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삼시세끼'의 배경이 된 강원도 정선의 옥순봉 민박집. 이 민박집은 '삼시세끼' 종영 후 다른 프로그램의 촬영지로도 사용되고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
'삼시세끼'가 막 내린 후 직접 본 옥순봉 풍경
[더팩트 | 정선=김민지 기자] tvN '삼시세끼' 정선 편이 지난 9월 막을 내렸다. 지난해 10월부터 두 개의 시즌으로 제작된 '삼시세끼'는 농촌에서의 1년을 보여주며 소박한 재미를 만들어내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삼시세끼'가 큰 인기를 끌면서 배경이 된 강원도 정선 옥순봉의 민박집 역시 대중의 관심 대상이 됐다. '삼시세끼'의 에피소드가 쌓일수록 옥순봉은 시청자들에게도 고향처럼 푸근한 공간이 됐다.
하지만 '삼시세끼' 정선 편은 시즌2를 끝으로 더 이상 제작되지 않을 예정이다. 옥순봉의 민박집은 '삼시세끼'의 촬영이 종료됨과 동시에 계약이 만료된 상태다. '삼시세끼'가 종영한 후 이 추억의 민박집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더팩트>가 직접 현장을 찾아 '핫플레이스' 옥순봉 민박집의 이모저모를 담았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대촌마을. 마을 입구에는 '삼시세끼' 촬영지인 민박집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대촌마을 입구에는 '삼시세끼' 제작진이 적어놓은 팻말이 있다. 팻말에는 옥순봉을 찾는 이들에게 전하는 촬영장 출입과 사진 촬영을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의 말이 적혀 있다. 하지만 '삼시세끼'가 끝난 후 찾은 마을은 이 말이 무색하게 고요했다.
산과 논으로 둘러싸인 대촌마을은 그냥 평범하고 흔한 시골마을이다. 마을 입구에서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삼시세끼' 촬영지인 민박집까지 금세 도착한다.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텔레비전 속에서 봤던 익숙한 것이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촬영이 끝난 마을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조용했다.
'삼시세끼' 촬영지인 옥순봉 민박집. 이 곳은 '삼시세끼'가 막을 내린 후에도 촬영 당시 풍경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
안으로 들어서니 민박집의 새로운 주인이 집을 정리하고 있었다. 주인은 전날 민박집에서 KBS2 '나를 돌아봐' 촬영이 진행됐다며 뒷정리를 이어갔다. 최근 새롭게 옥순봉 민박집을 인수한 주인은 "앞으로 민박집이 계속 촬영 장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많은 시청자들이 이 민박집의 소박함을 좋아하지 않았나. 외형은 방송에 나온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이날 찾은 옥순봉 민박집은 '삼시세끼'에 등장했을 때와 똑같았다. 마당에 있는 가마솥과 아궁이부터 문 앞에 소파, 잭슨이 살던 외양간, 심지어 방 안의 소품들까지 그대로였다. 텃밭에는 미처 다 뽑지 못한 파와 배추가 있었으며 수확이 끝난 '수수 지옥'은 휑했다. '삼시세끼'는 끝났지만 그 정겨운 풍경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다. 다만 밍키와 잭슨은 없었는데 이 동물 가족들은 촬영 전에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고 한다.
'삼시세끼' 옥순봉 민박집의 정겨운 풍경. 집주인은 앞으로도 민박집의 외형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 말했다. /정선=김민지 기자 |
민박집 바로 옆에는 '옥순봉 노예들의 일터'였던 수수밭이 있다. 이를 따라 다시 걷다 보면 옥택연이 냉장고로 활용했던 계곡이 눈에 들어온다. 깨끗한 계곡물과 이를 둘러싼 산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정도로 자연 친화적이다. 게다가 촬영이 없다면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을 이 마을은 누구나 마음속에 그리는 시골이었다.
정선 사람들에게 '삼시세끼'에 대해 물으니 "또 이 곳에서 촬영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촬영지 인근 민박집의 주인은 "'삼시세끼' 촬영을 해 주변이 북적거리다가 조용하니 아쉽다. 작가들이 착하고 사람들이 참 좋았다"고 전했다. 이동하며 만난 택시기사 역시 "'삼시세끼' 촬영 후 근처 경제가 활성화됐다. 또 촬영하면 정선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삼시세끼' 촬영지였던 수수밭과 계곡. 이 곳들은 촬영 후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이 정리돼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
민박집을 둘러본 후 '삼시세끼'의 또 다른 '핫플레이스'인 정선시장으로 이동했다. 이서진과 옥택연이 아이스크림을 사 먹던 마트, 고기를 구입하던 정육점, 채소를 구입하던 가게, 김광규가 야관문을 구입한 상점 모두 이 곳에 있었다.
이 가운데 야관문을 파는 상점을 찾았다. 상점의 주인은 기자에게도 따뜻한 야관문 차를 건네며 인심 좋게 웃었다. 주인에게 '삼시세끼'에 대해 묻자 "이 곳에서 촬영을 종종하지 않았나. 많이 봤다. 사람들이 참 착하더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삼시세끼' 촬영 후 시장 방문객은 더 늘었을까. 상점 주인은 "정선시장은 원래 유명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들르는 곳"이라며 "촬영지 주변은 몰라도 시장은 촬영 후에도 크게 방문객들이 늘어나진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삼시세끼'의 또 다른 '핫플레이스' 정선 시장. 정선 시장에는 이사진과 옥택연이 자주 방문하던 가게들이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
'삼시세끼'의 배경이 된 강원도 정선은 방송에 나온 것처럼 푸근한 매력이 가득했다. 고즈넉한 곳에 있는 옥순봉 민박집은 그 자체가 '힐링 플레이스'였으며 사람들 역시 순박하고 정이 넘쳤다. 정선 옥순봉은 '삼시세끼'가 끝난 후에도 특유의 분위기를 잃지 않고 여전히 이상적인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