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연예가클로즈업]'나를 돌아봐' 최민수를 다시 본다
입력: 2015.08.03 10:10 / 수정: 2015.08.03 14:40

내 의사와 관계없는 논란과 구설수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 최민수는 예술인으로 조용히 살고싶다는 자신의 바람과 달리 자주 풍파에 휘말렸다. /문병희 기자
"내 의사와 관계없는 논란과 구설수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 최민수는 '예술인으로 조용히 살고싶다'는 자신의 바람과 달리 자주 풍파에 휘말렸다. /문병희 기자

연기상 거부에 정치적 색깔 채색 '수난', "배우가 연기나 잘하지"

배우 최민수는 지난해 말 MBC 연기대상을 거부해 화제가 됐다. 이유는 단순 명료했다.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 갇혀있는 양심과 희망에 대한 최소 도리 때문이다".

세월호 사고를 거론한 것인데 이 일로 그는 즉각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리고 "소신 있는 배우"라는 찬사보다는 "배우가 연기나 잘하지"라는 혹평이 뒤를 따랐다.

필자가 20여 년 이상 친구처럼 가까이 알고지낸 최민수는 정치적 색깔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다. 아버지(고 최무룡)가 국회의원을 지냈고, 한때는 선거 유세장에도 잠깐 뛰어다닌 적이 있는 건 맞지만 정치적으로 그는 무색 무취다. 아니, 아예 관심이 없다. 그런데도 이념적 색깔은 피해가지 못했다.

최민수를 옹호하는 처지에서 바라보면 그는 완전 자유방임형 인간이다. 직업 배우이면서도 작품 출연에 연연하지 않는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하고, 없으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타협이라는 게 없으니 부탁하거나 매달리지도 않는다.

나는 연주하는 가수다 배우 최민수는 노래도 하고 연주도 한다. 2년 전인 2013년 2월 싱글 Smoky Mountain을 발표하고, 그해 11월 정규앨범 Tribe Rocksan을 냈다. /더팩트 DB
'나는 연주하는 가수다' 배우 최민수는 노래도 하고 연주도 한다. 2년 전인 2013년 2월 싱글 'Smoky Mountain'을 발표하고, 그해 11월 정규앨범 'Tribe Rocksan'을 냈다. /더팩트 DB

"예술인으로 조용히 살고 싶다"는 바람과 달리 논란과 구설 반복

최민수는 취미삼아 노래하는 배우쯤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정식 앨범을 낸 가수다. 2년 전인 2013년 2월 싱글 'Smoky Mountain'을 발표하고, 그해 11월 정규앨범 'Tribe Rocksan'을 냈다. 지난 4월에는 EP앨범 '말하는 개'를 발매하고 콘서트도 했다.

노래하는 최민수를 만나고 싶다면 매월 마지막 토요일 서울 합정동의 작은 술집 '트라이브바'에 가면 볼 수 있다. 바이크 동호회원 중 한 사람이 운영하는 곳으로, 출연료 없이 노래도 하고 연주도 한다. 주로 지인들이 알고 오지만, 우연히 들렀다가 최민수의 열정적 무대에 매료돼 광팬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일에 대한 조바심은커녕 그저 음악이 좋아 노래를 하고, 오토바이에 매달려 거리를 질주할 뿐이다. 직접 음반을 내고 콘서트도 하지만, 이 역시 내키는대로다. 그의 이런 태도나 행동은 더러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예술인으로 조용히 살고싶다'는 자신의 바람과는 달리 자주 평지풍파를 일으킨다. 논란을 빚으며 구설수에 오른 것도 한두번이 아니다.

작품에 출연할 때는 연기에만 몰입한다 최민수는 SBS 드라마 무사 백동수 출연할 당시 동료 연기자들과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특유의 코멘트로 주목을 받았다. /더팩트 DB
'작품에 출연할 때는 연기에만 몰입한다' 최민수는 SBS 드라마 '무사 백동수' 출연할 당시 동료 연기자들과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특유의 코멘트로 주목을 받았다. /더팩트 DB

'나를 돌아봐' 예능감 발산, 사심없는 '허당 웃음' 원조로 주목

대표적인 구설수가 바로 노인폭행 사건이다. 마초 스타일을 고수해온 평소 최민수의 이미지와 연결되면서 센세이셔널한 이슈로 부각됐다. 뒷날 검찰에서 무혐의로 판명돼 억울함이 벗겨졌지만 이 전대미문의 노인폭행사건은 7년이 지난 지금도 짙은 흔적으로 남아있다.

사건이 종결된 뒤 한 TV 특집방송 설문결과가 말해주듯 한번 덧씌워진 '악한(惡漢) 이미지'는 쉽게 떨쳐내지 못했다. '최민수의 노인폭행사건을 아느냐?'는 질문에 '안다'고 답변한 사람은 80%였지만, 그 중 '무혐의가 된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의 응답률은 불과 30%에 불과했다. 당사자로선 땅을 치고 분통해 할 만하다.

자칭 '자유로운 영혼'답게 평소엔 은둔생활을 즐기지만, 그는 잊을만하면 영화에도 출연하고 방송에도 등장한다. 최근 그는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로 시청자 곁에 돌아왔다. 그리고 '허당 웃음'의 원조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나를 돌아봐'는 이미 방송 전부터 한바탕 소동이 난 프로그램이다. 정작 방송 후에는 '시청률에 기여하느니 마느니'로 소동을 벌인 조영남 김수미보다 최민수의 예능감이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아마도 매사 사심이 없어 보이는 그의 평소 스타일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는 자유로운 영혼 연기활동 또는 방송출연이 없을 때 최민수는 바이크 동호인들과 훌쩍 떠나 도로를 질주한다. /문병희 기자
'나는 자유로운 영혼' 연기활동 또는 방송출연이 없을 때 최민수는 바이크 동호인들과 훌쩍 떠나 도로를 질주한다. /문병희 기자

'자유로운 영혼' 최민수, "불편해도 내 방식대로만 살 수 없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보자. 노인폭행 사건 직후 최민수는 산속으로 잠적했다. 금방 귀신이라도 나올 듯 버려진 폐가에서 달랑 개 한 마리와 살았다. 빗물이 새는 지붕을 직접 고치고, 장작을 패 난방을 했다. 산중 생활의 자급자족을 위해 가죽공예를 만들어 바이크 동호회 회원들에게 팔기도 했다.

이렇게 고행하듯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진 최민수는 말과 행동에 좀더 신중해졌을까. 노인폭행이 잠잠해질 만하니 연기상 거부로 '정치적 논란'을 자초한 그다. 지나간 일은 그렇다치고, 지금 가장 궁금한 것은 이런 행동이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있느냐인데 혹시 조영남 김수미의 돌출행동이 반면교사가 됐을까.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살면서 수많은 타인과 부딪치며 인연을 맺는다. 스타일이 좀 다를 뿐 혼자 살 수도 없고, 내 방식대로만 살 수도 없다. 얼굴이 알려진 만큼 불편하고 싫어도 꾹 눌러 참고 살아야할 때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더팩트강일홍 기자 eel@tf.co.kr]
[연예팀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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