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종영한 JTBC '마담 앙트완'. '마담 앙트완'은 인기를 얻지 못한 채 조용히 종영했다. /JTBC '마담 앙트완' 공식 홈페이지 |
'마담 앙트완'은 왜 시청자들에게 외면 받았을까
[더팩트ㅣ김민지 기자] JTBC 금토드라마 '마담 앙트완'(극본 홍진아, 연출 김윤철)이 조용히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가 종영한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드라마는 무관심 속에 끝났다. 방송되기 전만 해도 신선한 설정과 화려한 출연진의 등장으로 시선을 모았던 '기대작'이었다. 그런데 어쩌다 시청률 1%에도 못 미치는 '망작'이 됐을까.
지난 1월 첫 방송된 '마담 앙트완'은 그 누구도 흥행에 실패하리라고 예상을 못할 정도의 기대작이었다. 히트 드라마들을 연이어 집필한 '홍자매'의 홍진아 작가가 극본을 쓰고 '로코의 교과서'라 불리는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 PD가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상큼 발랄한 한예슬과 보기만 해도 멋진 비주얼을 자랑하는 성준이 남녀 주인공을 맡았으니 실패하기가 더 어려운 조합이었다. 그럼에도 '마담 앙트완'은 흥행에 참패했다. 웬만큼 저조한 성적이었으면 '운이 안 좋았다'고나 말할 수 있지, 시청률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JTBC 창사 초기에도 보기 어려운 시청률이었다.
'마담 앙트완' 속 한예슬과 성준의 티격태격 로맨스. 하지만 두 사람의 싸움과 화해는 너무 자주 반복된 나머지 지루함을 안겼다. / JTBC '마담 앙트완' 화면 캡처 |
사실 '마담 앙트완'이 처음부터 혹평을 받은 것은 아니다. 초반에는 실험을 위해 가짜 점쟁이 고혜림(한예슬 분)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심리학자 최수현(성준 분)이 흥미롭게 다가왔고 두 사람의 티격태격 로맨스는 보통의 로맨틱 코미디에서 볼 수 있는 상큼한 즐거움을 줬다. 덕분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오래간만에 나오겠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답답함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 남녀가 다투고 화해하는 과정에서 정이 들고 사랑이 싹트는 것이야 '로코'의 기본 공식이지만 '마담 앙트완'은 너무 지루하게 이를 반복했다. 고혜림과 최수현이 만날 서로 오해하고 화해하기 바쁘니 이들 사이에 '케미'가 살 턱이 있나. 오히려 두 사람은 잦은 다툼은 보는 이들에게 짜증을 안겼다.
배우들의 설익은 연기 역시 아쉬웠다. 여자 주인공인 한예슬이나 고유림을 연기한 황승언의 연기는 꽤 능숙했다. 하지만 남자 주인공인 성준이나 서브남으로 등장한 정진운, 이주형 등은 캐릭터를 온전히 소화하지 못한 채 어색한 연기를 해 극에 대한 몰입도를 떨어뜨렸다. 이들의 연기는 총체적 난국인 '마담 앙트완'을 살리는데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마담 앙트완' 제작발표회 당시 시청률 5% 공약을 내세운 배우들. 그러나 드라마 시청률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JTBC 제공 |
일각에서는 '마담 앙트완'이 뻔한 로맨틱 코미디 장르라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어내지 못했다는 분석을 한다. 하지만 뻔하고 예측 가능한 '로코'라도 톡톡 튀고 재미있게 풀어내고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뒷받침된다면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 지금도 로맨틱 코미디는 마니아들에게 적극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장르 가운데 하나다. 이를 매력적으로 풀지 못한 원인은 전적으로 '마담 앙트완' 자체에 있다.
혹자는 '시그널'의 핑계를 댈 수도 있다. 물론 경쟁작이 재미있어도 너무 재미있었다. 그러나 '마담 앙트완'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줬다면 그 역시 '시그널'만큼 잘됐을 터다. 가까운 예로 월화극은 SBS '육룡이 나르샤'가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MBC '화려한 유혹' 역시 두 자릿수의 시청률을 꾸준히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작품이 재미있기에 탄탄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시청률 1%도 안 나오는 '마담 앙트완'의 부진을 '시그널'의 탓으로 돌리는 것도 우습다. 그냥 드라마가 재미없었던 것이다.
최고의 작가와 PD, 배우가 합심해 화제를 뿌리며 시작했던 '마담 앙트완'은 재미없는 스토리 전개와 배우들의 아쉬운 연기로 인해 힘을 잃었다. 결국 최고의 '기대작'이 실망만 자아낸 '망작'으로 끝났다는 안타까움 속에 용두사미의 전형 드라마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