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 연 '성추행 혐의' 백재현 첫 마디 "죽고 싶었다"
입력: 2015.07.09 05:00 / 수정: 2015.08.04 16:38
사건이 발생한 뒤 죽고만 싶었다. 사우나 성추행 논란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온 백재현이 8일 밤 늦게 <더팩트>에 그간의 심경을 고백했다. /더팩트 DB
"사건이 발생한 뒤 죽고만 싶었다." 사우나 성추행 논란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온 백재현이 8일 밤 늦게 <더팩트>에 그간의 심경을 고백했다. /더팩트 DB

"정말 모든 분들께 송구하고 죄송합니다.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으로, 누구보다 모범적인 삶을 살아야할 책임감을 뼈아프게 새기겠습니다. 부디 용서하고 선처해주신다면 보람된 일을 하고 사회에 공헌하며 살겠습니다."

성추행혐의로 재판중인 백재현(45)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백재현은 8일 밤 늦게 대학로 인근 한 선술집에서 <더팩트> 기자와 만나 그간의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한 뒤 죽고만 싶었다"면서 "만취한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너무 부끄럽고 창피해서 누구와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재현은 지난 5월 17일 '사우나 성추행 논란' 이후 언론과의 접촉을 줄곧 피했다.

그는 또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지만 변명으로 비쳐질까봐 적극 해명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있었던 재판에서도 그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재판부에 '우발적인 실수'에 대한 선처를 구했다. 이날 백재현에 대한 준강제추행 혐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백재현에 대해 징역 6개월과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를 구형했다. 선고공판은 10일 열린다.

부끄럽고 창피해서 후배들을 볼 면목이 없다. 백재현은 개그콘서트 1세대 개그맨으로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했다. /KBS 제공
"부끄럽고 창피해서 후배들을 볼 면목이 없다." 백재현은 '개그콘서트' 1세대 개그맨으로 활발하게 방송활동을 했다. /KBS 제공

- 혹시 억울하거나 실제와 다르게 알려진 부분은 없나?

명백한 내 잘못이라서 굳이 변명하고 싶지는 않다. 억울함을 호소할 수도 누구를 탓할 수도 없다. 다만 실수에 의한 '사고'였는데 마치 '커밍아웃'처럼 비쳐지는게 기분 나쁘고 싫었다. 성 정체성에 대한 부분은 지금이라도 분명히 하고 싶다. 맹세코 게이도 동성애자도 아니다.

- 사건 당시 어떤 상황이었나.

연극하던 동료들과 회식을 하면서 술을 좀 마셨다. 만취 상태에서 술을 깨려고 평소 다니던 사우나에 갔고,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 다음 날 술이 깨고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어떤 엄청난 실수가 있었는지를 깨닫게 됐다.

- '개그콘서트' 1세대 개그맨으로 후배들과 자주 소통해온 것으로 안다.

무엇보다 후배들한테 얼굴을 들 수가 없다. 한순간의 실수로 불미스런 일에 연루돼 개그맨 이미지에 먹칠한 못난 선배가 되고 말았다. 너무 미안하다. 그동안 방송을 떠나 묵묵히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지켜왔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번 잘못을 거울삼아 환골탈태하겠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알려달라.

사고 직전까지 연출을 맡아 준비하던 연극이 있다. '성추행 사건' 직후 곧바로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제작진들이 만류해 현재 고민 단계다.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선처해 준다면 연출자로 돌아가 무대 위에서 땀을 흘리며 반성하고자 한다.

선처하고 용서해준다면 연출가로 돌아가고 싶다. 백재현이 연출을 맡은 뮤지컬 내 아내에게 애인이 있다는 오는 17일 대학로 가든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아이엘프러스 제공
"선처하고 용서해준다면 연출가로 돌아가고 싶다." 백재현이 연출을 맡은 뮤지컬 '내 아내에게 애인이 있다'는 오는 17일 대학로 가든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아이엘프러스 제공

백재현은 KBS2 '개그콘서트' 탄생 무렵 '개콘 원조 기획자'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를 낸 주인공이다. 이런 공헌으로 백재현은 당시 개그맨 심현섭 강성범 등과 함께 '개그콘서트'의 초창기 인기를 이끌었다.

이후 방송을 떠나 대학로에서 연극제작자로 변신한 그는 지난달 17일 오전 3시께 서울 종로구 소재 한 찜질방에서 술에 취해 자고 있던 A(26)씨의 가슴과 신체 주요 부위를 수차례 만지고 유사성행위를 하는 등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한편 백재현이 연출을 맡은 뮤지컬 '내 아내에게 애인이 있다'는 오는 17일 대학로 가든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내 아내에게 애인이 있다'는 남성우월주의에 의한 속박, 간통제 폐지, 애인이 있는 유부녀들의 실상, 섹스리스 부부, 유부남인 남자가 여러 여자와 섹스를 하는 것 보다 기혼자인 여성이 외도를 하는 것이 더 죄악시 되는 현실 등을 꼬집는 작품이다.

황선영 작가가 대본을 쓰고 이재욱, 정원식, 허정민, 정동근, 황세준, 이상원, 박소연, 김사랑 등이 출연한다. 10일 오후 4시 프리뷰 공연에 기자들을 초청, 관람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더팩트|강일홍 기자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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