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주크박스] 마룬5 내한, '섹시한 애덤, 힘을내요 슈퍼파워'
입력: 2015.09.10 05:04 / 수정: 2015.09.10 12:37

세계적인 밴드 마룬5의 보컬 애덤 리바인. 밴드 마룬5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마룬5(Maroon5) 내한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세계적인 밴드 마룬5의 보컬 애덤 리바인. 밴드 마룬5가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마룬5(Maroon5) 내한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마룬5(Maroon5) 내한공연, 아쉽지만 올해가 마지막은 아니기에

"우릴 이 정도로 사랑해주다니. 믿을 수 없어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목소리 하나로 섹시함을 어필하는 남자, 밴드 마룬5(Maroon 5)의 보컬 애덤 리바인(36)의 격양된 목소리가 체조경기장에 울려퍼졌다.

9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선 밴드 마룬5(멤버 애덤 리바인, 미키 매든, 제스 카마이클, 제임스 발렌타인, 맷 플린, 피제이 모턴)의 서울 내한공연이 열렸다. 이날 공연은 지난 7일에 이은 두 번째 공연으로 마지막 서울 공연인 만큼 1만 3000여 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밴드 마룬5(Maroon5). 마룬5는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내한공연 무대에 올라 한국 팬들을 1년 만에 만났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밴드 마룬5(Maroon5). 마룬5는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내한공연 무대에 올라 한국 팬들을 1년 만에 만났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의도하지 않았던 컨디션 난조, 이로 인한 갑작스러운 공연취소. 본인의 실수로 빚어진 대구공연 취소는 1년 내내 콘서트를 기다렸던 국내 팬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겼다. 이를 잘 아는 애덤 리바인은 잔뜩 웅크린 어깨로 서울 무대에 올랐지만, 그를 기다린 건 차가운 눈빛이 아닌 뜨거운 환호였다. 그리고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도 함께했다.

마룬5의 이번 내한은 이들의 정규 5집 'V'발매기념으로 진행됐다. 2008년, 2011년, 2012년 그리고 지난해에 이어 5번째 내한이다. 마룬5의 5집 앨범은 기존 마룬5가 추구하던 팝·록 사운드를 들려주는 것과 동시에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통해 10년 넘은 밴드의 '내공'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번 5집 앨범 또한 한국 팬들의 감성에 걸맞는 트랙리스트를 꾹꾹 눌러담았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운동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애덤 리바인. 붉은색 운동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논란을 샀던 애덤 리바인은 푸른색 운동복을 입고 또 한번 무대에 올랐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운동복을 입고 무대에 오른 애덤 리바인. 붉은색 운동복을 입고 무대에 올라 논란을 샀던 애덤 리바인은 푸른색 운동복을 입고 또 한번 무대에 올랐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9시 정각에 무대 위에 모습을 보인 마룬5는 침착하게 연주를 시작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애덤 리바인 또한 특유의 고음을 내지르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논란이 됐던 운동복 의상은 그대로였다.

첫 곡으로 '애니멀'(Animals)을 선택한 마룬5. 애덤 리바인의 컨디션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이후 마룬5의 히트곡 '원 모어 나이트'(One More Night)가 뒤를 이었고 관객들의 반응은 처음부터 뜨겁게 달아오를 수밖에 없었다. '스테레오 하트'(Stereo Hearts) '하더 투 브리스'(Harder to Breathe) '럭키 스트라이크'( Lucky Strike)를 연이어 부른 애덤은 이어 '웨이크 업 콜'(Wake Up Call)까지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여기까지 찾아와 준 관객들을 위해 좋은 공연을 만들겠다"고 자신해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목 부상을 겪었던 터라 애덤은 예전보다 못한 가창력으로 팬들을 당황하게 했다. 이후 부른 '러브 섬바디'(Love Somebody)와 '맵스'(Maps)는 음정과 박자가 불안하게 느껴졌고 악기연주와 목소리가 불협화음을 냈다. 정점을 찍은 것은 '디스 러브'. 앞선 두 곡에서 부족한 무대를 보여줬던 애덤은 마이크를 관객석으로 돌리며 '떼창'을 요구하는 등 시간을 벌기도 했다.

제가 중간에 힘들어했다는 건 쉿, 비밀입니다 애덤 리바인을 열의를 다한 무대를 꾸미려 노력했지만, 컨디션 난조가 눈에 보여 아쉬움을 샀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제가 중간에 힘들어했다는 건 쉿, 비밀입니다' 애덤 리바인을 열의를 다한 무대를 꾸미려 노력했지만, 컨디션 난조가 눈에 보여 아쉬움을 샀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하지만 잠깐의 휴식이 그에게 도움이 됐나보다. 애덤은 '선데이 모닝'(Sunday Morning)을 기점으로 다시 한번 기운을 차려 특유의 미성을 뽐냈다. 이후 '메이크 미 원더'(Makes Me Wonder)를 온 힘을 다해 열창했고 눈을 질끈 감고 땀을 뻘뻘 흘리는 그를 위해 팬들 또한 휴대전화 불빛과 플래카드를 이용해 '불빛 파도', 카드 메시지로 응원을 보냈다.

체조경기장을 가득 메운 흰 불빛. 애덤은 홍조 띤 얼굴로 자신이 본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껌벅거렸다. 격양된 목소리의 애덤은 "한국은 우리 집과 굉장히 먼 곳이다"라며 "올 때마다 느끼지만, 당신들은 감동이다. (이렇게 먼 곳에)우리를 열정적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믿을 수 없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애덤은 마지막까지 "이건 정말 엄청난 경험이다"며 전광판에 비친 휴대전화의 불빛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세상에 이것 좀 봐요!"

마룬5, 보고있나 1년 만에 국내 팬들을 찾은 밴드 마룬5를 위해 팬들 또한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마룬5, 보고있나' 1년 만에 국내 팬들을 찾은 밴드 마룬5를 위해 팬들 또한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한국 팬들이 준비한 깜짝 선물에 힘을 얻은 애덤은 마이크를 고쳐 잡고 '페이폰'(Payphone)과 '데이라이트'(Daylight)를 열창하며 객석에 감동을 선사했다. 애덤은 영화 '비긴 어게인' 삽입곡 '로스트 스타즈'(Lost Stars)를 평소 부르길 꺼리지만, 국내 팬들이 좋아하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앙코르로 선택하는 센스를 보이기도 했다.

땀 범벅이 된 애덤은 '쉬 윌 비 러브드'(She Will Be Loved) '무브 라이크 재거'(Moves Like Jagger) '슈가'(Sugar)로 다시 신명 나는 분위기를 이끌었다. 특히 '무브 라이크 재거'에서 모든 관객이 일어나 애덤의 엉거주춤한 댄스에 맞춰 다 함께 몸을 흔드는 장면은 스타나 팬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마룬5의 서울 공연은 따뜻한 팬들의 배려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마무리 됐다.

역시 한국은 짱이야! 새로운 음악과 더욱 프로패셔널한 무대매너로 내한할 마룬5를 기대해본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역시 한국은 짱이야!' 새로운 음악과 더욱 프로패셔널한 무대매너로 내한할 마룬5를 기대해본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이제 마룬5에겐 마지막 공연,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무대가 남았다. 바로 지난 6일, 공연을 코앞에 두고 취소한 대구 공연이다. 부족한 무대에도 냉정한 반응 대신 따뜻한 응원을 보내준 국내 팬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면 마룬5의 마지막 무대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는 모두 알고 있다.

새 음반을 발매하면 또 다시 한국을 방문할 마룬 5다.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그때는 아픈 애덤 리바인이 아닌 섹시한 애덤 리바인의 라이브를 들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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