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인더트랩' 첫방] 특명, 덫에 갇힌 드라마를 구하라
입력: 2016.01.05 05:00 / 수정: 2016.01.05 01:01
치즈인더트랩에서 김고은(위)과 박해진이 만나는 장면. 4일 전파를 탄 첫 방송에서는 두 사람의 인연의 시작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과정이 그려졌다. /tvN 방송 화면 캡처
'치즈인더트랩'에서 김고은(위)과 박해진이 만나는 장면. 4일 전파를 탄 첫 방송에서는 두 사람의 인연의 시작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과정이 그려졌다. /tvN 방송 화면 캡처

'치즈인더트랩' 1회, 일단 웃기긴 했는데 이제 어쩌죠?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덫(트랩, trap)에 갇힌 건 치즈가 아니라 드라마일지 모른다.

케이블 채널 tvN의 새 월화드라마 '치즈인더트랩'이 4일 오후 첫 방송됐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인만큼 첫 방송 전부터 '치어머니'(치즈인더트랩+시어머니를 합친 말, '치즈인더트랩' 캐스팅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누리꾼들을 일컫는 신조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많은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았고, 때문에 캐스팅과 제작 과정에서도 오랜 시간이 소요됐지만 아무래도 첫 술에 배부르긴 힘들어 보인다.

이날 방송에서는 두 얼굴을 가진 무시무시한 '스펙남' 유정(박해진 분)과 그의 본모습을 알아본 홍설(김고은 분)의 첫 만남과 갈등이 쌓여 가는 과정이 그려졌다. 홍설은 우연히 유정이 선한 미소 뒤에 섬뜩한 얼굴을 감추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고, 그에게 적대감을 드러냈다가 오히려 그의 타깃이 되고 말았다.

이 장면, 웃음 터지셨나요? 치즈인더트랩 1회에서 김고은의 만취 연기(위)와 이성경의 오버스런 연기는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tvN 방송 화면 캡처
이 장면, 웃음 터지셨나요? '치즈인더트랩' 1회에서 김고은의 만취 연기(위)와 이성경의 오버스런 연기는 안방극장에 웃음을 선사하기 충분했다. /tvN 방송 화면 캡처

은밀하게 자신을 조여오는 유정의 손길에 홍설은 혼란과 두려움을 느끼지만 이상하게 주위 사람들은 그런 홍설을 믿어주지 않았다. 점차 고립되는 홍설의 상황과 그의 심리가 '치즈인더트랩' 1회의 주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를 그려내는 과정에서는 아쉬운 점이 여럿 남았다. 유정과 홍설의 심리싸움 과정을 한 회에 압축해서 전개하려다 보니 상당 부분을 홍설의 내레이션에 의존해야 했는데,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에겐 내레이션이 중심이 돼 흘러가는 전개가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졌을 가능성이 있다. 급한 전개는 자연히 캐릭터들의 감정선을 가쁘게 만들었고 이는 시청자들이 극에 몰입하는 데 방해 요소로 작용했다.

현실과 달라도 너무 다른 배경 묘사 역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수업 시간에 조교가 학생의 머리를 때리는 장면이나 사물함 앞에서 여학생들끼리 목에 핏대를 세우며 싸우는 장면 등은 대학교가 아니라 흡사 1990년대 학원물을 보는 듯한 착각까지 일으켰다. 여기에 반복되는 우연까지 겹쳐지며 '치즈인더트랩'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 긴장감을 놓치고 말았다. 그 와중에 그나마 웃음이 터질 만한 장면이 있었다는 점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치즈인더트랩 대표 이미지에서 상자 속에 갇힌 김고은(아래). 2회부터 상자 속에 갇힌 것 같은 이야기들이 제대로 흘러나와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을까. /tvN 치즈인더트랩 공식 홈페이지
'치즈인더트랩' 대표 이미지에서 상자 속에 갇힌 김고은(아래). 2회부터 상자 속에 갇힌 것 같은 이야기들이 제대로 흘러나와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수 있을까. /tvN '치즈인더트랩' 공식 홈페이지

물론 이제 막 방송을 시작한 '치즈인더트랩'이 단 한 회 만에 시청자들을 사로잡길 바라는 건 무리일 수 있다. 아직 배우들이 캐릭터에 완전히 녹아 들기에도, 이야기를 본격적인 궤도에 올리기에도 60분이란 시간은 너무 짧았다.

이제 문제는 남은 회차다. 안타깝게도 '치즈인더트랩' 1회는 많은 면에서 아쉬웠고, 이제 남은 방송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야한다. 여기에 원작 웹툰이 가진 어마어마한 인기는 출연진이나 제작진에게 더 큰 산처럼 느껴질 것이다. '치즈인더트랩'이 매서운 '치어머니'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덫에 갇힌 드라마를 구해내라는 특명이 '치즈인더트랩'에 떨어졌다.

'치즈인더트랩'은 달콤한 미소 뒤에 위험한 본성을 숨긴 완벽한 남자와 그 남자의 본모습을 유일하게 꿰뚤어본 비범한 여대생이 그리는 숨막히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스릴러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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