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이란 공백을 깨고 3인조로 돌아온 그룹 터보. 왼쪽부터 터보 멤버 김종국 김정남 마이키. /더 터보 컴퍼니 제공 |
단언컨대 당신은 15년이란 공백을 잊을 것이다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오빠들이 정말 제대로 돌아왔다. 1990년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1020 세대의 마음까지 사로잡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15년 만에 3인조로 전격 컴백한 터보의 이야기다.
20일 밤 12시에 터보의 6집 '어게인'이 공개됐다. 지난 2000년 낸 마지막 앨범 이후 약 15년 만의 신보다. 2인 체제(김종국-김정남→김종국-마이키)였던 팀은 3인조(김종국 김정남 마이키)로 개편됐다.
터보의 컴백은 지난해 말부터 예견됐다. 1995년 데뷔해 약 2년 간의 짧은 활동을 마치고 탈퇴했던 김정남이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이후 컴백에 대한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왔다. 김정남은 '어게인' 발매에 앞서 가진 음악 감상회에서 김종국이 '토토가' 출연 이후 자신에게 팀 재결성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터보 6집 온라인 재킷. 이번 앨범에는 모두 19곡이 수록돼 있다. /더 터보 컴퍼니 제공 |
물론 터보의 인기는 대단했다. 1996년 발매한 2집 '뉴 센세이션'은 정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타이틀 곡 '러브 이즈'는 물론 수록곡 '어느 째즈바'와 '트위스트 킹'까지 트리플 히트를 기록했다. 이들은 당시 KBS MBC SBS 올해의 가요상을 휩쓸었으며 서울가요대상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 그룹에게도 15년이란 공백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김종국 김정남 마이키라는 세 명의 멤버로 활동한 적이 없기에 이 역시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요인이었다.
터보가 택한 방법은 '처음으로 돌아간다'였다. 이들은 '어게인'에서 촘촘하게 터보로서의 음악과 활동을 복기한다. 비록 활동 초창기에 비해 시간은 많이 흘렀으나 대중이 사랑했던 자신들을 살려내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이 앨범 곳곳에서 묻어난다. 더블 타이틀 곡 '다시'와 '숨바꼭질'은 각각 터보의 히트곡 '러브 이즈'와 '회상'을 떠올리게 한다. 스타일은 각기 다르지만 모두 대중의 사랑을 두루 받았던 곡이다.
'회상'을 작곡한 윤일상과 '트위스트 킹'의 작곡가 주영훈은 각각 '하얀거리'와 '댄싱퀸'으로 다시 터보와 힘을 합쳤다. 닮은 듯 서로 다른 과거와 현재의 노래를 비교해 감상하는 건 이번 앨범을 즐기는 또 한 가지 방법이다. 여기에 '어느 째즈바'를 연상시키는 '어느 째즈바 2015'나 '러브 이즈'를 거꾸로한 '이즈 러브' 등의 트랙은 앨범에 재미 요소를 더한다.
'다시' MV에 출연한 이광수(위)와 차태현. 터보의 '어게인'에는 두 사람을 비롯해 유재석 박정현 케이윌 산이 제시 등 여러 아티스트들이 참여했다. /터보 '다시' MV 캡처 |
여기에 최근의 감각을 놓치지 않으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타이틀 곡 '다시'는 '국민 MC'라 불리는 유재석이 피처링했으며 뮤직비디오에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권에서 두루 사랑받는 배우 이광수가 출연했다. 5번 트랙 '잘 지내'에서는 반가운 박정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세 뮤지션인 케이윌과 제시는 14번 트랙 '우리'에서, 래퍼 산이는 그 바로 앞 트랙인 '행복했음 좋겠다'에서 함께했다. 김정남과 마이키라는 두 명의 래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랩 피처링을 택한 과감한 선택은 터보가 이번 앨범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 곡 두 곡의 인스트루멘탈 버전을 포함해 모두 19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이 정도 곡 수라면 미니앨범을 세 장은 만들고도 남는다.
DJ DOC의 멤버 이하늘과 지누션의 지누, 그리고 이상민이 함께한 12번 트랙 '가요 톱 10'에는 다음과 같은 가사가 나온다. '터보가 불러 1994 우리가 왔다 / 우리 잠시만 돌아갈래. 화려했던 그때 그 시절 백 투 더 1990 예스.' 그래, 터보가 우리를 불렀다. 우리가 왔다고, 잠시 그때로 돌아가 보자고. 그리고 그 부름이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afreeca@tf.co.kr
[연예팀 | ssen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