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음악실] 1월에 떠난 김광석과 서지원을 추억하며
입력: 2016.01.07 05:00 / 수정: 2016.01.07 09:02

20년이 지나도 빛 바래지 않는 김광석과 서지원의 명곡

[더팩트ㅣ정진영·김민지 기자] 어떤 장소를 걸을 때, 어떤 계절이 왔을 때 이상하게 떠오르는 노래가 있죠. 머릿속에 BGM이 켜진 것처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멜로디와 읊조리게 되는 가사에 놀란 적이 있으신가요?

<더팩트> 가요 기자들이 이맘때쯤 떠오르는 '그때 그 노래'들을 추천합니다. 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 1996년 1월은 가수 고(故) 김광석과 서지원을 잃은 안타까운 시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매년 1월이 되면 두 가수의 노래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는데요. 고 김광석과 서지원의 대표적인 명곡들을 꼽아 봤습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뛰어난 가수로 기억되고 있는 김광석. 그의 대표곡으로는 서른즈음에와 변해가네가 있다. /더팩트 DB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뛰어난 가수로 기억되고 있는 김광석. 그의 대표곡으로는 '서른즈음에'와 '변해가네'가 있다. /더팩트 DB

♪ 김광석의 명곡, 어찌 한 곡을 뽑을까 '서른즈음에'-'변해가네'

노래하는 시인이라는 별명은 괜히 붙은 게 아니다. 32살이란 너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 김광석의 목소리로 그려진 청춘의 이야기들은 늘 푸르게, 또 어딘가 쓸쓸하게 외로운 이들의 마음을 두드린다. 마치 낮고 어두운 곳에서 반짝이는 한 구절의 시처럼.

'사랑했지만'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바람이 불어오는 곳' '이등병의 편지' 등 고 김광석이 남긴 노래들 가운데는 현재까지 많은 이들에게 애창되는 곡들이 많다.

이 가운데서도 '서른즈음에'는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혹은 30대를 막 지나온 이들에게 유독 사랑받는 곡이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 흘러가 흩어지는 청춘과 사랑의 찰나를 담은 이 노래는 반어적이게도 고인의 덤덤한 창법과 만났을 때 가장 절절하다.

'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이런 텅빈 마음에 공감하지 못 하고 서른 즈음을 보낸 이들을 찾긴 쉽지 않을 것이다.

서른즈음에로 사랑받은 김광석. 김광석은 다수의 명곡을 발표했다. /김광석 앨범 커버
'서른즈음에'로 사랑받은 김광석. 김광석은 다수의 명곡을 발표했다. /김광석 앨범 커버

이에 비해 '변해가네'는 무척 경쾌하고 밝은 느낌의 곡이다. '느낀 그대로를 말하고 생각한 그 길로만 움직이며 그 누가 뭐라해도 돌아보지 않으며 내가 가고픈 그 곳으로만 가려했'던 남자가 운명을 함께하고픈 상대를 만나 '나의 길을 가기보단 너와 머물고만 싶네'라며 변해가는 내용을 담았다.

사랑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산도 옮기고 별도 따다 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랑의 마법을 한 번 쯤은 경험해 봤을 것이다. 어느 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따라 변해가는 자신을 발견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이 노래는 지난 2009년 발매된 리쌍의 정규 6집 '헥사그널'의 수록곡으로도 유명하다. 고 김광석의 '변해가네'와 달리 리쌍 표 '변해가네'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함께 흘러가는 청춘과 변해가는 것들 사이에서 새롭게 마음을 다잡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내 눈물 모아를 부른 서지원. 서지원은 노래를 발표하기 전 사망했다. /서지원 1집 앨범 커버
'내 눈물 모아'를 부른 서지원. 서지원은 노래를 발표하기 전 사망했다. /서지원 1집 앨범 커버

♪천재 서지원의 유작, 들을수록 뭉클한 '내 눈물 모아'

미처 피지 못하고 진 꽃. 19세라는 나이에 세상을 등진 고 서지원은 많은 사람들에게 아리게 기억되는 존재다. 그래서 그의 노래는 음악팬들에게 더 뭉클하게 다가온다.

특히 그가 사망한 직후 발표된 노래 '내 눈물 모아'는 발표된 뒤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수많은 가수들 사이에서 리메이크 되며 명 발라드로 꼽힌다.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는 '내 눈물 모아'는 1990년대 발라드 특유의 감성이 묻어있다. 애절하고 쓸쓸한 멜로디와 여기에 어우러진 서지원의 깔끔한 음색은 노래를 더 돋보이게 한다.

슈가맨에서 불멸의 슈가송으로 언급된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 내 눈물 모아는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방송화면 캡처
'슈가맨'에서 불멸의 슈가송으로 언급된 서지원의 '내 눈물 모아'. '내 눈물 모아'는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방송화면 캡처

특히 기승전결이 분명한 이 노래에서는 서지원의 보컬 톤이 점점 변화한다. 처음에는 담백했다면 전개 과정에서는 애절해지고 후렴구에서는 울부짖는 듯 감정을 모두 토해낸다. 덕분에 '내 눈물 모아'는 그저 그런 발라드가 아닌 듣는 이의 감성을 건드리는 노래가 됐다.

'그대여 난 기다릴거예요 내 눈물의 편지 하늘의 닿으면 언젠가 그대 돌아오겠죠 내게로'라는 가사는 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는 화자의 절절한 심경을 고스란히 담아내 슬픔을 고조시킨다.

'내 눈물 모아'는 나오자마자 1위를 할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지만 안타깝게도 서지원은 노래가 발표되기 직전 세상을 떠났다. 뛰어난 명곡을 단 한 번도 라이브로 들어볼 수 없다는 사실이 두고두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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