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탐사-농촌 예능 시대②] '삼시세끼' 추억의 그곳, 옥순봉에 가다
입력: 2015.11.26 05:00 / 수정: 2015.11.24 17:21
tvN 삼시세끼의 배경이 된 강원도 정선의 옥순봉 민박집. 이 민박집은 삼시세끼 종영 후 다른 프로그램의 촬영지로도 사용되고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tvN '삼시세끼'의 배경이 된 강원도 정선의 옥순봉 민박집. 이 민박집은 '삼시세끼' 종영 후 다른 프로그램의 촬영지로도 사용되고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삼시세끼'가 막 내린 후 직접 본 옥순봉 풍경

[더팩트 | 정선=김민지 기자] tvN '삼시세끼' 정선 편이 지난 9월 막을 내렸다. 지난해 10월부터 두 개의 시즌으로 제작된 '삼시세끼'는 농촌에서의 1년을 보여주며 소박한 재미를 만들어내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삼시세끼'가 큰 인기를 끌면서 배경이 된 강원도 정선 옥순봉의 민박집 역시 대중의 관심 대상이 됐다. '삼시세끼'의 에피소드가 쌓일수록 옥순봉은 시청자들에게도 고향처럼 푸근한 공간이 됐다.

하지만 '삼시세끼' 정선 편은 시즌2를 끝으로 더 이상 제작되지 않을 예정이다. 옥순봉의 민박집은 '삼시세끼'의 촬영이 종료됨과 동시에 계약이 만료된 상태다. '삼시세끼'가 종영한 후 이 추억의 민박집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더팩트>가 직접 현장을 찾아 '핫플레이스' 옥순봉 민박집의 이모저모를 담았다.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대촌마을. 마을 입구에는 삼시세끼 촬영지인 민박집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대촌마을. 마을 입구에는 '삼시세끼' 촬영지인 민박집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대촌마을 입구에는 '삼시세끼' 제작진이 적어놓은 팻말이 있다. 팻말에는 옥순봉을 찾는 이들에게 전하는 촬영장 출입과 사진 촬영을 하지 말아달라는 당부의 말이 적혀 있다. 하지만 '삼시세끼'가 끝난 후 찾은 마을은 이 말이 무색하게 고요했다.

산과 논으로 둘러싸인 대촌마을은 그냥 평범하고 흔한 시골마을이다. 마을 입구에서 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삼시세끼' 촬영지인 민박집까지 금세 도착한다. 눈 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텔레비전 속에서 봤던 익숙한 것이지만 분위기는 달랐다. 촬영이 끝난 마을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조용했다.

삼시세끼 촬영지인 옥순봉 민박집. 이 곳은 삼시세끼가 막을 내린 후에도 촬영 당시 풍경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삼시세끼' 촬영지인 옥순봉 민박집. 이 곳은 '삼시세끼'가 막을 내린 후에도 촬영 당시 풍경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안으로 들어서니 민박집의 새로운 주인이 집을 정리하고 있었다. 주인은 전날 민박집에서 KBS2 '나를 돌아봐' 촬영이 진행됐다며 뒷정리를 이어갔다. 최근 새롭게 옥순봉 민박집을 인수한 주인은 "앞으로 민박집이 계속 촬영 장소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많은 시청자들이 이 민박집의 소박함을 좋아하지 않았나. 외형은 방송에 나온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이날 찾은 옥순봉 민박집은 '삼시세끼'에 등장했을 때와 똑같았다. 마당에 있는 가마솥과 아궁이부터 문 앞에 소파, 잭슨이 살던 외양간, 심지어 방 안의 소품들까지 그대로였다. 텃밭에는 미처 다 뽑지 못한 파와 배추가 있었으며 수확이 끝난 '수수 지옥'은 휑했다. '삼시세끼'는 끝났지만 그 정겨운 풍경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다. 다만 밍키와 잭슨은 없었는데 이 동물 가족들은 촬영 전에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다고 한다.

삼시세끼 옥순봉 민박집의 정겨운 풍경. 집주인은 앞으로도 민박집의 외형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 말했다. /정선=김민지 기자
'삼시세끼' 옥순봉 민박집의 정겨운 풍경. 집주인은 앞으로도 민박집의 외형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라 말했다. /정선=김민지 기자

민박집 바로 옆에는 '옥순봉 노예들의 일터'였던 수수밭이 있다. 이를 따라 다시 걷다 보면 옥택연이 냉장고로 활용했던 계곡이 눈에 들어온다. 깨끗한 계곡물과 이를 둘러싼 산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될 정도로 자연 친화적이다. 게다가 촬영이 없다면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을 이 마을은 누구나 마음속에 그리는 시골이었다.

정선 사람들에게 '삼시세끼'에 대해 물으니 "또 이 곳에서 촬영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촬영지 인근 민박집의 주인은 "'삼시세끼' 촬영을 해 주변이 북적거리다가 조용하니 아쉽다. 작가들이 착하고 사람들이 참 좋았다"고 전했다. 이동하며 만난 택시기사 역시 "'삼시세끼' 촬영 후 근처 경제가 활성화됐다. 또 촬영하면 정선 사람들에게도 좋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삼시세끼 촬영지였던 수수밭과 계곡. 이 곳들은 촬영 후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이 정리돼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삼시세끼' 촬영지였던 수수밭과 계곡. 이 곳들은 촬영 후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이 정리돼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민박집을 둘러본 후 '삼시세끼'의 또 다른 '핫플레이스'인 정선시장으로 이동했다. 이서진과 옥택연이 아이스크림을 사 먹던 마트, 고기를 구입하던 정육점, 채소를 구입하던 가게, 김광규가 야관문을 구입한 상점 모두 이 곳에 있었다.

이 가운데 야관문을 파는 상점을 찾았다. 상점의 주인은 기자에게도 따뜻한 야관문 차를 건네며 인심 좋게 웃었다. 주인에게 '삼시세끼'에 대해 묻자 "이 곳에서 촬영을 종종하지 않았나. 많이 봤다. 사람들이 참 착하더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삼시세끼' 촬영 후 시장 방문객은 더 늘었을까. 상점 주인은 "정선시장은 원래 유명했다. 많은 관광객들이 들르는 곳"이라며 "촬영지 주변은 몰라도 시장은 촬영 후에도 크게 방문객들이 늘어나진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삼시세끼의 또 다른 핫플레이스 정선 시장. 정선 시장에는 이사진과 옥택연이 자주 방문하던 가게들이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삼시세끼'의 또 다른 '핫플레이스' 정선 시장. 정선 시장에는 이사진과 옥택연이 자주 방문하던 가게들이 있다. /정선=김민지 기자

'삼시세끼'의 배경이 된 강원도 정선은 방송에 나온 것처럼 푸근한 매력이 가득했다. 고즈넉한 곳에 있는 옥순봉 민박집은 그 자체가 '힐링 플레이스'였으며 사람들 역시 순박하고 정이 넘쳤다. 정선 옥순봉은 '삼시세끼'가 끝난 후에도 특유의 분위기를 잃지 않고 여전히 이상적인 공간으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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