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예원 인터뷰. 영화 '날 보러와요'에서 열연을 펼친 강예원이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
"여배우 중심 영화 적어 아쉽다"
[더팩트|권혁기 기자] 지난 2001년 SBS 시트콤 '허니허니'로 데뷔한 배우 강예원(37·본명 김지은)은 이듬해 영화 '마법의 성'과 '중독'에 출연하며 스크린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후 김지은 대신 강예원으로 개명하며 잠시 숨을 고른 그는 2007년 '1번가의 기적'에서 다단계, 일명 '네트워크 마케팅'에 몰두하는 선주 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예쁜 얼굴에 밝은 미소, 그러면서도 허당끼가 다분한 강예원의 매력은 '해운대' '헬로우 고스트' '하모니' 등을 통해 널리 퍼졌다.
오는 7일 개봉을 앞둔 영화 '날, 보러와요'(감독 이철하·제작 오에이엘)는 강예원에게 있어 도전과도 같은 작품이다. 지난달 31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만난 강예원은 "스릴러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장르라 꼭 해보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시나리오가 자체가 튼튼했다. 진행도 빠르고 마지막 반전은 저한테 확 와 닿았다. 모르고 보다가 반전을 읽고 책을 다시 돌려보기도 했다"는 강예원은 "한국영화 중에서 제일 좋은 반전이라고 생각했다. 독특하고 새로웠다. 정말 고급스러웠다. 보통 여자가 나오는 스릴러는 잔인한 편인데, 전 별로 안 좋아한다. 때때로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너무 '잔인'을 보여주기 위한 '잔인'인 것 같았다. 여기서는 되게 기발하고 스마트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배우 강예원 인터뷰. 영화 '날 보러와요'에서 열연을 펼친 강예원이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
출연배우는 기술 시사회를 통해 먼저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러나 기술 시사회는 BGM이 없거나 컴퓨터그래픽 작업이 덜 된 상태에서 보는 경우가 많아 언론 배급시사회와는 다를 수 있다. 강예원은 그동안 언론 배급시사회를 통해서만 자신의 영화를 관람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리 보지 못해 후회했다고.
"굉장히 충격적이었어요. 숨을 못 쉴 정도였어요. 너무 가슴이 답답하더라고요. 제 모습을 제가 보니까 감정이입이 더 잘되잖아요. 극의 흐름을 보는 게 아니라 제가 연기한 감정을 쫓아가게 되더라고요. 주변에서 저한테 어떻게 봤느냐고 물어보는데 대답을 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기자간담회 때 그래서 말을 잘 못 했던 거고요. 이번만큼은 언론시사 이 전에 볼 걸 그랬다는 생각을 했어요."
스릴러라는 장르도 그렇지만 여배우 위주의 영화가 없는 상황에서 나온 작품이라는 점이 강예원의 마음을 끌었다. 그는 "좋은 시나리오의 스릴러가 또 들어오면 무조건 한다. 캐릭터와 시나리오가 매력이 있었다"면서 "여성 스릴러는 찾아보기 힘들고 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그런 면에서 여배우 위주의 외국영화를 보면 부럽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강예원은 "제가 해도 될지, 제가 아니어도 출연할 여배우들이 많다고 생각했다"면서 "'날 보러와요'는 여배우를 야하게 만들지 않고 큰 부담감이 없었다. 정신적으로 연기에 대한 부담감 말고는 없었다. 그래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배우 강예원 인터뷰. 영화 '날 보러와요'에서 열연을 펼친 강예원이 <더팩트>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효균 기자 |
대사가 별로 없었던 강예원은 적은 대사를 '기'(氣)로 꽉 채우기 위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대사를 하면서 손떨림과 같은 디테일에 더욱 신경을 썼다.
"피를 말리는 일이었어요. 대사가 많으면 가벼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감독님과 상의해 대사를 삭제한 부분도 있어요. 필요한 대사인지, 눈빛으로 의미가 되지 않을까 물어보기도 했죠. 촬영 몇 달 전부터 감독님께 물어봤어요. 진짜 피곤하셨을 거예요.(웃음)"
데뷔한 지 15년이 넘은 강예원은 "앞으로 여배우들이 할만한 다양한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 관객들 입맛에 맞는 영화가 없었던 것 같다"며 "5년, 10년 뒤에 어떤 배우가 돼 있을 것 같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제가 찾아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팬들의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리고 영화를 계속 할 수 있는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라는 말로 자신의 직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khk0204@tf.co.kr
[연예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