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시간이탈자' 임수정 "다시 태어나도 배우, 데뷔 일찍 하고파"
입력: 2016.05.01 05:00 / 수정: 2016.04.30 13:12

시간이탈자 임수정, 시간이 다시 흘러도. 영화 시간이탈자에 출연한 배우 임수정이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표현했다. /YNK엔터테인먼트 제공
'시간이탈자' 임수정, 시간이 다시 흘러도. 영화 '시간이탈자'에 출연한 배우 임수정이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표현했다. /YNK엔터테인먼트 제공

'시간이탈자' 임수정, 전생에도 배우였을 여배우

[더팩트 | 김경민 기자] 세월을 비켜가는 대표적인 동안 미녀 임수정이 영화 '시간이탈자'(감독 곽재용)로 시간여행에 나섰다. 극 중 같은 얼굴과 성격, 직업을 가지고 1983년과 2015년을 살게 되는 여자 주인공 윤정과 소은을 연기하며 1인 2역에 도전했다. 다른 사람이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유일한 연결고리를 쥐고 있다.

최근 임수정은 서울 종로구 삼청로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시간이탈자' 이야기는 물론 그가 겪고 있는 시간에 대해 솔직하면서도 깊은 이야기를 꺼냈다.

올해 데뷔 16년 차, 2001년 신인 임수정과 2016년 필모그래피에 영화만 16편을 남긴 임수정은 '시간이탈자'의 윤정과 소은을 보는 듯하다. 극과 극의 위치에 놓였지만 변하지 않은 중심을 세우고 있다. "시간을 되돌려도 배우를 하고 싶다"는 과거부터 이어진 열정, "시야를 넓히고 싶다"는 앞으로 욕심이 분명했다.

임수정이 시간이탈자를 선택한 이유. 임수정은 감성 추적 스릴러를 담은 복합적인 장르물에 끌렸다. /YNK엔터테인먼트 제공
임수정이 '시간이탈자'를 선택한 이유. 임수정은 감성 추적 스릴러를 담은 복합적인 장르물에 끌렸다. /YNK엔터테인먼트 제공

- '시간이탈자'는 캐릭터나 이야기의 색깔이 뚜렷한 작품 같다

지난 2014년 여름에 시나리오를 보고 이야기에 반했다. 다른 시대의 두 남자가 꿈을 통해 연결돼 하나의 사건을 쫓아간다는 게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내가 맡은 역은 두 남자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것과 동시에 스릴러 장르의 영화적인 장치이기도 하다. 고민 없이 단번에 결정했다. 요즘 한국 상업 영화계에 멜로물 제작 비율도 낮아지고 참여할 수 있는 상황이 많지 않다 보니까 스릴러 장르에 멜로 감성을 섞은 게 반가웠다.

- 감성 추적 스릴러 장르에 도전한 것도 새롭다

새로운 장르를 좋아한다. 앞으로도 이런 장르의 영화에 참여할 기회가 있으면 마다치 않을 것이다. 주어진 역이 크든 작든 매력이 있다. 두 남자 배우와 재밌고 행복하게 촬영했다. 극 안에서 사랑을 받지만 현장에서도 감독까지 정말 잘해주더라. 여배우라고 아껴주고 사랑해줘서 육체적으로 힘든 분량이 있어도 밝게 웃으며 신나게 촬영했다.

- 사랑을 주는 조정석과 이진욱의 다른 점이 있던가

두 사람 모두 인성이 정말 좋다. 비슷한 듯 다른데 조정석은 유쾌한데 진지하다. 거꾸로 이진욱은 진지한데 유쾌하다. 두 배우도 다른 캐릭터지만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다루는 영화에서 같은 느낌을 줘야 하는데 정말 잘 캐스팅했다고 느꼈다.

- 윤정과 소은도 다른 시대이지만 같은 느낌을 줘야 하는데 1인 2역 연기 포인트가 있나

윤정은 소은보다 더 여성스럽고 사랑하는 남자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극대화된 여성성과 소녀 감성이 있다. 소은은 조금 더 활발하고 감정에 솔직하게 대응한다. 남자의 데이트 신청에 솔직하게 답하는 것도 윤정과 미묘한 비교가 된다.

필모그래피에서 중성적인 캐릭터나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또는 히스테릭한 캐릭터가 많았는데 '시간이탈자'에서는 수동적이고 여성적인 캐릭터를 연기하게 됐다.

임수정의 배우 사랑. 임수정은 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져도 배우의 길을 걷겠다고 했다. /YNK엔터테인먼트 제공
임수정의 배우 사랑. 임수정은 다시 선택의 기회가 주어져도 배우의 길을 걷겠다고 했다. /YNK엔터테인먼트 제공

- 과거의 임수정을 만난다면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배우는 또다시 해보고 싶다. 힘들 때도 있지만 지금이 좋다. 이왕 할 거면 조금 더 일찍 시작해서 빨리 데뷔하라고 조언할 것이다. 3년 정도 신인 시절을 보내면서 오디션도 많이 보고 떨어지다가 KBS '학교4'로 데뷔했고 영화는 안성기 선배와 최지우 선배와 출연한 '피아노 치는 대통령'으로 시작했다. 안성기 선배 딸로 나왔으니 많이 배웠다. 그 후에 '장화홍련'으로 일명 라이징 스타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때 이미 20대 중반이었다. 20세부터 모델 일을 시작해 자연스럽게 배우의 길을 걸어왔는데 요즘엔 10대부터 진로를 정해서 대중문화예술인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20대엔 고민이 많고 필모그래피를 잘 쌓고 싶다는 욕심도 엄청나서 일밖에 몰랐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으려고 작품에만 집중했다. 영화배우 임수정이란 말을 듣고 싶어서 고집스럽게 했다. 영상 매체로 남는 예술이니까 내가 흑백영화 배우들을 보는 것처럼 시간이 흘러 다음 세대 누군가는 이 연기와 배우를 바라봐줄 수 있다. 사실 책임감도 들고 감사하기도 하다. 그래서 연기로 인정받고 작품도 잘 되는 그런 인생작, 대표작을 몇 년 안에 뽑아내야 되겠다는 욕심이 생긴다.

물론 '장화홍련'을 대표작으로 꼽는 사람도 많다. 신인으로서 그런 기회가 드문데 인정을 받았다. 그렇지만 30대 여배우로 보여줘야 할 연기적인 깊이나 농후한 감성이 있다. 그런 게 뿜어져 나오는 작품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 영화 아닌 드라마로 보고 싶은 팬들도 있다

영화를 사랑해서 2004년 이후로 영화에 집중했다. 그런데 최근에 배우는 연기를 보여주는 게 본분인데 너무 하나의 창구로만 노출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드라마도 연기를 보여주는 건 똑같다. 더 용기 내서 드라마 영역에도 마음을 열겠다. 사전제작도 많고 환경이 달라져서 기회가 된다면 하고 싶다.

임수정이 내다보는 여배우 가뭄. 임수정은 여배우만이 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찾겠다고 말했다. /YNK엔터테인먼트 제공
임수정이 내다보는 여배우 가뭄. 임수정은 여배우만이 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찾겠다고 말했다. /YNK엔터테인먼트 제공

- 요즘 극장가에 여배우 기근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여성 캐릭터가 주체적으로 활약할 수 있는 영화가 제작되는 것도 그렇고 관객에게까지 보여지기까지도 확률적으로 비율이 낮은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제작이 아예 안 되는 건 아니다.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배우들이 활약할 수 있는 영화나 캐릭터를 만나면 저예산 영화라도 해보면 된다. 영화 '캐롤' 같은 경우도 큰 영화는 아니었지만 배우들은 독보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시야를 넓혀서 활동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 그래서 차기작도 저예산 영화를 선택한 건가

차기작은 김종관 감독의 저예산 옴니버스 영화인데 감독과 친분도 있고 이런 마음이 밑바탕으로 돼 있기도 하다. 수동적인 캐릭터라도 독립 영화나 저예산 영화 가릴 것 없이 이야기가 좋다면 확실히 참여 의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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