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연의 생생 BIFF 취재기] 영화제는 스물, 관객은 '여전히' 미성년자
입력: 2015.10.05 05:13 / 수정: 2015.10.05 09:21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야외무대 인사가 열리는 해운대 비프빌리지. 4일 오후 주말을 맞이한 해운대 비프빌리지엔 무대 인사를 보기위한 관객들로 늦은 시각까지 북적였다. /부산=문병희 기자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야외무대 인사가 열리는 해운대 비프빌리지. 4일 오후 주말을 맞이한 해운대 비프빌리지엔 무대 인사를 보기위한 관객들로 늦은 시각까지 북적였다. /부산=문병희 기자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여전히 아쉬운 관객문화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될 때마다 매번 문제가 됐던 일이 있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그 일'이 생겨 아쉬움을 자아냈는데요. 올해는 없을 줄 알았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게 의미 있는 20주년을 맞은 해였기 때문입니다. 바로 관객들의 미성숙한 관람 태도입니다.

4일 부산국제영화제가 중반에 다다른 일요일 저녁 부산 해운대 비프빌리지는 무대 인사를 보기 위한 관객들로 북적였습니다. 특히 이날 마지막 야외무대의 주인공은 청춘스타 김우빈 강하늘이 참석하는 영화 '스물'이었기에 늦은 시간까지 비프빌리지는 관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죠.

영화 스물의 김우빈(왼쪽부터) 강하늘 이병헌 감독. 4일 오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영화 스물팀이 관객들을 만났다. /부산=문병희 기자
영화 '스물'의 김우빈(왼쪽부터) 강하늘 이병헌 감독. 4일 오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영화 '스물'팀이 관객들을 만났다. /부산=문병희 기자

무대 인사가 예정된 시간은 오후 7시였는데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공식 초청된 '스물'의 주연배우 김우빈과 강하늘, 그리고 이병헌 감독이 무대로 등장합니다. 비프빌리지에 있던 팬들은 열정적인 환호로 '스물' 팀을 환영했고 '소녀팬'들은 김우빈 강하늘의 실물을 조금 더 가까이서 보고자 치열한 자리싸움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이날 무대 인사는 진행이 순조롭지 않았습니다. 김우빈 강하늘 이병헌 감독이 무대에 들어서자마자 팬들의 함성과 응원의 목소리가 계속됐기 때문이죠.

당황한 진행자는 "순조로운 진행을 위해 조금만 배우들의 이야기에 집중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팬들의 함성은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큰 함성에 당황한 건 비단 진행자뿐만이 아닙니다. 무대에 오른 김우빈 강하늘 이병헌 감독은 질서없이 마구잡이로 건네는 관객들의 질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습니다.

관객들의 소란에 당황한 스물의 김우빈. 질서없는 관객들의 마구잡이 질문이 계속돼 스물 무대 인사현장은 시장통을 연상케 했다. /부산=문병희 기자
관객들의 소란에 당황한 '스물'의 김우빈. 질서없는 관객들의 마구잡이 질문이 계속돼 '스물' 무대 인사현장은 시장통을 연상케 했다. /부산=문병희 기자

질서없는 관객들의 마구잡이 질문에 이들에게 주어진 20분 남짓한 짧은 무대 인사는 아깝게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결국 이날 무대 인사에선 절반이 가까운 시간을 관객들을 진정시키는데 소요했고 정작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충분히 들을 수 없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스물'팀이 떠난 비프빌리지 야외무대는 관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가득했습니다. 안전사고를 위해 관객들의 출입구를 통제하는 자원봉사자에게 욕을 하는 관객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관객들 사이에도 크고 작은 논쟁이 오갔습니다. 매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지적되는 관객들의 아쉬운 태도는 올해도 여전했습니다.

쓰레기가 가득한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 관객들이 모두 빠져나간 비프빌리지는 쓰레기만 가득했다. /부산=성지연 기자
쓰레기가 가득한 해운대 비프빌리지 야외무대. 관객들이 모두 빠져나간 비프빌리지는 쓰레기만 가득했다. /부산=성지연 기자

하루종일 힘겹게 관객들을 통제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 관객들은 자원봉사자의 통제에 욕설로 응수하기도 했다. /부산=성지연 기자
하루종일 힘겹게 관객들을 통제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자원봉사자. 관객들은 자원봉사자의 통제에 욕설로 응수하기도 했다. /부산=성지연 기자

수많은 인파가 모두 빠져나간 뒤, 쓰레기가 가득한 야외 무대를 씁쓸하게 바라봅니다. 하루종일 관객의 안전에 신경쓰느라 녹초가 된 자원봉사자들이 해야할 일이 또 생겼네요.

아시아 최대 영화제, 스무 살을 맞이한 부산국제영화제의 이미지를 위해서라도 내년엔 정말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내년 10월, 다시 한번 찾게될 영화의 도시 부산에선 부산국제영화제 위상에 걸맞는 성숙한 관객문화가 갖춰져 있길 다시 한번 기대해봅니다.

[더팩트ㅣ부산=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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