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後] 조현재, 바보 온달이라서 더 멋진 우리 왕자님
입력: 2015.10.27 05:00 / 수정: 2015.10.27 22:21
바보 조현재의 인간미. 배우 조현재는 사람을 잘 믿고 마음을 주는 성정을 바보로 표현했다. /임영무 기자
'바보' 조현재의 인간미. 배우 조현재는 사람을 잘 믿고 마음을 주는 성정을 '바보'로 표현했다. /임영무 기자

'용팔이' 조현재 "'서동요'팀 아직 연락하고 만나요"

[더팩트 | 김경민 기자] 외모로 판단하는 게 좋은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첫인상은 중요하죠. 한 번 겪어보지도 않고 감히 '이 사람은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요소니까요. 배우처럼 대중적인 직업을 가진 이들에겐 더욱 그럴 겁니다. 말 한마디 안 나누고 작품 속 캐릭터만으로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심어지곤 하죠.

배우 조현재에 대한 첫 기억은 SBS 드라마 '서동요'로 시작합니다. 고운 한복보다 더 고운 선(善)을 가진 인상에 부드러운 말씨까지, '우리나라의 왕자님은 저랬겠구나' 상상했습니다. 물론 조현재는 이후로도 여러 장르의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언제나 그를 떠올리면 똑 부러진 '왕자님' 이미지가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왕자님 조현재 조현재는 잘생긴 외모에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가진 배우로 비쳤다. /더팩트DB
'왕자님' 조현재 조현재는 잘생긴 외모에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가진 배우로 비쳤다. /더팩트DB

최근 SBS 드라마 '용팔이'를 마친 후 그를 만날 기회가 생겼습니다. 첫인상처럼 차분한 신사였고 바른 열정을 가진 배우였죠. 하지만 뜻밖의 대화도 나왔습니다. '신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가 얼마나 바보였는지, 바보가 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 듣게 됐거든요.

"사람을 너무 믿어서 탈이에요. 부탁 거절도 잘 못 하고 배신도 많이 당했고요. 20대에는 미용실에서 머리 스타일을 마음에 들지 않게 하는데도 말도 못하고 바꾸지도 못하고 4년 동안 다녔어요. 바보 같죠. 싫은 건 이야기하지 않고 합리적인 걸 너무 좋게만 찾으려고 하고 제소리를 못 냈어요. 지금은 안 그러려고 해요. 바보 지수요?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 100점이었다면 지금은 50점이에요. 주관이 더 뚜렷해졌어요."

조현재의 인연 서동요 조현재는 드라마 서동요로 만난 배우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임영무 기자
조현재의 인연 '서동요' 조현재는 드라마 '서동요'로 만난 배우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임영무 기자

대신 조현재는 그와 같은 '바보 같은 사람들'을 소중한 인연으로 얻었습니다. 계산하지 않는 관계, 무조건 바보처럼 믿고 마음을 다 줘도 온전히 그 진심을 받아주고 그대로 돌려주는 사람들, 바로 '왕자님' 조현재를 만든 '서동요'팀입니다. '서동요'팀 자랑을 늘어놓는 그의 눈빛이 정말 그때 그 화면 속 서동처럼 반짝였습니다.

"지금도 '서동요'팀과 자주 연락해요. 이보영 누나는 털털해요. '용팔이' 응원해주고 종영하고 '잘했다'고 통화했어요. 아기 보느라 정신없더라고요. 류진 형님과는 동네가 비슷해서 일주일에 한두 번 봐요. 제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줘요. (이)창훈 형님도 조언도 많이 해주고요. 고마운 누나 형님들 많아요. 한채영도 16년 연기 생활 중 13년을 함께한 친구죠. 모두 비슷한 성정을 가진 분들, 진국이에요."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기 싫었던 결정을 섣불리 바보 같다고 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그런 점을 악용하는 게 나쁜 사람들인데 말이죠. 하지만 유독 가혹하고 냉정하다는 연예계 생활을 '바보'로 묵묵히 견뎌온 것이라 생각하니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어디 가서 '내 사람들'이라고 내세울 수 있는 인연을 만났다면, 그 '바보'는 '왕자님'보다 정말 가진 것이 많네요.

shine@tf.co.kr
[연예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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