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사냥' 조진웅이 팬클럽 회원들에게 화낸 이유
입력: 2016.07.13 05:00 / 수정: 2016.07.13 13:42

아재파탈이 잘 어울리는 배우 조진웅. 조진웅은 자신에게 붙은 아재파탈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오히려 고마움을 표시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재파탈'이 잘 어울리는 배우 조진웅. 조진웅은 자신에게 붙은 '아재파탈'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오히려 고마움을 표시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재파탈', 처음에는 놀리는 건가 싶었다" 폭소

[더팩트|권혁기 기자] '아재파탈'. 아저씨를 뜻하는 '아재'와 '옴므파탈'을 합친 신조어로 대충 해석하면 '아저씨인데 수컷의 냄새가 나는 매력이 있다' 정도 되겠다. 과거에는 '꽃중년'이라고 해서 배우 조성하가 대표적이었다.

이제는 꽃중년에서 진보한 '아재파탈'이라고 하면 조진웅(41, 본명 조원준), 조진웅하면 '아재파탈'이라는 공식이 성립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달 말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영화 '사냥'(감독 이우철, 제작 빅스톤픽쳐스)과 관련해 조진웅을 만났다. 앞서 '끝까지 간다' 인터뷰 때 유머감각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조진웅은 이번에도 웃음꽃을 터트리며 매력을 뽐냈다. 때로는 쓴소리도, 때로는 솔직한 속마음을 드러내며 영화에 대한 애정과 함께 '인간 조진웅'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먼저 조진웅은 '아재파탈'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처음에는 놀리는 건가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어 "조성하 선배한테 꽃중년이라고 하는 것도 웃음이 나왔다. 중년인데 꽃? 나쁜 건 아닌데 그냥 웃음이 나왔다"고 말했다. 조진웅은 '아재파탈'이라는 칭호를 얻으면서 젊은 팬층이 두꺼워졌다. 조진웅 역시 이를 인정했다.

속 마음은 정말 얼마나 고맙겠어요? 조진웅은 자신을 쫓아 부산까지 내려온 팬들에게 호통을 친 일화를 공개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속 마음은 정말 얼마나 고맙겠어요?" 조진웅은 자신을 쫓아 부산까지 내려온 팬들에게 호통을 친 일화를 공개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얼마나 고맙겠어요. 저란 사람을 그렇게 생각해주시니 감사하죠. 영화를 위해 무대인사를 도는데, 가는 곳마다 쫓아오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런 친구들한테는 뭐라고 하죠. '뿌리깊은 나무' 때부터 제 갤러리에서 활동해준 친구들인데 부산에서 시구하는 곳까지 쫓아왔어요. 그래서 뭐라고 했죠. '부산까지 쫓아왔어? 빨리 안 가?'라고요. 고맙지만 그 친구들 각자 할 일이 있을텐데 서울에서 부산까지 온다는 게 걱정이 됐어요. 그래서 한 말이죠. 그러다 그 친구가 갑자기 '6개월 정도 활동 못해요'라고 하더라고요. 국가 고시를 본다고요. 그래서 '꼭 붙어'라고 해줬죠. 그런 친구들은 제 다음 영화 개봉 스케줄도 다 알아요. 그런데 3개월 뒤에 왔더라고요. 아무 말이 없길래 어깨를 두들겨 주며 '괜찮다'고 했어요.(웃음) 진짜 고마운 친구들이죠."

양념과 유머가 가미된 일화였지만 조진웅을 좋아하는 팬들의 마음과 그런 팬들을 생각하는 조진웅의 깊은 애정이 묻어났다. 조진웅은 안티마저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댓글을 많이 보지는 않는다"는 조진웅은 지난 2009년 방송된 KBS2 '솔약국집 아들들' 때를 떠올렸다. 당시 '브루터스 리' 역을 맡은 바 있다.

"'솔약국' 때 홈페이지에 게시판이 있었죠. 어느 날 (손)현주 형이 게시판을 보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8페이지에 걸쳐 '돼지' '어디 있다 온 놈이냐'라는 글들이 있더라고요. 심한 욕이라 올라가지 못한 글도 있었죠.(웃음) 속으로 '관심이 대단한데?'라고 생각했어요. 그 이후부터 댓글을 보기 시작한 것 같아요. 저한테도 안티는 있죠. 현장에서 들려오기도 하고요, 관객과 만나는 현장에서 '오빠. 그런 것 좀 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팬도 있어요. 안티가 없다고 마냥 좋을까요? 인간은 실수를 한다고 봅니다. 제가 항상 청렴결백하고 정정당당하게 살아가는 배우는 아닙니다. 실수의 범위는 작아야죠. 저는 안티도 관심이라고 생각해요. 연예인이라, 정말 말도 안 되게 사는 것보다 실수를 하더라도 '말이 되겠금' 사는 게 저 조진웅한테 바라는 하나죠. 실수할 수 있지만 그걸 정정당당히 인정했으면 좋겠어요. 모면하려고 하지 말고요. 정직한 캐릭터를 만난 배우처럼 솔직한 사람이 되길 바라죠."

중년의 품격 조진웅. 조진웅은 배우가 실수를 하는 것에 대해 당연하다면서 솔직한 게 중요하다고 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중년의 품격' 조진웅. 조진웅은 배우가 실수를 하는 것에 대해 당연하다면서 솔직한 게 중요하다고 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평소 생활에 소신을 밝힌 조진웅은 연기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을 피력했다. 조진웅은 "영화라는 건 작업자를 보는 대중들에게 있어 다분히 주관적인 것"이라며 "주관적인 생각이 여럿 모이면 보편성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작업을 하는 입장에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업이 한창일 때는 즐겁고 행복하지만, 그 작업이 노출되고 공개됐을 때는 긴장이 된다. 관객이 어떻게 봤을지 궁금하기 때문에 스스로 솔직해지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그는 또 "어떤 작업이든 힘들지 않은 게 없다. 그래서 작가나 연출과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그게 없으면 다 무너지고 현장을 가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고 그날 일을 빨리 털어버리지 못하면 안 된다. 집에서 한시간이라도 자야, 국어시간에 국어하고 수학시간에 수학할 수 있다. 영어시간인데 전 수업인 수학이 자꾸 생각나면 안 된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드라마는, 아직 역에 도착하지 않았는데 막차가 막 오는 소리가 들리는 느낌이죠. 빨리 달려가야 하는 것. 영화는 조금 다르죠. 준비할 시간이 있으니 열차를 기다릴 수 있어요. 정리할 시간이 좀 더 많아요. 영화는 책(대본)에 집중한다면 드라마는 조화가 중요한 것 같아요. 어느 지점에서 힘을 주고 빼야 하는지, 중요한 흐름이죠."

끝으로 조진웅은 안성기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을 표했다.

조진웅은 영화 '마이 뉴 파트너'에서 안성기의 양아들로 출연한 바 있다. "그때는 선생님이라고 불렀다"면서 "어느 날 '진웅아. 미안한데 선생님 아니고 선배라고 해줄래?'라고 하셨다. 그 말씀이 담고 있는 의미가 저한테는 컸다"고 조진웅은 운을 뗐다.

안성기 선배님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조진웅은 안성기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그와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안성기 선배님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조진웅은 안성기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그와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그 의미는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됐어요. 감독님이 '레디 액션'을 외쳤을 때는 동료 배우구나. 그렇게 선배님이 열어주신 거죠. 가뜩이나 액션이 많은데 '더 세게 해도 돼'라며 '너무 아프게는 하지 말고'라면서 웃으셨죠. '컷'이 외쳐지면 죄송하기도 하고, 몸 둘 바를 몰라 도망가기도 했어요. 감사하죠. 저도 선배님 나이가 됐을 때 후배들한테 그렇게 얘기하고 싶어요. 제가 보고 느낀 선배님들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야죠."

조진웅이 안성기와 비슷한 나이가 됐을 때 다시 한 번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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