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에 등장한 이성배 MBC 아나운서. 그는 멋진 음색으로 호응을 얻었다. /MBC '일밤 -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방송 화면 캡처 |
편견 깨는 '복면가왕', 반전 또 반전!
[더팩트 | 김민지 기자] '복면가왕'이 또 한 번 편견을 깼다. 이번엔 노래와 전혀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 등장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7일 오후 방송된 MBC '일밤 -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 1라운드에서는 새로운 가왕으로 등극한 불광동 휘발유에게 도전장을 내민 복면 가수 8인의 치열한 노래 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던 무대 가운데 하나는 '호돌이 vs 비니시우스'의 대결이었다. 테이의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를 함께 부른 두 사람은 각자의 매력이 노래에 묻어나게 했다. 호돌이는 능수능란한 보컬 기교와 울림으로 판정단의 귀를 사로잡았고, 비니시우스는 특유의 저음과 가창력으로 듣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대결 후 호돌이가 승리를 거뒀다.
이후 비니시우스는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부르면서 자신의 정체를 공개했다. 그는 이성배 MBC 아나운서였다. 의외의 정체를 확인한 판정단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아나운서는 "집에서 TV를 보고 있을 5세 아들에게 아빠가 이렇게 항상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노래도 열심히 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고, 김구라는 "음색이 좋다"고 그를 칭찬했다. 진행만 잘하는 줄 알았던 아나운서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DJ 정체는 봉만대 감독. 그는 날 것의 보컬로 판정단의 귀를 사로잡았다. /MBC '일밤 -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방송 화면 캡처 |
에헤라디오와 DJ의 대결 역시 흥미로웠다. 두 사람은 성진우의 '포기하지 마'로 각자의 보컬을 뽐냈다. 거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에헤라디오와 투박하고 깊은 DJ의 목소리는 음악 안에서 잘 어우러졌다. 곡 스타일에 잘 녹아든 두 사람의 노래에 판정단은 기립해 무대를 즐겼다.
노래가 끝난 후 판정단은 DJ의 보컬을 "가공하지 않은 암석 같은 느낌"이라 평했다. 이후 DJ는 에헤라디야에 패했고 크라잉넛의 '밤이 깊었네'를 부르며 가면을 벗었다. 그는 영화감독 봉만대였다. 그의 정체를 확인한 판정단과 관객들은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봉 감독은 어머니에게 보여드리고 싶어 무대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복면가왕'에선 의외의 노래 실력을 뽐낸 이들이 많았다. 가수는 물론 배우부터 개그맨, 모델까지 그 직업군도 다양했다. 그러나 영화감독과 아나운서는 출연을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직업군이었던 게 사실이다. 복면 가수 명단에 반듯한 이미지를 가진 아나운서와 진지해 보이는 영화감독이 이름을 올리며 출연자의 스펙트럼은 더 넓어졌다. 이 아나운서와 봉 감독의 등장으로 '복면가왕'은 또 한 번 유쾌한 편견 깨기에 성공했다.
한편 '복면가왕'은 마스크를 쓰고 정체를 공개하지 않은 채 무대에서 노래 실력을 뽐내는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