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의 눈]최민수 폭행사건 '호미로 막으려다 가래로도 못막는다'
입력: 2015.08.21 11:08 / 수정: 2015.08.21 14:11

과연 최민수를 안고 갈 수 있을까? 최민수는 지난 19일 오후 KBS 2TV 나를 돌아봐 촬영 중 욕설과 거친 언행을 자제해 달라는 이 프로그램 외주제작사 코엔미디어소속 PD의 턱을 가격했다. /더팩트 DB
'과연 최민수를 안고 갈 수 있을까?' 최민수는 지난 19일 오후 KBS 2TV '나를 돌아봐' 촬영 중 "욕설과 거친 언행을 자제해 달라"는 이 프로그램 외주제작사 코엔미디어소속 PD의 턱을 가격했다. /더팩트 DB

'나를 돌아봐' 최민수, '원만한 합의'로 입막음?

도중 하차 안 한다? 폭행 피해자가 KBS 예능국 소속 PD였다면 어땠을까? 배우 최민수의 폭행사건에 대한 KBS의 안일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KBS는 '나를 돌아봐' 촬영장 폭행논란 하루 뒤인 20일 오전 "최민수가 (폭행당한 PD에게) 사과하면서 오해를 풀었고 도중 하차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후 네티즌들의 반응은 비난일색이다.

'나를 돌아봐' 시청자 게시판에는 "깡패를 보려고 시청료를 내야하나요?" "프로그램 폐지하십시오, 시청료 거부하고 싶습니다" "그냥 프로그램을 닫아라, 제작의도가 대체 뭐냐" "분노조절 안되는 연예인 보기 거북하다" 등 폭행 당사자와 프로그램에 대한 부정적 의견으로 도배됐다.

최민수는 지난 19일 오후 KBS 2TV '나를 돌아봐' 촬영 중 "욕설과 거친 언행을 자제해 달라"는 이 프로그램 외주제작사 코엔미디어소속 PD의 턱을 가격했다. 촬영현장에 있었던 스태프의 증언에 따르면 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였고 화가 난 최민수가 의자를 걷어차면서 촉발된 신체 폭행이었다.

나를 돌아봐? 너를 돌아봐? 최민수가 나를 돌아봐 내용중 콘셉트로 KBS 이응진 TV본부장 방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KBS 나를 돌아봐 캡쳐
"나를 돌아봐? 너를 돌아봐?" 최민수가 '나를 돌아봐' 내용중 콘셉트로 KBS 이응진 TV본부장 방을 찾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KBS '나를 돌아봐' 캡쳐

하지만 폭행 사건이 불거진 이후 KBS의 대응 자세는 상식밖이다. '단지 가벼운 신체접촉일 뿐이며 폭행 당사자인 최민수가 해당 PD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했으니 오해가 풀렸고 방송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출연자가 연출 스태프에게 폭언이나 폭행으로 위력을 가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위험수위를 크게 벗어난 일이다. '나를 돌아봐'는 이미 조영남 김수미의 하차논란 및 출연번복으로 제작진을 괴롭히고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했다.

방송가에는 인기나 나이를 앞세워 제작진에게 반말을 하거나 함부로 대하는 무개념 연예인들이 종종 있었고, 이들의 '갑질 행세'에 힘없는 외주제작사가 울며 겨자먹기로 굴복하는 일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수년전의 일이지만 드라마 촬영장에서 중견탤런트 Y씨가 드라마 PD와 조연출을 폭행해 이가 부러지고 턱이 찢기는 사건은 너무나 유명하다. 행여나 '감히 인기있는 나를 이 따위로 대접해?'라는 막무가내 인식과 태도가 빚어진 일이라면 이는 오롯이 시청자들을 깔본 것과 다를 바 없다.

폭행 논란으로 시청자들로부터 하차 압박을 받고 있는 최민수 KBS가 밝힌 화해 원만한 합의는 억울해도 프로그램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외주제작사의 절박함이 만들어낸 억지 미봉책이라는 지적이다. /더팩트 DB
'폭행 논란으로 시청자들로부터 하차 압박을 받고 있는 최민수' KBS가 밝힌 '화해' '원만한 합의'는 억울해도 프로그램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외주제작사의 절박함이 만들어낸 억지 미봉책이라는 지적이다. /더팩트 DB

더구나 최민수의 경우 이미 여러차례 반복적으로 폭행사건에 연루돼 물의를 일으킨 주인공이다. 설령 그가 오랜 시간에 걸쳐 충분히 반성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고 해도 촬영현장에서 자의로 벌인 스태프 폭행사건이라면 경중과 관계없이 단죄를 받아야 마땅하다.

KBS가 밝힌 '화해'와 '원만한 합의'는 억울해도 프로그램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외주제작사의 절박함이 만들어낸 억지 미봉책이다. 물론 최민수를 도중하차시켰을 경우 프로그램이 받을 타격은 만만찮다. 앞선 김수미 조영남 논란까지 연쇄 파장이 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이 제작진의 고민인 셈이다.

KBS는 '소중한 시청료로 제작한다'는 자막을 띄워 시청자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는 공영방송이다. 어떻게든 봉합을 해서 논란을 잠재우고 프로그램을 계속 이어가려는데만 급급하다보니 사안의 중대성과 심각성 마저 인식하지 못하는게 아닐까. 호미로 막으려다가 가래로도 못 막는건 아닐까 염려된다.

[더팩트|강일홍 기자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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