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영화인:生] 삼청동 YES, 코엑스 NO…영화인 '잇 플레이스'
입력: 2015.07.21 15:41 / 수정: 2015.07.21 15:41

스타들이 사랑하는 삼청동. 배우 이연희 김우빈 박보영 박성웅 윤여정 박근형 등 많은 스타가 서울 중구 삼청동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더팩트DB
스타들이 사랑하는 삼청동. 배우 이연희 김우빈 박보영 박성웅 윤여정 박근형 등 많은 스타가 서울 중구 삼청동에서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더팩트DB

영화 기자-관계자들이 좋아하는 '핫 플레이스'는 어디?

마음의 거리라는 것이 있다. 이는 심적 부담과도 연관이 깊다. 가령 여의도에서 <더팩트> 사옥이 있는 금천구 가산동은 지하철로 여섯 정거장 거리지만, 심리적으로는 서울에서 경기도까지 이동하는 듯 부담이 크다.

물리적인 거리에 비해 마음으로 느끼는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회사로 미팅을 오는 업계 관계자들도 한결같이 "어딘가 모르게 먼 느낌이어서 방문하기가 힘들다"고 말하곤 한다.

이는 자연스레 영화 담당 기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취향과도 맞아떨어진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과 중구 삼청동(혹은 팔판동)이 그렇다. 영화 담당 기자들에게 삼청동은 각자의 회사 사무실 만큼이나 가깝고 또 친근한 곳이다. 신입 기자 가운데 영화 파트를 담당하게 되는 기자들이 통과의례처럼 하는 질문에도 '왜 영화배우는 다 삼청동에서 인터뷰하느냐'가 포함돼 있을 정도다.

과거 광화문에 언론사가 밀집돼 있던 시절 취재진과 영화배우들이 쉽게 만나던 곳이 삼청동에 자리 잡고 있는 카페다. 이곳은 스타들에게 호의적이며 인터뷰를 진행하는 여건도 상대적으로 편리하다. 공간적 금전적인 측면이 고려된 장소에서 자연스럽게 많은 매체 기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영화 행사가 종종 열리는 메가박스 코엑스. 영화 암살 언론시사회가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배정한 기자
영화 행사가 종종 열리는 메가박스 코엑스. 영화 '암살' 언론시사회가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렸다. /배정한 기자

반대로 코엑스 메가박스는 강남 중심에 있지만, 상대적으로 멀게만 느껴진다. 한때 할리우드 스타들이 내한하거나 국내 기대작이 개봉할 즈음엔 반드시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멀다'는 이유로 선택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언론과 매체가 상암동 일대로 이동한 것과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가령 멀티플렉스를 가진 업계 1·2위 기업인 CJ와 롯데가 자신들의 영화관을 두고 메가박스를 찾을 일은 크게 없어 보인다. 대부분 스크린을 가지지 못한 배급사에서 이곳을 찾는다. 무엇보다 마음의 거리가 멀다. 이러한 논리는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도 마찬가지다.

지난 14일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언론시사회를 진행한 영화 '암살' 배급사 쇼박스와 최동훈 감독은 영화 공개 전후로 "멀리까지 와 줘서 고맙다" "공간적으로 멀다 보니 이곳에서 시사회를 잘 하지 않지만 질 좋은 영화를 제대로 보여주기 위해 이곳을 택했다"고 언급할 정도다.

대신 압구정(CGV), 건대입구(롯데시네마), 왕십리(CGV) 등에 있는 영화관이 관련 행사를 소화하는 '잇 플레이스'로 사랑받고 있다.

국내·외 스타들이 모이는 곳. 최근 할리우드 스타들이 내한해 한국 영화 팬들을 만나고 있는 가운데 멀티플렉스와 서울 내 호텔이 스타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더팩트DB
국내·외 스타들이 모이는 곳. 최근 할리우드 스타들이 내한해 한국 영화 팬들을 만나고 있는 가운데 멀티플렉스와 서울 내 호텔이 스타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더팩트DB

이런 논리는 가요 파트에도 그대로 존재한다. 연예매체가 자리 잡고 있는 강남과 홍대 입구 주변에서 일정이 빈번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강남과 홍대 입구는 가요 기자들에게 늘 환영받는 장소지만 상대적으로 크게 멀지 않은 광진구 광장동이나 올림픽공원 내 공연장은 소식을 들을 때부터 한숨부터 나오는 곳으로 받아들여진다.

콘텐츠를 최적 최상의 상태로 소개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아니, 제작자나 감독의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접근성과 편의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면 이는 또 다른 문제다. 모든 일은 마음가짐의 문제라지만, 기왕이면 기분 좋게 현장에 올 수 있도록 위치를 선정하는 것도 센스다.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royzoh@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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