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김사랑, 사랑받는 여자 아니 여배우는 아름답다
입력: 2015.08.15 05:00 / 수정: 2015.08.14 19:22

김사랑, 사랑 먹고 성장한 배우. 배우 김사랑이 JTBC 사랑하는 은동아로 한 단계 성숙했다. /이효균 기자
김사랑, 사랑 먹고 성장한 배우. 배우 김사랑이 JTBC '사랑하는 은동아'로 한 단계 성숙했다. /이효균 기자

'김사랑은 사랑입니다'

배우 김사랑이 인터뷰 테이블에 앉았다.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붙는 여배우 중 한 명이니 예쁜 거야 당연했다. 이야기를 나눴고 인터뷰가 끝났다. 자리에서 일어서는 그는 여전히 어디로 보나 예뻤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예쁜 것보다 더 아름다워졌다. 그를 아주 조금이나마 알고 나니 또 다른 미(美)가 돋보였다. 외모에서 풍기는 미가 아니었다.

김사랑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에서 서정은이자 지은동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때까지 고정관념으로 박혔던 섹시하고 도도한 이미지를 벗겠다고 나선 작품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뿌듯한 여운을 안고 있는 그로부터 '사랑하는 은동아'를 만나기 전부터 만난 후까지 이야기를 들었다. 그를 괴롭혔던 배우로서 고민은 배우가 아니어도 공감이 됐다.

공백기 이유는? 김사랑이 공백기를 길게 가진 이유로 복잡한 고민을 털어놨다. /이효균 기자
공백기 이유는? 김사랑이 공백기를 길게 가진 이유로 복잡한 고민을 털어놨다. /이효균 기자

"SBS '시크릿가든'을 마치고 4년 만에 작품을 하기까지 특별히 공백기를 가지려고 한 건 아니에요. '시크릿가든' 끝나고 광고도 찍고 바쁘기도 했죠. 올인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못 만났어요. 하고 싶었지만 안 된 것도 있고요. 어느 순간엔 시간이 많이 지나 있더라고요. 그러다가 이 일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랑을 받고 찾아줘야 하는 게 배우인데 개인적으로 연예인 생활이 지치고 피곤하고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특별하게 뭘 하고 싶지도 않고 의욕도 없고요.

'사랑하는 은동아'를 만났을 땐 이 작품을 마치고 나서도 배우를 하고 싶은 열정이 남아 있다면 계속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이렇게 사랑받을 줄 몰랐거든요. 생각지 않게 정말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셔서 마치 제게 '연기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응원과 격려를 받은 것 같아요. 캐릭터로 사랑받는 느낌을 알게 된 게 정말 좋았어요. 제 인생에 있어서 완전 '힐링'을 주고, 힘과 열정을 준 작품이고요. 작품을 쉬지 않고 하는 배우를 이해 못 했거든요. 어디서 저런 열정과 체력이 나올까. 이젠 '이래서 하는구나' 느꼈죠. 저도 이제 공백 많이 가지지 않고 작품 계속하고 싶어요."

사랑하는 은동아 출연 이유. 김사랑이 사랑하는 은동아를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고충을 털어놨다. /이효균 기자
'사랑하는 은동아' 출연 이유. 김사랑이 '사랑하는 은동아'를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고충을 털어놨다. /이효균 기자

작품을 마친 소감을 묻자면 흔히 들을 수 있는 말도 분명히 섞였다. 하지만 반짝이는 그의 눈이, 벅찬 마음이 느껴지는 떨림이 진정으로 와 닿았다. "원래 만족을 잘 못 하는 스타일인데 부족함은 인정하지만 '사랑하는 은동아'를 다시 해도 더 열심히 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말은 홀가분했고 후회 따윈 묻어나지 않았다.

"'사랑하는 은동아' 제목도 촌스럽고 캐릭터 이름도 촌스러워서 좋았어요. 제 이름이 특이해서 여자 이름인데 남자 이름 같은 게 좋더라고요. 처음엔 감독님한테 출연 못 할 것 같다고 말씀드릴 정도로 어려웠어요. 기억상실증에 결혼했고 남편은 나 때문에 반신불수, 아들이 있는데 톱스타 대필작가를 하다가 좋아하게 되고 기억이 조금씩 돌아오고…, 힘들었어요. 특히 기억이 돌아오는 시점이 계속 바뀌어서 놓치고 가는 부분이 없도록 1부부터 다시 복습했죠. 감정을 잘 따라가려고요."

엄마 연기 도전. 김사랑에겐 엄마 모성애 연기가 과제였다. /이효균 기자
'엄마' 연기 도전. 김사랑에겐 '엄마' 모성애 연기가 과제였다. /이효균 기자

그의 말대로 서정은이 지은동으로 되기까지 과정은 참 다사다난했다. 게다가 인물을 둘러싼 설정 자체가 김사랑에겐 과제였다. 특히 '엄마' 연기가 가장 어렵게 다가왔다.

"아픈 아이의 이마를 만지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다가 나가는 장면이 있었는데 처음 촬영하고 '이건 아냐'라고 생각했어요. 아픈 자식을 보는 엄마의 심정은 장난이 아니잖아요. 미친다는 거죠. 실제 아역배우 어머니에게 계속 물어보면서 연기했죠. 엄마를 연기한다는 건 어마어마한 모험이었어요."

김사랑이 꼽은 이상형. 김사랑은 찌들지 않은 남자를 이상형으로 꼽았다. /이효균 기자
김사랑이 꼽은 이상형. 김사랑은 '찌들지 않은' 남자를 이상형으로 꼽았다. /이효균 기자

극 안에서지만 제대로 순수한 사랑을 품었던 덕에 연애세포도 많이 살아났단다. 실제로도 그렇게 순수한 사랑을 꿈꾼다. '찌든 사람'은 거절, 다 돌봐야 하는 어리광쟁이도 싫다. 이상형도 현실적이지만 아직 결혼 생각은 없다.

"전 마지막에 결말이 더욱 열려 있으면 좋겠더라고요. 키스하는 순간 기억이 돌아와서 잘 되거나 안 되거나 상상할 수 있도록요. 그런데 사는 것도 힘든데 우울하게 끝나면 안 좋잖아요? 주변에서는 결혼 말려요. 그런데 아이는 예쁘니까 하나 낳고 결혼은 비추천하더라고요(웃음). 좋아하는 배우는 니콜라스 홀트요. 다정한 순정파 캐릭터를 보고 좋아하게 됐어요. 이상형이라면, 남자가 너무 세상에 찌들어 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렇다고 너무 순수하기만 하면 세상 물정 모르고 내가 다 돌봐줘야 하니까(웃음)."

김사랑의 포부. 김사랑은 30대 여배우로 성숙해졌다고 느낀 점을 공개했다. /이효균 기자
김사랑의 포부. 김사랑은 30대 여배우로 성숙해졌다고 느낀 점을 공개했다. /이효균 기자

김사랑은 배우인 틀 안에서도 내면에서도 무거운 짐이었던 껍질을 풀어헤쳤다. 그가 안고 있던 고민은 역시 그가 해결할 수밖에 없던 문제였다. 그만큼 어려웠다. 그래서 탈피한 그가 펼칠 날개가 더욱 커 보였다.

"예전에는 이 사람이 이렇게 한다고 약속했는데 다르게 하면 화가 났어요. 상대방이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이 들면 내가 손해를 보는 한이 있더라도 감수했어요. 이젠 둥글둥글해졌어요. 내가 둥글어져야 살 수 있겠더라고요. 제가 찌든 것 아니냐고요?(웃음) 이해하고 마음이 넓어진 것 같아요. 배우로서 신비한 이미지가 있다는 건 거부하고 싶진 않지만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와 매력으로 찾아뵙고 싶어요."

[더팩트 | 김경민 기자 shi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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