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태양의 후예' 진구 "김지원과 케미, 유부남이라 도움됐다"
입력: 2016.03.31 05:00 / 수정: 2016.03.31 08:24

KBS2 태양의 후예에 출연한 진구. 진구는 극에서 멋진 매력을 지닌 서대영을 연기한다. /이새롬 기자
KBS2 '태양의 후예'에 출연한 진구. 진구는 극에서 멋진 매력을 지닌 서대영을 연기한다. /이새롬 기자

매력 있는 '태양의 후예'가 매력 있는 진구를 만났을 때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요즘 드라마 팬들은 삼삼오오 모이면 대부분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 김원석, 연출 이응복 백상훈)를 얘기한다. 드라마 팬뿐만 아니라 남녀노소의 공통 화제로 등장했다. 드라마 속 로맨스에 설레고, 캐릭터들의 매력에 빠지고.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이야기에 날 새는 줄 모를 정도다. 특히 자주 대화 테이블에 오르는 주제는 '특전사 알파팀의 매력남이 누구인가'다. 수많은 이들이 있지만 이 주제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배우 진구가 연기하는 서대영 상사다.

서대영은 '사람이 어디까지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을까'를 연구해 만든 캐릭터임이 분명하다.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데다 사랑하는 여자를 위할 줄 아는 남자. 또 어쩔 수 없이 헤어진 연인을 겉으론 밀어내지만 끝내 좋아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서대영의 '젤리철벽'은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그리고 이 캐릭터는 진구라는 능력 있는 배우를 만나 매력에 날개를 달았다.

태양의 후예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진구. 진구는 군인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했다. /이새롬 기자
'태양의 후예'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진구. 진구는 군인 캐릭터를 제대로 소화했다. /이새롬 기자

◆ "'태양의 후예' 캐스팅, 꿈만 같았죠"

진구에게 '태양의 후예'는 의미 있는 드라마다. 특별 출연을 제외하면 약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작품인데다 이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덕이다. 그가 '태양의 후예'에 출연하게 된 건 어찌 보면 운명과도 같았다. 진구는 드라마 제작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작품에 강하게 끌렸다고 한다.

"처음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작사 대표님한테 어떤 배역이라도 좋으니 시켜달라고 졸랐어요. 재난 현장에서 사랑이 꽃피는 이야기가 흥미로웠거든요. 또 인기 드라마를 찍어보고 싶었고요.(웃음) 하지만 그때는 이미 캐스팅이 됐다고 해서 마음을 비우고 있었죠. '나중에 촬영하면 구경이나 한 번 해야겠다' 했는데 어느 날 '너 시키기로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꿈만 같고 감사했어요."

"왜 제가 선택됐는지는 모르겠어요. 작가님과 감독님이 '쎄시봉'을 보고 저를 캐스팅하셨다고 하는데 제가 그 영화에서 정우의 조력자로 나왔거든요. 아무래도 서대영이 유시진 옆에서 참모 역할을 하는 인물이니 그런 것이 좋아 보였던 게 아닐까 싶네요. 드라마 쪽에서는 제 인지도가 낮은 편인데 러브콜을 보내준 것만으로도 사실 감사하죠."

운명적으로 출연하게 된 '태양의 후예'는 진구에게 값진 결과물을 가져다줬다. 연기에 대한 호평이 이어진 것은 물론 뜨거운 인기까지 체험하게 했다. 진구도 최근 드라마 덕분에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며 웃었다.

"인기를 잘 모르다가 인터뷰를 하면서 잘 알게 됐어요. 예전에 작품이 잘 됐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요즘엔 포털사이트에서 제 이름도 검색해보고 그래요. 인스타도 최근에 시작을 했는데 그냥 가볍게 글을 써도 '상냥하다' '귀엽다' 칭찬을 해주세요. 감사하죠. 아내도 좋다고 해요. 그런데 저 말고 TV에 있는 사람이 좋다고요.(웃음)"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한 진구. 진구는 태양의 후예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한 진구. 진구는 '태양의 후예'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새롬 기자

◆ "서대영 매력? 속내가 잘 보이는 게 아닐까요"

서상사가 이렇게까지 시청자들의 지지를 받는 이유를 뭘까. '상남자'다운 강단 있는 성격과 연인을 위하는 로맨틱한 면모가 균형 있게 어우러진 덕일 것이다. 진구도 여기에 자신의 의견을 보탰다.

"아마 서대영의 속내가 시청자들에게 잘 보이기 때문일거예요. 겉으로 윤명주에게 차갑게 이야기해도 시청자들은 '서대영이 거짓말로 도망치고 있구나'를 아시니까요. 그래서 서대영도 좋아해주시고 '구원커플'(진구-김지원 커플의 줄임말)에게도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주시는 게 아닐까요."

진구의 말대로 서대영은 윤명주(김지원 분)를 사랑하면서도 윤중장(강신일 분)의 반대에 끊임없이, 성실하게 연인에게서 도망쳤다. 배우 본인은 숨길 수 없는 사랑을 계속해서 감추는 서대영을 연기하면서 답답하지 않았을까.

"서대영이 계속 감정을 누르는데 상황이 너무 극단적이어서 이해는 되더라고요. 나는 특전사 부사관인데 사랑하는 여자의 아버지는 특전사 장교의 끝이고…그런 상황이라면 (서대영을) 이해할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의 미래를 위해서 밀어내는 거니까. 그런데 결국 마음이 윤명주를 못 놔줬죠. 앞으로는 '구원커플'의 사랑 이야기도 스피디하게 전개될 거예요."

<더팩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태양의 후예 팀의 팀워크를 자랑한 진구. 진구는 후배 배우들을 칭찬하며 애정을 보였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태양의 후예' 팀의 팀워크를 자랑한 진구. 진구는 후배 배우들을 칭찬하며 애정을 보였다. /이새롬 기자

◆ "송중기·김지원·김민석, 고맙고 멋진 후배들"

'태양의 후예'에서 진구는 '케미왕'으로도 불린다. 상대역으로 나오는 김지원과는 화면에서 붙기만 하면 극이 멜로로 흐르고 동료인 송중기와는 진한 우정을 바탕으로 한 전우애가 돋보인다. 극에서 진구를 유난히 따르는 김민석은 팬들 사이에서 아기새로 불린다. 진구는 세 배우 이야기가 나오자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애정을 보였다.

"중기는 좋은 목소리와 멋진 얼굴, 안정된 연기력을 가지고 있는 배우예요. 내가 나은 게 뭘까 생각해보니 가정이 있다는 게 아닐까 싶었죠.(웃음) 아. 군인한테 잘 어울리는 검은 피부도 제가 낫네요. 중기는 정말 좋은 친구예요."

"지원이와는 드라마를 찍으면서 정말 친해졌어요. 사실 제가 여배우랑 작업을 많이 안 해봐서 '케미'를 맞추기 힘든 편이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12살이나 차이가 나고 제가 유부남이다 보니 서로 더 편하게 대한 게 도움이 된 거 같아요. 또 공통 관심사가 '태양의 후예' 밖에 없으니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요."

"민석이는 정말 고맙고 멋진 친구예요. 까불거리는 성격인데 예의는 정말 발라서 현장 분위기를 잘 만들어요. 촬영을 할 때 제가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가르쳐준 후배입니다. 민석이는 촬영이 끝나고도 연락을 자주 해요. 저를 '서미네이터'라고 부르고 자기를 '아기새'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귀여워요. 애정이 많이 가죠."

이런 후배들과 좋아하는 선배 연기자들, 스태프들과 고생하고 서로를 다독이며 찍은 작품이 바로 '태양의 후예'다.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진구는 "한 회 빼고 작품을 본방 사수했어요. '태양의 후예'에 정말 애착이 많아요. 열심히 찍은 작품이 잘 돼 기쁩니다"라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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