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 블락비. 블락비는 데뷔 후 처음으로 체조경기장에서 공연을 했다. /세븐시즌스 제공 |
블락비, 5년의 기다림 폭발시킨 150분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5년, 그룹 블락비가 데뷔 후 체조경기장에 입성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짧다면 짧고 길다. 그 사이 블락비는 유망주에서 대세 그룹으로, 또 톱 아이돌로 성장했다. 그리고 마침내 아이돌에겐 상징적인 콘서트 장소로 꼽히는 체조경기장에서 그동안의 노력과 실력을 꽃피웠다.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서울올림픽공원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블락비 2016년 단독 콘서트 '블락버스터'가 열렸다. 단독 콘서트가 처음은 아니었지만 이번만큼은 더 특별했다. '블락버스터'는 데뷔 후 처음으로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콘서트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멤버들도 팬들도 '제대로 놀아보자'는 생각에 동의한 듯 콘서트에 흠뻑 빠져들었다.
멋진 공연을 펼친 블락비. 이들은 약 150분 동안 열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세븐시즌스 제공 |
공연은 대단했다. 블락비는 지난 5년 동안 발표한 곡들을 세트리스트에 꽉꽉 채워 넣었다. 새 앨범 선공개곡 '몇 년 후에'로 잔잔하게 '블락버스터'의 포문을 연 블락비는 '나이스 데이'와 '허'로 분위기를 신나게 반전시켰다. 이후 '멘탈브레이커' '액션' '할로' '베리 굿' '빛이 되어 줘' '했어 안 했어' '로맨틱하게' '보기 드문 여자' '잭팟' '가서 전해' '닐리리맘보' '난리나'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BBC(블락비 팬클럽 이름)를 들썩이게 했다.
솔로와 유닛 무대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솔로곡 '유레카'를 발표해 큰 인기를 얻었던 지코는 이번 콘서트에서 멤버 비범과 함께 이 노래를 불러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었다. 태일은 지코의 곡 '사랑이었다'를 자신만의 감성으로 소화해 관객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박경은 '보통 연애'로 달콤한 면모를 뽐냈다. 특히 이 무대에는 재효가 여장을 하고 참여해 경쾌한 웃음을 줬다. 유권, 피오, 비범의 유닛 블락비 바스타즈는 '찰리채플린' '노바디 벗 유' 등으로 섹시한 분위기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여심'을 흔들었다.
멤버들은 콘서트 내내 유쾌했다. 시종일관 "기분이 좋다"는 말을 반복하며 수많은 관객 앞에서 공연을 보여주는 걸 진심으로 즐겼다. 그 에너지는 팬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BBC의 열정도 만만치 않았다. 팬들은 무려 2시간 30분 동안 쉬지 않고 꿀봉(블락비 공식 응원봉)을 흔들며 블락비의 무대 매너에 화답했다.
데뷔 이후 5년 만에 '꿈의 무대'인 체조경기장에 선 블락비. 멤버 태일은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븐시즌스 제공 |
블락비의 '체조경기장 입성'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1만 명 이상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체조경기장은 가수들에게도 '꿈의 무대'로 손꼽히는 곳이다. 티켓 파워가 있어야 하기에 웬만큼 대중적인 인기가 높지 않은 그룹이라면 쉽사리 공연을 시도하기 어렵다. 반대로 말하면 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연다면 그 인기가 대단하다는 걸 인정받는 셈이다. 블락비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톱 아이돌 반열에 올랐다는 걸 증명했다.
물론 쉬웠던 건 아니다. 블락비가 데뷔하자마자 단숨에 정상으로 올라선 것도 아닐뿐더러 중간중간 그룹의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들 역시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몇 개의 계절을 보내며 단단해지고 또 성숙해졌다. 대기만성한 블락비는 5년 만에 꽃을 아름답게 만개시켰다. 드디어, 블락비의 계절이 왔다.
한편 블락비는 오는 11일 약 1년 7개월 만에 새 미니앨범을 발매한다. 가요계에 컴백한 블락비는 타이틀곡 '토이'로 활발하게 활동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