이미자씨는 이날 오전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미자씨 측근에 따르면 그는 다음달 서울 광진구 공연을 앞두고 남편과 함께 미국에서 한달째 머물러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오늘(8일) 오후 귀국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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