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란으로만 화제되는 '오늘부터 대학생' 아쉬워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채널A의 기대작 '오늘부터 대학생'의 반응이 영 시원치 않다. 첫 회 시청률은 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에도 미치지 못했고 방송 내용 자체도 화제성이 떨어진다. 오히려 '출연자 자질 논란' '민폐 촬영 논란' 등 각종 잡음이 더 이슈가 됐다. 야심차게 준비한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상황이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오늘부터 대학생'은 방송 전부터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대학 생활을 마음껏 즐기지 못한 연예인들이 재입학 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려낸다는 기획의도는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스타들이 평범한 대학생들 사이에 녹아들고 서로에 대해 공감하는 과정을 그려낼 걸 예고한 방송은 재미와 감동을 이미 예약한 듯 보였다. 더구나 스타들의 '스쿨 라이프'를 그린 프로그램들은 앞서 검증받은 장르로 시청자들에게 낯설지도 않았다. 여러모로 흥행 요소를 갖춘 셈이다.

잡음이 생기기 시작한 건 '논란' 딱지를 단 스타들이 출연진으로 이름을 올리면서부터다. 탁재훈은 '오늘부터 대학생'으로 도박 논란을 일으킨지 2년 4개월 만에 브라운관 복귀를 결정했다. 물의를 빚었던 연예인의 복귀 무대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프로그램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존재했다.
장동민은 프로그램에 섭외된 직후 문제를 일으켰다. 그는 이번 달 초 방송된 tvN '코미디 빅리그'의 코너 '충청도의 힘'에서 이혼 가정의 자녀를 조롱하는 개그를 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앞서 장동민은 여성 비하 개그, 삼풍백화점 생존자 비하 발언으로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어 이번 일 역시 대중에게 큰 충격을 줬다. 이에 그의 '오늘부터 대학생' 하차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제작진은 그를 안고 갔다.
자칫하면 자질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두 출연자를 품고 가는 건 '오늘부터 대학생'의 승부수였다. '악마의 재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탁재훈과 장동민의 예능감을 믿고 한 제작진의 도박이었을 터다. 그만큼 프로그램은 두 사람에게 큰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탁재훈과 장동민, 심지어 제작진까지 첫 방송을 하기도 전에 구설수에 올랐다. '민폐 촬영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이번 달 초 단국대학교 도예과의 한 학생은 온라인에 "'오늘부터 대학생' 촬영 때문에 수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학생은 탁재훈과 장동민이 방송을 위해 수업 시간에 시끄럽게 떠들었으며 제작진이 자신의 작품을 훼손해 관련 일정에 지장이 생겨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출연진과 제작진 모두 학생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게 요지다.
'스쿨 라이프'를 그리는 프로그램에서 일반인인 학생들의 출연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당연히 이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촬영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오늘부터 대학생' 관계자들은 이를 간과했다. 혹여나 제작진이 챙기지 못하면 출연자들이 상황을 파악해 센스 있게 대처해야 하는데 탁재훈과 장동민은 '웃음'만을 생각해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다. 제작진이 공들여 섭외한 '베테랑 예능인'답지 못한 면모다.

방송 내용도 그리 특별하지 않다. 네 명의 출연진이 학교 수업에 참여하고 그 안에서 다양한 스토리를 만드는 건 이미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 지난 1년 여 동안 실컷 보여준 바 있다. 배경이 고등학교에서 대학교로 옮겨갔을 뿐이다. 문제 연예인까지 끌어안으며 뛰어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오늘부터 대학생' 측은 흥행 프로그램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소마저 챙기지 못해 실망감을 줬다.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오늘부터 대학생'은 개선의 여지를 보였다. 탁재훈과 장동민은 각자가 일으킨 논란에 대해 사과해 대중의 마음을 달랬으며 이성수 PD는 '민폐 촬영 논란'에 대해 직접 미안하다는 뜻을 전하고 "진정성 있는 면모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이 약속은 지켜질 수 있을까. 구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연예인을 내세우면서까지 야심찬 기획을 한 '오늘부터 대학생'이 '속 빈 강정'으로 남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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