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파행' 부산국제영화제,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 권혁기 기자
  • 입력: 2016.04.19 11:11 / 수정: 2016.04.19 11:16

지난해 8월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등에 대해 언급하는 이용관 집행위원장.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영화인들과 부산시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더팩트 DB
지난해 8월 부산시와 부산국제영화제의 갈등에 대해 언급하는 이용관 집행위원장.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영화인들과 부산시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더팩트 DB

2014년 세월호 참사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이 파행의 시작

[더팩트|권혁기 기자] 2년 전 4월 16일 오전 8시 49분,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도로 가던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해 476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침몰 전까지 구조된 인원은 172명이고, 오전 10시 30분께 침몰한 이후로는 단 한 명도 구조되지 못했다. 최종 희생자는 295명, 실종자는 9명으로 아직도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당시 구조작업에 다이빙벨(잠수종, 바다 깊이 잠수하는 데 사용하는 챔버)의 투입을 놓고 말들이 많았다. MBC 이상호 기자(당시 고발뉴스로 활동)는 세월호 사고를 취재하면서 다이빙벨과 관련된 논란을 영화로 만들었다.

'다이빙벨'은 그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상영작에 선정됐다. 그러나 2014년 7월 1일 부임된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서병수 부산시장(새누리당)이 상영 철회를 요구했고, 영화제 측은 이를 거부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다이빙벨'은 영화제에서 상영됐고 조직위원회인 부산시와 집행위원회의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11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감사원 예비감사가 이뤄졌다. 12월에는 부산시의 행정지도점검이 실시됐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옵니다 지난 1월 제7회 올해의 영화인으로 수상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옵니다' 지난 1월 제7회 올해의 영화인으로 수상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지난해 초 감사원의 본 감사가 시작되자 부산시는 이용관 당시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했다. 이에 한국영화단체들은 '부산국제영화제 독립성 지키기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베를린영화제, 로테르담영화제, 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들이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지한다고 발표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전방위 압박은 계속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지원 예산을 전년대비 6억5000만원 줄어든 8억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7월 부산국제영화제는 임시총회를 열고 배우 강수연을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영화인 대표단은 지난 2월 11일 서병수 부산시장을 만나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재위촉을 요구했다. 일주일 뒤 서병수 시장은 조직위원장을 민간에 이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관련 정관이 개정되지 않는 한 조직위원장은 계속 서병수 시장이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지난 2월 25일 임기가 만료됐다. 이용관 위원장은 같은 날 정기총회에서 영화제 자문위원 68명을 위촉했다. 그러나 지난달 부산시는 신규 자문위원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접수했고, 지난 11일 부산지법은 이를 인용했다. 그리고 어제 '부산국제영화제 지키기 범 영화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올해 BIFF 참가 전면 거부를 결의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파행'은 민주주의의 필수부가결한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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