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박명수 '무한도전' 하차, 지금이 적기다

  • 강일홍 기자
  • 입력: 2015.12.21 08:49 / 수정: 2015.12.23 08:17
시청자 기만, 신뢰가 실망과 배신감으로 박명수는 논란이 불거진 뒤 솔직한 해명이 아닌 변명으로 급급했다는 또다른 비난여론에 휩싸였다. /더팩트 DB
'시청자 기만, 신뢰가 실망과 배신감으로' 박명수는 논란이 불거진 뒤 솔직한 해명이 아닌 변명으로 급급했다는 또다른 비난여론에 휩싸였다. /더팩트 DB


[더팩트|강일홍 기자] '헐, 이건 아니지. 가발 가게 주인이랑 아는 사이면서 처음 보는 척하고, 가발 좋다며 홍보하고, 이건 한마디로 시청자 기만 행동 아닌가. (친동생이 하는 곳인데) 자신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이상하고, 그냥 애초에 사실대로 말하고 미션 수행하면 될 것을, 이것도 연기인가?'(네티즌 댓글 중에서)

얼굴이 알려진 유명인이 방송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의 인지도를 상승시키고 신뢰를 얻으려는 시도는 매우 흔한 일이다. 더러는 출연자가 시청자들도 궁금해하는 내용을 순수한 의미로 언급할 수도 있지만, 고도의 홍보전략으로 사전 계획한 뒤 노출시키기도 한다. 그 경계와 구분이 워낙 모호하고 색깔도 천차만별이다 보니 일일이 막을 방법도 딱히 문제 삼을 수도 없다.

'무한도전'은 10년 동안 꾸준히 국민적 사랑을 받아온 간판 프로그램이다. 오랜 인기와 높은 시청률은 그동안 지켜온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출연자들이 다소 도발적이고 자극적인 언행을 해도 시청자들이 양해하고 넘어가는데는 이런 믿음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박명수의 가발업체 홍보논란'은 아무리 너그러운 시청자라도 맘이 편할 리 없는 '개운찮은 뒷맛'을 남겼다.

동생이 하는 거라서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는 박명수의 사진과 함께 방송인 박명수, 가발업계의 1인자가 되겠습니다라는 인사말이 소개돼 있다. 사진은 지난해 트로트엑스 제작발표회 당시 패널로 출연한 가수 태진아로부터 혼나는 퍼포먼스. /더팩트 DB
"동생이 하는 거라서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는 박명수의 사진과 함께 '방송인 박명수, 가발업계의 1인자가 되겠습니다'라는 인사말이 소개돼 있다. 사진은 지난해 트로트엑스 제작발표회 당시 패널로 출연한 가수 태진아로부터 혼나는 퍼포먼스. /더팩트 DB


◆ '박명수 가발업체 홍보논란' 너그러운 시청자한테도 '개운찮은 뒷맛'

방송에서 박명수는 탈모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며 전혀 모르는 업체를 찾아간 것처럼 각종 가발을 착용해 보며 만족해했다. 방송에 등장하는 가발 전문가와는 서로 일면식도 없는 것처럼 그려졌지만, 논란이 불거진 후 과거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돼 금방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해당 가발 업체는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발을 뺐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는 박명수의 사진과 함께 '방송인 박명수, 가발업계의 1인자가 되겠습니다'라는 인사말이 소개돼 있다.

해명은 제대로 했을까. 논란이 일자 제작진은 "시청자의 불만사항을 받아 멤버들이 발 빠르게 해결하는 특집이었고, 급하게 촬영 장소를 섭외해야 하는 상황 가운데 박명수 씨 동생이 운영하는 가발업체에 도움을 요청, 촬영을 진행하게 됐다"면서 "가발매장을 홍보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방송 내용상 홍보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 또한 하지 못했다"고 했다.

당사자인 박명수도 "가발매장 촬영지를 구하는 제작진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고자 동생의 경기도 성남시 분당 매장을 추천하게 됐고, 방송에 출연한 가발 전문가는 개업할 때 같이 사진만 찍었을 뿐 서로 친분이 없어 촬영 당일 서로 어색한 사이였으며, '이 가발 매장에 처음 방문했다'는 기사는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제작진이나 박명수의 사과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발빠르게, 급하게, 최대한, 예상치 못한, 오해' 등의 단어를 요리조리 조합해 모두 '실수'였음을 부각시키고 있다. 얼핏 자신들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일들이 예상치 못하게 벌어졌다는 말처럼 들린다. 이중 삼중으로 약속된 사전 콘셉트에 따라 조율하고 진행되는 방송 메카니즘을 조금만 아는 사람들이라면 한마디로 실소를 금할 수 없는 대목이다.

가발업체 논란의 핵심은 솔직함 박명수는  개그맨 데뷔 전 SBS 개국초기 내가 진짜스타에서 그는 이승철 목소리 흉내를 냈고, 데뷔 후엔  MBC  따따부따란 프로그램에서 엄기영 앵커의 성대모사로 반짝 주목을 받았다. /더팩트 DB
'가발업체 논란의 핵심은 솔직함' 박명수는 개그맨 데뷔 전 SBS 개국초기 '내가 진짜스타'에서 그는 이승철 목소리 흉내를 냈고, 데뷔 후엔 MBC '따따부따'란 프로그램에서 엄기영 앵커의 성대모사로 반짝 주목을 받았다. /더팩트 DB


◆ 언행 불일치 "열심히 해라, 장사는 정직하게 하면 잘되게 돼있다"

박명수는 개그맨 데뷔 전 김학도 조영구 등과 함께 이미테이션 가수로 활동한 적이 있다. 누구보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겪은 무명설움의 기억을 갖고 있다. 신인시절부터 동료들 사이에 자린고비로 각인될 만큼 그가 유독 돈에 집착하는 듯한 이미지로 비친 것은 우연이었을까. 부업을 시작하면 시청자들이 먼저 알 만큼 그동안 방송에서 그가 관여하던 사업을 언급하는 일은 다반사였다.

'무한도전'에 불거진 가발업체 논란의 핵심은 솔직함이다.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박명수가 이 문제에 대해 솔직하지 못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고, 진심으로 실수를 인정하면 용서는 훨씬 쉽다. 길이나 노홍철의 음주운전이 혹독한 대가를 치른 것은 '무한도전'을 사랑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대중의 남다른 인식 때문이다. 당사자들 역시 프로그램의 신뢰와 믿음에 부담을 느껴 자진 하차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박명수를 적극 옹호하고 감싸안는 제작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자신과는 전혀 무관한 것처럼 위장한 채 홍보를 했다는 사실 보다도 이후 보여준 정직하지 못한 태도 때문이다. 박명수는 과거 자신이 치킨사업에 한창 열을 올리던 무렵, 라디오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치킨집을 운영 중인 한 청취자에게 "열심히 해라, 장사는 정직하게 하면 잘되게 돼있다"고 조언한 바 있다. 스스로 명쾌하지 않은 해명이 먹힐 리 없다. 진정성은커녕 '공허한 메아리' 같은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

eel@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