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연예기획사 기부①] 사회공헌보다 접대가 우선? 접대비의 10%도 안 한다
입력: 2015.07.10 08:59 / 수정: 2015.07.10 10:16

국내 빅4 엔터테인먼트사는 대중의 사랑이 수익 원천. YG엔터(사진 왼쪽 위부터)와 SM엔터, JYP엔터, FNC엔터의 외부 전경이다. /더팩트 DB
국내 빅4 엔터테인먼트사는 대중의 사랑이 수익 원천. YG엔터(사진 왼쪽 위부터)와 SM엔터, JYP엔터, FNC엔터의 외부 전경이다. /더팩트 DB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이 재계의 화두다. 10일 뚜껑을 여는 '황금알 사업권'을 따기 위해 국내 굴지의 재벌 2세들이 경쟁을 벌이면서 연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특히 재벌의 지형도를 바꿀 수 있는 사업권 평가 항목 가운데 상생 및 사회환원 부문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라 도전장을 낸 기업마다 그동안 미미하던 기부액을 1년 만에 몇 배로 대폭 늘리는가 하면 앞으로 기부를 많이 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상장 기업들 가운데 연예기획사는 수입 중 얼마를 사회에 기부할까? <더팩트>는 대중의 사랑을 수익 원천으로 삼고 있는 연예 기획사의 사회공헌 활동을 점검해 보기로 했다. 국내 4대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 FNC엔터의 기부 현주소를 긴급 진단한다. <편집자주>

◆ 사회공헌보다 접대비 우선?

<더팩트> 취재 결과 대형 연예기획사 대부분은 사회공헌 활동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FNC 엔터(대표 한성호)가 낸 기부금은 접대비 지출액의 10% 수준이고, JYP엔터 (대표 정욱)는 기부금 지출을 접대비의 1%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연예산업의 특성상 접대비가 지출 항목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맞지만 굴지의 연예기획사치고는 기부 비중이 너무 적다. 물론 연예인 개인 이름으로 기부를 하고, 대표가 개인 자격으로 하는 부분을 고려한다고 해도 입만 열면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요구하는 연예기획사가 사회 환원에 인색한 것은 분명히 개선해야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FNC 엔터가 지난해 지출한 기부금액은 1900만 원으로 접대비 1억 8000만 원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접대비는 2013년 3억 4700만 원보다 1억 6000만원 가량 줄어든 수준이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31억 원에서 95억 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인 상황이다.

접대비 대비 초라한 기부금율을 보인 JYP. FNC 엔터는 지난해 기부금 1900만 원을 접대비의 10% 선에 머물렀다. /손해리 기자
접대비 대비 초라한 기부금율을 보인 JYP. FNC 엔터는 지난해 기부금 1900만 원을 접대비의 10% 선에 머물렀다. /손해리 기자

지난해 12월 4일 코스닥시장에 시초가 2만 5000원으로 진입한 FNC 엔터는 10일 오전 현재까지 2만 1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돌 록밴드 FT아일랜드와 씨앤블루, 걸그룹 AOA, 배우 이다해 이동건 윤진서 외에도 최근 개그맨 4대 천왕으로 꼽히고 있는 정형돈까지 영입하면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FNC 엔터도 나름 사회공헌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FNC엔터에 따르면 한성호 대표는 2008년 11월 국제개발 NGO 기아 대책을 통해 해외 아동과 결연을 맺은 것을 계기로 최근까지 70명의 아동과 결연했다. 또 소속 연예인 씨엔블루는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2년부터 씨엔블루의 후원으로 필리핀과 에콰도르에 '러브 FNC'란 이름의 학교를 세웠다고 밝혔다.

◆ 매출 성장에도 기부금 지출은 줄여

JYP 역시 지난 2년 동안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기부금 지출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실적이 전년 대비 2배로 껑충 뛰어오른 JYP는 접대비로 2억7900만 원을 사용했지만 기부금 지출 금액은 267만 원에 불과했다. 기부금이 접대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실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14년 JYP 매출은 443억 원으로 전년 178억 원보다 265억 원 늘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66억 9176만 원으로, 전년까지 손실 20억 원의 적자 기업을 흑자로 돌아서게 했다.

반면 기부금은 줄어들었다. 전자공시 확인 결과 지난해 지출한 기부금은 모두 267만 원으로, 이는 2013년 대비 25만 원가량 줄어든 금액이다.

FNC 엔터의 대표 걸그룹 AOA. FNC엔터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일본에 진출 하는 과정에서 접대비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

FNC 엔터의 대표 걸그룹 AOA. FNC엔터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일본에 진출 하는 과정에서 접대비를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더팩트 DB

이와 관련 JYP엔터 관계자는 <더팩트>에 "지금까지 기부금이 축소된 것이 맞지만, 2015년 기부 현황을 보면 많이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엔 엔터테인먼트 공연 미디어 학교 산업 분야의 발전을 위해 교육환경 개선 차원으로 7500만 원의 기부금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SM엔터와 JYP엔터는 세부적으로 접대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법인 회사의 접대비 항목 노출은 의무가 아닌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노출을 꺼리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JYP엔터나 FNC엔터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그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청소년들의 지갑을 열게 한 뒤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회사야말로 어려운 사람과 청소년을 위해 보다 더 많은 사회공헌 활동에 참여하고 신경써야한다"면서 "접대비에 비해 턱없이 낮은 기부금액이야말로 우리 연예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는 징표"라고 지적했다.

[더팩트|이승우 기자 press0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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