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영화인:生] 애니메이션의 달라진 위상, 얕보지 마라
입력: 2015.07.29 05:00 / 수정: 2015.07.28 21:06

애니메이션의 성공 사례. 픽사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은 감정 사이의 관계가 그렇듯 모든 것들의 사이에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어린이는 물론 성인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애니메이션의 성공 사례. 픽사의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은 감정 사이의 관계가 그렇듯 모든 것들의 사이에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어린이는 물론 성인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소외되던 애니메이션, 박스오피스 1위 우뚝

트렌드는 늘 변하고 바뀐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관객층도 어린이에서 성인들로 조금씩 이동하는 추세다. 지금은 30대가 되고 40~50대가 된 성인들에게도 어린 시절 손에 땀을 쥐며, 혹은 밥도 거른 채 보던 만화가 한두 개씩은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애니메이션의 완성도가 더욱 좋아졌기 때문일까.

어린이들의 전유물이던 애니메이션과 피규어 등은 어느새 어른들의 취미와 관심거리로 바뀌었다. 여기에는 과거에 대한 향수, 바쁜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자 하는 성향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키덜트'(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지칭)라는 말은 이제 우리에게 흔한 말이 된 것처럼 애니메이션은 일부 관객을 위한 장르물이 더는 아니다.

올 상반기에도 '빅 히어로'(280만) '인사이드 아웃'(330만)이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이외에도 '스폰지밥' '홈' 등의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얻었다.

280만 돌파! 애니메이션 빅히어로가 뛰어난 기술과 촘촘한 스토리가 만나 한국 관객들에게 호평을 이끌어냈다. /영화 스틸
280만 돌파! 애니메이션 '빅히어로'가 뛰어난 기술과 촘촘한 스토리가 만나 한국 관객들에게 호평을 이끌어냈다. /영화 스틸

올해 개봉한 애니메이션은 단순하게 어린이들만을 공략하지 않는다. 조금 더 깊어진 스토리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기반으로 어른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인사이드 아웃'은 성인들 사이에서 '반드시 봐야 할 애니메이션'으로 통하며 진한 감동을 전했다. 현실에 치이고 상처받은 이들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감정적인 힐링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는 리뷰가 끊이지 않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실제로 최근 서울 소재의 한 극장에서 '인사이드 아웃'을 보고 눈시울을 붉힌 한 30대 여성을 만날 수 있었다. 조심스레 심경을 묻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더라. 공감됐고 또 슬펐다. 나 자신에게 너무 무관심했다는 걸 느꼈고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지난 9일 개봉해 '암살' '연평해전' 터미네이트5' 등과 경쟁하면서도 여전히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웰메이드 애니매이션은 '만화는 유치하다'는 편견을 극복했다. 여기에 키덜트들의 구미를 당기며 단순히 이슈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반기 애니메이션 기대작. 애니메이션 미니언즈가 개봉 전부터 피규어와 캐릭터로 이슈를 모으며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UPI코리아 제공
하반기 애니메이션 기대작. 애니메이션 '미니언즈'가 개봉 전부터 피규어와 캐릭터로 이슈를 모으며 애니메이션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UPI코리아 제공

상반기 국내작품의 부진과 할리우드 작품의 강세도 웰메이드 애니메이션에 시선을 돌리는 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유가 어떻든 애니메이션이 폭넓은 관객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작품 자체의 힘 덕분이다. 이러한 변화가 환영받을 만한 일이라는 것이 영화계의 중론이다.

하반기에는 이미 두꺼운 팬층을 가진 시리즈 물이 찾아온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미니언즈'을 시작으로 '스누피:더 피너츠 무비'(2015.12), '쿵푸팬더3'(2016.01)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이돌의 음악이 어느 순간 10대를 넘어 전 세대에 사랑받듯이 애니메이션 역시 모든 연령층과 교감할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장르나 출연 배우 등을 따지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그보다 어떤 작품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지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될 전망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동심'을 자극하는 애니메이션이 계속해서 함께하지 않을까.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royzoh@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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