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풍문으로 들었소' 함중아 "숨어지낸 적 없다"
입력: 2015.09.14 05:00 / 수정: 2015.09.11 13:53

건강에 아무런 문제 없다 한때 건강 악화설이 나돌았던 가수 함중아는 신곡을 준비할 만큼 가수 활동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배정한 기자
"건강에 아무런 문제 없다" 한때 건강 악화설이 나돌았던 가수 함중아는 신곡을 준비할 만큼 가수 활동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배정한 기자

한때 소주 30병 마시는 애주가 "술 딱 끊고 간경화 극복"

올 상반기 블랙코미디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관심을 모았던 인물이 있다. 바로 이 드라마 제목이자 OST였던 '풍문으로 들었소'의 원곡을 불렀던 가수 함중아다. 하지만 그를 만나 인터뷰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이후 공개석상에 일절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그가 '간경화 투병 중'이라는 소식이 중장년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더팩트>가 '함중아와 양키스'의 리더싱어로 1970~19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며 중장년 가요팬들의 가슴을 적신 가수 함중아를 만났다.

-가장 궁금한 것은 건강 부분이다. 간경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론부터 말하면 건강하다. 몇년전 간경화 진단을 받았고, 한때 몸이 안좋아 병원치료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보시다시피 지금은 건강에 큰 문제가 없다."

함중아는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가수활동을 하고 있다. 방송프로그램과 지자체 행사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낸다. 또 현재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7080 라이브카페를 운영하며 5인조 밴드 '자이언트'를 이끌고 있다.

-가수 활동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목소리도 전성기 시절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라는 얘기를 듣는다. 간경화는 B형 간염에 의한 것과 술로 인한 알콜성이 있는데 알려진대로 저는 술 때문에 생긴 병이다. 3년 전부터 술을 딱 끊었다. 술을 완전히 끊고 건강관리를 하면서 예전의 컨디션을 거의 회복했다."

함중아는 나이트클럽 사업을 하면서 생긴 스트레스와 과음으로 인해 건강이 크게 악화됐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겹쳐 힘든 시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날 만난 그는 얼굴에 화색이 돌 만큼 건강해보였다.(그는 수년 전 밤무대 술집의 사업자로 활동한 적 있는데 이는 악덕업주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그를 업소 '바지사장'으로 이용하면서 고스란히 사법처리를 떠안는 피해를 봤다. 이때 그가 받은 추징금 1억원은 하루 300만원의 노역장 유치로 대신해야 했고, 경제적 육체적으로 힘든 시기를 거치며 건강이 악화되는 결정적인 빌미가 됐다.)

드라마는 재밌게 봤지만 제 노래와 드라마의 연관성은 찾지 못했다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가진 함중아는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방영 당시 누구 보다 재밌게 봤다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드라마는 재밌게 봤지만 제 노래와 드라마의 연관성은 찾지 못했다"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더팩트>와 인터뷰를 가진 함중아는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방영 당시 누구 보다 재밌게 봤다고 말했다. /배정한 기자

-가요계에서는 술 고래로 소문이 나 있을 정도다.

"부인하지 않는다. 원래 술을 좋아한데다 악덕 사업 동업자한테 배신을 당하고 나서는 아예 술에 쩔어 살았다. 앉은 자리에서 소주 30병 이상 마셨을 정도였으니 아무리 건강했던 사람이라도 몸이 배겨날 수 있었겠나."

-최근에는 신곡을 준비중이란 얘기도 들린다.

"가수 방미가 불렀던 '뜬소문'을 리메이크 한다. 올 하반기쯤 음반이 나올 예정인데 35년전 제가 쓴 곡이다. 솔과 록이 가미된 펑키 곡으로 '풍문으로 들었소'와 흡사하다. 원래는 다른 스타일 곡을 준비해왔는데 마침 '풍문'이 드라마 주제곡으로 많이 알려진 덕분에 이 연장선상에서 이 곡을 먼저 내놓게 됐다."

함중아는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를 누구 보다 재밌게 봤다고 말했다. 그는 "매회 생각하면서 봐야할 만큼 흥미를 느꼈다"면서 "그런데 제가 부른 '풍문'과 드라마 '풍문'의 연관성을 찾지는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드라마 원곡 '풍문으로 들었소'가 만들어질 당시 에피소드는 없나.

"멤버들끼리 장난삼아 흥얼거리다 즉석에서 만든 곡이다. 코드도 없이 오르건, 기타 등 악기를 각자 만지작 거리다 곡이 나오고, 자연스럽게 가삿말이 붙여졌다."

그와 절친한 친구이자 '함중아와 양키스' 멤버였던 정동권은 "처음 이 노래가 나왔을때 가요계 반응은 우릴 마치 정신병자 취급하듯 냉랭했다"면서 "당시 트렌드에 비해 워낙 파격적이고 생소한 장르였다는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평가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함중아와 양키스'의 리드보컬인데 멤버들과는 지금도 연락이 되나.

"원래 멤버 5명 가운데 둘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셋 뿐이다. 국내에는 탤런트 겸 가수로 활동중인 정동권이 있고, LA에 거주하고 있는 신창호와 전화 연락을 하고 지낸다."

혼혈그룹으로 유명했던 '함중아와 양키스' 멤버들은 아버지의 출신 국적이 모두 다르다.베이스기타 정동권이 영국 스코틀랜드이고, 고 한태곤(유대계), 고 이수한(이디오피아), 신창호(독일), 그리고 함중아가 프랑스계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는 함중아씨만 유일하게 한국인이라는 얘기가 있다.

"맞다. 그동안 이런 저런 얘기가 많이 나돌았지만 순수 한국인 아버지를 뒀다. 포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다 15살때 파주로 올라와 펄벅재단에 들어갔다. 당시 펄벅은 일반 고아원과 달리 여러가지 혜택이 많았는데 입소 기준이 혼혈아였다. 그 과정에서 나를 돌보시던 분이 프랑스계로 얘기가 된게 아닌가 생각된다."

군대도 못가고 공무원도 할 수 없어 노래를 시작했다 함중아는 데뷔 당시 멤버중 유일하게 순수 한국혈통이란 사실을 감추고 5인조 혼혈아 그룹 함중아와 양키스에 합류했다. /배정한 기자
"군대도 못가고 공무원도 할 수 없어 노래를 시작했다" 함중아는 데뷔 당시 멤버중 유일하게 순수 한국혈통이란 사실을 감추고 5인조 혼혈아 그룹 '함중아와 양키스'에 합류했다. /배정한 기자

-70년대 후반 인기 그룹으로 화려하게 부상했는데.

"퍽벌재단에서 음악공부를 하고 팀 결성후 대구와 오산 미군기지 주변에서 활동했다. 1976년 '정든고향'을 먼저 내고, 1979년 '안개속에 두 그림자'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4~5년간 꽤 많은 곡을 불렀는데 발표만 했다하면 인기곡이 됐다.'내게도 사랑이' '조용한 이별' '풍문으로 들었소' 등 TBC TV '가요톱10' 상위권을 휩쓸었다."

-음악을 하게 된 분명한 계기가 있었을 것 같다.

"우린 모두 혼혈아라 군대도 못가고 공무원도 할 수 없었다. 서울 성남고를 다니던 정동권이 꽤 공부를 잘했는데 내가 '공부 때려치고 음악이나 하자'며 부추겼다. 혼혈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제약을 깨고 싶은 동병상련 감정으로 음악에 몰두하게 된 셈이다."

-모두 음악적 재능이 있었던건 아닐텐데 데뷔과정이 궁금하다.

"1년 정도 펄벅재단 내에서 기타연습을 하다가 신중현씨를 찾아갔다. 당시 신중현씨는 워낙 바쁜 사람이라 거의 어깨너머로 기타 등 악기를 배워야 했다. 결국 그의 주선으로 당시 이대 음대 교수였던 이교숙 씨한테 작곡 등 음악 이론공부를 병행한 뒤 음악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

함중아는 혼혈 가수로 드라마의 원곡 '풍문으로 들었소' 외에도 '조용한 이별' '내게도 사랑이' '안개속의 두 그림자' '카스바의 여인' 등을 히트시킨 가수다.

펄벅재단에 머물던 시절 음악과 처음 연을 맺은 함중아는 골든 그레입스, 양키스, 초록별, 양키스 등 초창기 많은 밴드를 거쳤다.1979년 이후 그는 유행하던 뽕락(트로트+락)으로 인기가수의 대열에 올랐다. 1952년 경북 포항 출신으로 멤버중 유일하게 순수 한국혈통이란 사실을 감추고 5인조 혼혈아로 구성된 '함중아와 양키스'에 합류했다. 프랑스계 아버지를 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본인은 이를 부인했다. 본명은 함종규다.

[더팩트|강일홍 기자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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