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 '소통없는 일방통행'이 빚은 시상식 보이콧
입력: 2015.11.23 10:29 / 수정: 2015.11.24 11:37

아이유 가요시상식 보이콧 이유는? 올 하반기 최대 이슈메이커로 등장한 아이유가 마마를 비롯한 연말 각종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더팩트 DB
아이유 가요시상식 보이콧 이유는? 올 하반기 최대 이슈메이커로 등장한 아이유가 마마를 비롯한 연말 각종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지금 연예계의 가장 핫한 주인공 중 한 명을 꼽으라면 단연 국민 여동생 아이유다. 예능 드라마 '대박히트' 이후 새 앨범 'CHAT-SHIRE'(챗셔)와 함께 타이틀곡 '스물셋'으로 음원차트를 올킬하더니 이내 샘플링 무단 도용 의혹 및 '제제' 논란과 티저 표절 의혹 당사자로 이슈의 주인공이 됐다. 그 사이 장기하와 공개 열애가 터졌고, 연말 단독콘서트에 앞서 두 차례나 악플러들을 고소했다. 불과 3개월 사이에 이어진 숨가쁜 행보다.

그런데 이번에는 연말 진행될 모든 시상식을 보이콧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당장 열흘 앞에 다가선 MAMA 시상식(엠넷아시안뮤직어워즈:Mnet Asian Music Awards, 2015) 불참을 두고 갖가지 뒷공론이 많다. 표면적으로는 콘서트 스케줄 등 '활동 방향성이 달라서'란 단서를 달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매우 복잡미묘하다.

일단 아이유의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 측은 "MAMA로부터 섭외를 받은 적이 없으며, 다른 시상식도 마찬가지"라면서 논란 가능성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MAMA 시상식은 참가 요청을 받지 못했고, 멜론 뮤직 어워드는 중국 팬미팅이 있어 참석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식적으로는 보이콧이 아니라며 소속사가 나서 진화에 나섰지만 '아이유의 상징성' 때문에 파장을 일으킬 소지가 크다. 아이유는 지난해 마마 시상식에 참석한 뒤 이후 예정돼 있던 2014년 가요 시상식을 모두 보이콧했다. 알고 보면 마마 제작진과의 마찰이 주된 원인이었다.

당시 아이유는 제작진의 요청과 사전 약속에 따라 세 번이나 무대에 섰다. 그런데 수상 내역은 당초 기대했던 것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에 따르면 아이유 측 관계자가 마마 시상식 제작진을 향해 고성을 지르는 등 잡음이 있었다. 후유증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불참이유는 각기 달랐지만 올해 대종상 시상식에는 남녀주연상 후보 9명과 관객 인기투표 1위였던 김수현 공효진조차도 보이콧했다. 왼쪽부터 김혜수 한효주 전지현 김윤진. /더팩트 DB
'불참이유는 각기 달랐지만' 올해 대종상 시상식에는 남녀주연상 후보 9명과 관객 인기투표 1위였던 김수현 공효진조차도 보이콧했다. 왼쪽부터 김혜수 한효주 전지현 김윤진. /더팩트 DB

◆ 아수라장 시상식 전파 낭비, "생중계 왜 하느냐" 불만

지난 주말 서울 여의도동 KBS홀에서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는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남녀주연상 후보 전원이 불참하는 초유의 상황은 반세기 동안 이어져온 시상식 사상 전무후무한 '굴욕'이었다.

'베테랑' '사도'의 유아인을 비롯해 황정민 손현주 하정우 등 남우주연상 후보 4명과 전지현 김혜수 엄정화 한효주 김윤진 등 여우주연상 후보 5명, 그리고 관객 인기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김수현 공효진조차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이를 생중계한 KBS도 할 말을 잃었다. 내부에서는 "시청자들도 외면하는 이런 엉터리 시상식을 비싼 전파 낭비해가며 우리가 왜 해야하는 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는 후문이다. 대종상 시상식 1, 2부는 각각 6.9%, 5.1%(전국 기준)였다. 결방된 KBS2 '참 좋을 거야'가 평소 13%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던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영화계에서는 사실상 배우들의 의지에 따른 보이콧 선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종상영화제는 그동안 '참가상' '대충상' 등의 오명을 얻을 만큼 미숙한 운영으로 비판을 받아왔다.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도 '나눠먹기 의혹' 등 여러 차례 잡음을 내면서 신뢰를 떨어뜨렸다.

영화인들 축제, 우리가 왜 들러리로 비쳐야 하나 불참한 배우들은 저마다 스케줄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의지에 따른 단체 보이콧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왼쪽부터 황정민 유아인 하정우 손현주. /더팩트 DB
"영화인들 축제, 우리가 왜 들러리로 비쳐야 하나" 불참한 배우들은 저마다 스케줄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사실상 의지에 따른 단체 보이콧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왼쪽부터 황정민 유아인 하정우 손현주. /더팩트 DB

◆ 아티스트 배려없는 '주최 측의 일방통행식 독선' 지적

올해도 해외 부문 남녀주연상 수상자를 선정, 발표했다가 추후 번복했고, 배우 김혜자씨에게 새로 만들어진 '나눔화합상'을 수여키로 했다가 뒤늦게 후보자를 바꾸면서 물의를 빚었다. 관객이 참여하는 인기투표를 유료로 진행해 '돈벌이 수단'이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주최 측이 보여준 독선적인 행태는 더 말이 많다. 주최 측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배우가 대리 수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거나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겠다"고 한 것은 아티스트의 처지를 고려하지 않은 일방통행식 협박이나 다름아니다.

영화인들의 축제가 아니라 마치 주최 측의 행사에 배우들이 들러리처럼 참가하라는 듯한 뉘앙스로 들렸다고 말하는 영화인들도 있다. 권위와 신뢰는커녕 이미 공정성마저 의심되고 있는 마당에 영화인들에게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지킬 수 없게 했다는 얘기다.

연말까지 예정돼 있는 각종 시상식은 올해도 여지없이 이런저런 잡음이 들린다. 특히 마마는 특정 기획사 소속 가수 몰아주기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가수가 주인공인 뮤직어워드임에도 시상자로 참석하는 배우들을 우대하는 듯한 모양새 때문에 자주 불만을 샀다.

가요계 일각에서는 아이유 외에 씨엔블루 등 몇몇 유명 아이돌이 스케줄을 핑계로 사실상 '보이콧'을 언급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가수들과 소속사가 반발하는 이유는 아티스트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주최 측의 일방통행이다. 먼저 등 돌리게 해놓고 배우들의 횡포라고 몰아세우다 낭패를 맛본 '대종상의 굴욕'을 시상식 관계자들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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