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 MC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온 신동엽. 신동엽은 '불후의 명곡'에서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살려내고 있다. /KBS2 방송 화면 캡처 |
'불후' 신동엽이 가진 '6할'의 힘
'불후의 명곡'에서 오랜 시간 MC 자리를 지켜온 신동엽(44)이 가진 힘은 크다.
KBS2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에서 신동엽의 자조 섞인 유머와 적절히 19금이 가미된 재치는 시청자들이 꾸준히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게 하는 기둥이 되고 있다.
'불후'는 지난 2012년 첫 방송 된 이후 여러 가수가 다양한 장르의 명곡을 재해석해 부른다는 콘셉트를 지키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이 포맷을 계속 안고 간다는 것은 출연진과 주제를 매주 바꾸더라도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그때마다 중간중간 신동엽이 내는 목소리가 '불후'를 제대로 살리고 있다는 평가다.
신동엽의 예능감이 '불후의 명곡'을 살리고 있다. 29일 오후 방송된 '불후의 명곡'에선 신동엽이 음흉하고 자조적인 개그로 시청자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KBS2 방송 화면 캡처 |
지난 29일 오후 방송된 '불후'에선 '쎄시봉과 함께하는 추억의 번안가요' 특집으로 꾸며졌다. 이날 조영남은 마마무의 '딜라이라' 무대를 보고 그룹명의 뜻을 물었다. 마마무 멤버들은 "마마무는 아기가 처음 태어났을 때 하는 말"이라고 설명하면서 아기의 옹알이 흉내를 냈다. 이를 본 MC 신동엽은 "우리 아들이 옹알이를 처음 할 때 할 수 있던 말은 '아빠'랑 '싫어'였다. 그래서 아이가 가장 처음 말한 문장이 '아빠 싫어'였다"고 농담을 건넸다. 그의 뜬금없는 개그는 진지했던 현장 분위기를 뒤틀고 관객들과 출연진을 폭소케 했다.
신동엽이 터뜨리는 순간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최정원의 의상에 대해 "리허설 할 때 카메라 감독이 옷이 너무 야해서 걱정된다고 했는데 사실 누드톤 안감이지 맨살이 아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이를 들은 조영남이 실망하며 "그런 얘기를 왜 하느냐"고 핀잔을 줬다. 신동엽은 기죽지 않고 "조영남 선생님의 한결같은 그 면모가 존경스럽다"며 조영남의 여성편력을 꼬집었다. 또 "두 번째 결혼식도 갔다"는 농담을 덧붙여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타고난 입담꾼 신동엽. 신동엽은 MC로서 '불후의 명곡'을 살려내는데 6할 이상의 구실을 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팩트 DB |
신동엽의 음흉한 개그가 전설급 가수들이 나오는 '불후'에서 통한다는 건 절묘한 조합이다. 그의 B급이 묻어나는 유머 감각은 아이러니하게도 완성도 높은 A급을 지향하는 '불후'에서 엄청난 몫을 해내고 있다. 신동엽의 재치 넘치는 입담은 '번안가요'의 개념을 잘 모르는 2030세대도 '불후'를 시청하며 웃음을 터뜨릴 수 있게 한다.
'불후'를 지탱하는 큰 기둥은 전설과 그들의 노래겠지만 예능적 요소만 본다면 신동엽이 가진 힘은 이미 6할을 넘어선 듯 보인다. '불후'는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5분에 시청자를 찾는다.
[더팩트ㅣ서다은 기자 wom9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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