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의 펜질팬질] 2015년, 마음을 흔든 ★ 말말말
입력: 2015.12.18 09:31 / 수정: 2015.12.18 09:31

좋은 프로그램이란 자부심 있습니다. 배철수의 이 한 마디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큰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지를 느끼게 했다. /MBC 제공
"좋은 프로그램이란 자부심 있습니다." 배철수의 이 한 마디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큰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지를 느끼게 했다. /MBC 제공

미처 기사로 못 푼 스타들의 주옥 같은 이야기를 공개합니다

[더팩트ㅣ정진영 기자] 인터뷰부터 제작 발표회, 기자 간담회까지 스타들을 만나는 곳은 다양합니다. 현장에서는 보통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사이로 이야기를 나누는데요, 이후 가장 애를 먹는 부분이 워딩을 줄이는 일입니다. 정말 기사에 넣고 싶은 말이지만 기사의 통일성이나 지면의 한계로 미처 싣지 못 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연말을 맞아 여러분께 소개하지 못 했던 스타들의 말말말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 스타, 직업을 말하다

일로 만났으니 일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게 당연한데요. 배우 가수 개그맨 등 직종을 막론하고 자신의 일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 고민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25년 동안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DJ를 지켜온 배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하시는 걸 보니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 전 거기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확신이 있어요. 제가 해서 그러는 게 아니에요. 청취율 1위를 하는 건 아니지만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방송에서) 나가는 음악들도 정말 좋은 음악들이라고 생각합니다. 25년 동안 올 수 있게 해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3월 12일, '배철수의 음악캠프' 25주년 기념 간담회)

방탄소년단의 멤버 랩몬스터는 음악에 대한 고민이 깊은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이 뭔지를 깊게 고민하는 그는 분명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겁니다. /더팩트DB
방탄소년단의 멤버 랩몬스터는 음악에 대한 고민이 깊은 사람이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이 뭔지를 깊게 고민하는 그는 분명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겁니다. /더팩트DB

직업에 대한 고민이 선배들에게만 있는 건 아니겠죠. 최근 새 앨범 '화양연화 pt.2'를 발매하고 큰 사랑을 받으며 활동하는 방탄소년단 역시 올해 초엔 이런저런 고민들을 안고 있었습니다. '화양연화 pt.1' 발매 전인 지난 4월 랩몬스터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열심히 하고 이름을 알리긴 했는데 앞으로를 모르겠어요. 남들이 세운 기준에서 놀고 싶지 않은데 제가 쓴 음악만 봐도 그런 쪽을 신경쓴 느낌이라 앞으로 음악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요. 사실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이 뭔지도 잘 모르겠어요. 흐릿해졌어요. 활동이나 여러 가지 시선들에 쫓기다 보니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가 명확하지 않은 느낌이 들어요. 내 이름을 걸고 내는 음악인데 남들이 재밌어할까, 들어줄까를 먼저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 부분에서 박탈감을 느껴요. 저도 슬럼프인가 봐요."

MBC 드라마 '화정'을 끝낸 뒤 가진 인터뷰에서 김재원 역시 직업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을 나타냈는데요. "벌써 데뷔 15년, 중견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다"는 기자의 우문에 "인생이 얼마나 긴데, 15살한테 중견이라고 얘기하는 사람 있느냐. 난 아직 멀었다"는 현답을 내놨습니다.

지난 2월 <더팩트>와 만난 그룹 카라의 멤버 허영지. 그는 이날 겸손한 태도로 기자를 놀라게 했습니다. /배정한 기자
지난 2월 <더팩트>와 만난 그룹 카라의 멤버 허영지. 그는 이날 겸손한 태도로 기자를 놀라게 했습니다. /배정한 기자

◆ 스타에게 겸손을 배우다

자신의 분야에서 크게 인정받고 있음에도 겸손함을 잃지 않는 스타들을 볼 때면 크게 감명을 받곤 했습니다. 지난 2월 만났던 그룹 카라의 멤버 허영지 역시 어린 나이에도 깊은 생각으로 기자를 감동시켰습니다.

"남의 탓으로 돌리는 건 싫어요. 내 탓이면 내 탓인 거지. 남의 탓으로 돌려봤자 달라지는 거 없잖아요. 어쨌든 일어난 일이고, 자꾸 남의 탓으로 돌리면 나중에 내 잘못을 잊고 내가 했던 행동들을 합리화시키게 돼요. 전 항상 초심 같은 걸 생각하고 있어요."

지난 8월 새 앨범 '프리즈너'를 내고 컴백한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의 멤버 스테파니는 솔로 활동을 시작하며 많은 걸 느꼈던 모양입니다.

"아이돌로 데뷔했기에 잘 몰랐어요. 이렇게 행사에 오시는 기자 분들 한 분, 한 분이 소중하다는 걸, 방송에 한 번 나가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를요. 전 그냥 열심히 연습만 하면 됐으니까요. 그 때는 '아티스트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회사는 뭘 하는 거야'라는 불만만 쌓였던 것 같아요. 전 이제 정말 나태해지지 않을 거예요. 러닝머신 뛰는 것처럼 그 자리에만 서 있고 싶진 않아요." (8월 11일, '프리즈너' 발매 기념 쇼케이스)

개그우먼 입담 어디 가나요. 장도연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빵빵 터지는 웃음을 만들어 냈습니다. /더팩트DB
개그우먼 입담 어디 가나요. 장도연은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빵빵 터지는 웃음을 만들어 냈습니다. /더팩트DB

◆ 재치 만점 입담, 폭소 만발

'역시 괜히 연예인이 아니더라.' 인터뷰가 끝나고 동료들에게 후기를 이야기할 때 자주 하는 표현인데요. 지난 1월 개그우먼 장도연과 인터뷰를 마쳤을 때는 거의 기립박수를 쳤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출연하던 tvN '코미디 빅리그'에서 신입을 뽑은 것과 관련한 질문에 장도연은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지금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을 잘 밟아야 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올해는) 제 입지를 잘 다져야겠어요."

지난달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종영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시원도 국보급 입담을 뽐냈는데요. 이날 간담회는 식사를 겸한 자리였습니다. 최시원의 다음 말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오늘 맛있는 게 많이 준비돼 있어요. 이수만 회장님이 쏘신다고 하니까 마음껏 많이 드세요. 그리고 나갈 때 냅킨에 '사랑해요 SM'이라고 한 문장 적어 주시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 소박했던 그 바람, 이루셨나요?

왠지 우리와 다른 세상에 살 것 같은 스타들. 그래서인지 소망이나 꿈도 거창할 거란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한 명의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더 행복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제가 행복하면 좋겠어요. 돈이나 명예는 아니고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마시고, 밥을 먹고 싶을 때 먹는 거요. 타인에 의해서 밥을 먹고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나를 위해서 먹는 것 말이죠. 살면서 어쩔 수 없이 남의 눈치를 많이 보게 되는데요, 그런 배려 아닌 배려들을 하면서 '난 괜찮아'란 생각을 하는 게 굉장히 아프더라고요." (1월 8일, 김대명 인터뷰. '연초인데 어떤 계획을 세웠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

등산하기, 머리 자르기, 막말하지 않기, 미워하지 않기. 가수 겸 배우 유이가 이루고 싶은 것들. /이새롬 기자
'등산하기, 머리 자르기, 막말하지 않기, 미워하지 않기.' 가수 겸 배우 유이가 이루고 싶은 것들. /이새롬 기자

"20대 초반에 놓친 게 많아요. 뜨거운 연애도 못 했고 친구들과 1박 2일 여행도 못 갔고요. 일한다는 핑계로 가족들과도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 했어요.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추억이 정말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모두 바쁘시겠지만 연인, 가족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말고 꼭 하셨으면 좋겠어요. 제 목표는 진짜 유치하고 별 거 아닌 것들이 많은데요. 예를 들어 등산하기, 머리 자르기, 여행하기, 막말하지 않기, 사람 미워하지 않기, 안전운전 하기 이런 거예요. 사람들은 그런 걸 목표라고 생각 안 할 수도 있는데 이런 작은 바람들을 이뤄가는 기쁨이 있다고 봐요. 연말에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뭘 이뤘나 보고 뿌듯해하고, 못 이룬 소망들은 다음 해에 도전하자고 파이팅하면 되는 거고요." (8월 4일, 유이 인터뷰. 20대 청춘에 이루고 싶은 것들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

벌써 연말입니다. 올해가 15일도 남지 않았는데요.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던 김대명 씨, 추억의 소중함에 대해 얘기하던 유이 씨, 올 한 해 바랐던 것들을 조금은 이루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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