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의 MSG] 'PPL의 후예'가 태양의 후예 '유감'
  • 김민지 기자
  • 입력: 2016.04.19 14:40 / 수정: 2016.04.19 14:40
태양의 후예 13회에서 진행된 PPL. 해당 장면은 광고가 노골적이라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KBS2 태양의 후예 방송 화면 캡처
'태양의 후예' 13회에서 진행된 PPL. 해당 장면은 광고가 노골적이라는 이유로 비판을 받았다. /KBS2 '태양의 후예' 방송 화면 캡처

'태양의 후예'는 왜 'PPL의 후예'가 됐나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잘 만든 드라마에 흠이 생겼다.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 속 과도한 PPL(간접광고)이 결국 작품의 발목을 잡았다. 정도를 지나친 PPL은 단순한 논란을 넘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심의 규정 위반을 논의할 만큼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9일 방심위 연예오락방송특별위원회는 최근 방송된 '태양의 후예'에서 PPL이 과도한 수준으로 진행된 것에 대해 방송심의 규정 위반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연예오락방송특별위원회에서 해당 방송분이 방송심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자문을 받을 경우 광고심의소위원회에 정식 안건으로 올라가 심의를 받게 된다.

태양의 후예에서 특정 브랜드의 샌드위치를 사는 송중기. 이 장면에서는 샌드위치 주문 방법을 상세히 보여준다. /KBS2 태양의 후예 방송 화면 캡처
'태양의 후예'에서 특정 브랜드의 샌드위치를 사는 송중기. 이 장면에서는 샌드위치 주문 방법을 상세히 보여준다. /KBS2 '태양의 후예' 방송 화면 캡처

문제가 된 부분은 13~14회 속 장면들이다. 이 방송분에서 서대영(진구 분)은 피부를 위해 마스크팩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특정 고깃집에서 유시진(송중기 분)과 술을 마신다. 그는 윤명주(김지원 분)와 키스를 하기 위해 최신식 자동차의 주행 보조 시스템을 이용할 줄 아는 똑똑한 남자다. 유시진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그는 여자친구의 입맛에 맞는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모바일 카드 결제를 하는 센스 있는 인물이다. 송상연(이승준 분)은 술을 마시면서도 체력을 위해 아몬드를 챙겨 먹는다. 이게 다 PPL이다.

만약 이러한 간접 광고들이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었다면 시청자들이 눈치채지 않고 넘어갈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위에 나열한 장면들은 극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PPL을 위해 만들어진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위적이었다. 결국 이는 드라마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시청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논란이 일어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물론 제작사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다. 엄청난 액수의 제작비를 충당하기 위해 PPL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는 시청자들도 이를 어느 정도 용인한다. 그러나 이 역시 '적정한 수준'에서 이뤄졌을 때 이야기다. '태양의 후예' 13회에는 무려 11개 상품에 대한 PPL이 나왔다. 이 정도면 '60분짜리 광고' 수준이다. 작품을 외면하는 시청자들의 심정이 십분 이해가 간다.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는 태양의 후예 배우들. 극에서 이들은 특정 브랜드 커피숍만을 애용한다. /KBS2 태양의 후예 방송 화면 캡처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는 '태양의 후예' 배우들. 극에서 이들은 특정 브랜드 커피숍만을 애용한다. /KBS2 '태양의 후예' 방송 화면 캡처

PPL 때문에 '태양의 후예'는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실제 13~14회가 방송된 이후 몇몇 네티즌은 'PPL의 후예'라는 동영상을 만들어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다. 드라마 속에서 PPL이 진행된 장면만을 모아놓은 영상은 '태양의 후예'가 얼마나 많은 간접 광고를 했는지 한 눈에 보여준다. 이게 다 광고라니, 영상을 본 뒤 씁쓸한 미소가 입가에 맴도는 건 어쩔 수 없다.

'태양의 후예'는 100% 사전 제작과 탄탄한 대본, 뛰어난 영상미로 방송 초반부터 화제를 모으며 단숨에 인기 드라마로 등극했다. 그러나 '웰메이드'는 12회까지였다. 드라마는 13회부터 오로지 PPL을 위해 제작됐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간접 광고를 욱여넣어 완성도가 떨어졌다. 작품은 결국 용두사미가 됐다. 드라마의 열혈 시청자로서 PPL 때문에 막판에 작품성이 떨어진 게 두고두고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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