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을 본 스타 vs '손해'를 본 스타. 다양한 직종에서 창업해 사장님으로 변신한 스타와 자신의 얼굴을 내걸고 브랜드의 이미지메이킹을 담당한 스타를 <더팩트>에서 알아봤다. /인포그래픽=손해리 기자 |
만인의 연인에서 CEO로 거듭난 스타들, 명과 암
장미인애 쇼핑몰의 고가 의류 판매 논란은 스타 브랜드의 명암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연예인이란 이름으로 쉽게 제품 인지도를 높일 수 있지만 반대로 일반인보다 더 가혹한 잣대로 곤욕을 치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들이 제 이름을 걸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개그우먼 홍진경은 자신의 이름을 건 김치 사업으로 미국까지 진출했고, 소녀시대 제시카는 그룹을 탈퇴한 뒤 디자이너로 변신, 선글라스 사업을 시작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개그맨 홍록기 또한 웨딩플래너 사업을 시작해 창업 4년 만에 전국에 지사를 둔 결혼업체 대표로 거듭났다. 의류, 식품, 서비스 등 직군을 막론하고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제2의 인생을 찾은 스타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우려의 눈길과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연예인이 판매하는 아이템은 그 자체만으로 화제를 모으기에 충분하지만, 차별화된 창업 아이템 없이 그저 '스타성'하나로 승부수를 던지다간 되려 그간 쌓아온 이미지마저 유명무실해지기 때문이다. 본업과 부업을 명확하게 정해놓지 않은 채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던 스타 또한 논란의 중심에 서는 일이 종종 벌어지기도 한다. <더팩트>는 스타 브랜드의 실체를 집중 취재했다.
◆ 디자이너 제시카, 소녀시대 탈퇴는 뻔한 결과?
선글라스 수석 디자이너 겸 사업가. 소녀시대 전 멤버 제시카는 현재 자신이 론칭한 브랜드 블랑 앤 에클레어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배정한 기자 |
소녀시대 전 멤버 제시카는 현재 유명 선글라스 브랜드 블랑 앤 에클레어에서 수석 디자이너 겸 사업가로 활동 중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소녀시대를 나와 자신이 론칭한 패션 브랜드의 수석 디자이너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데 당시 탈퇴 이유를 두고 소속사와 제시카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해 논란이 일었다.
소녀시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당시 제시카가 브랜드 론칭에 집중한 탓에 소녀시대 활동에 충실하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멤버들과 논의한 끝에 내린 결론이었다고 제시카의 계약해지와 관련해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제시카는 소녀시대 활동을 하면서 사업을 병행한 것은 맞지만, 멤버들의 동의 하에 내린 결정이었고 콘서트 준비 또한 게을리하지 않았다며 일방적인 계약해지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소녀시대 탈퇴는 아쉬움과 안타까움' 블랑 앤 에클레어는 제시카를 모델로 다양한 프로모션 또한 진행하고 있다. /블랑 앤 에클레어 공식 페이스북 |
잡음을 겪으며 팀을 떠난 제시카지만, 현재 그는 국내·외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론칭한 블랑 앤 에클레어는 선글라스 외에도 향수 및 액세서리 사업 등으로 브랜드를 확장했고 올 하반기에는 의류 제품 또한 판매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 홍콩, 한국, 마카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태국 등에 매장을 두고 운영 중이며 대표 미국 뉴욕으로 본사를 옮길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하지만 아시아를 대표하는 걸그룹 멤버로 이력을 쌓아가고 있던 제시카에게 그룹 탈퇴는 그만큼 개인적인 브랜드 가치 하락을 가져온 것은 분명했고 팬들과 본인에게도 안타까움을 남겼다.
◆ 김혜자·김창렬, '같은 도시락을 팔아도 반응은 극과 극'
편의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김혜자 도시락'. 배우 김혜자는 GS리테일과 계약을 통해 '진수성찬 도시락'의 모델로 활동 중이다. /GS리테일 제공 |
자신이 직접 '사장님'으로 나선 경우는 아니지만, 자신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스타 가운데 편의점 도시락 브랜드로 상반된 평가를 받은 배우 중에는 김혜자와 김창렬이 있다.
GS리테일은 평소 '국민 엄마'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배우 김혜자와 계약을 통해 '진수성찬 도시락'이란 품목의 도시락을 출시했다.
진수성찬 도시락은 메뉴 구성이 다양하지만, 가격 또한 저렴해 화제를 모았고 동시에 도시락 전면에 나선 김혜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또한 좋아지는 '윈윈 효과'를 누렸다. 때문에 한 때 진수성찬 도시락은 '김혜자 도시락'으로 불리기도 했으며 누리꾼 사이에 "김혜자의 아들이 도시락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소문이 도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창렬을 모델로 쓴 H식품. 김창렬은 자신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H식품 업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
반면 가수 겸 방송인 김창렬은 정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내건 편의점 식품으로 소송까지 진행 중이다. H식품은 편의점용 순대 볶음을 판매하면서 광고모델로 김창렬을 전면에 내세웠고 해당 식품은 '김창렬의 포장마차'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다.
하지만 가격보다 내용물이 부실하고 맛도 없는 순대 볶음은 소비자들에게 비난을 받았고 김창렬에게도 비난의 화살이 가해졌다. 심지어 대장균까지 검출돼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김창렬은 결국 심각한 이미지 타격에 H 식품의 모델 활동을 하며 이미지가 심각하게 실추됐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한 상태다.
◆ 조민아·장미인애, '너무하네요, 연예인은 '동네북'인가요?'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 있는 우주여신 조민아 베이커리. 지난 1월 조민아 베이커리는 고가 양갱 논란과 위생 문제로 몸살을 겪었다. /배정한 기자 |
지난 1월, 베이커리 사장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쥬얼리 전 멤버, '우주여신' 조민아는 고가 양갱 논란과 위생 문제로 한 차례 몸살을 겪어야 했다.
조민아는 자신의 블로그에 네일아트를 한 손으로 위생모도 착용하지 않고 베이킹을 하는 사진을 올렸고 해당 사진은 누리꾼을 통해 급속도로 전파됐다. 이후 문제의 사진은 조민아가 운영하는 베이커리 '우주여신 조민아 베이커리'를 향한 비난으로 이어졌다.
조민아는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제 매장에 한 번 와보세요. 직접 와서 보지도 않으시고 사진 한 장으로 위생 문제를 논하시는 건 너무 지나치지 않으신가요"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후 <더팩트> 취재진을 만난 조민아는 해당 논란과 관련해 인터뷰하면서도 최대한 말을 아꼈다. 과거 걸그룹으로 활동했다는 조민아의 이력은 그가 어떤 해명을 해도 논란을 살 거 같다는 게 이유였다.
100만 원이 넘는 원피스를 팔아 논란이 된 배우 장미인애 쇼핑몰. 장미인애는 자신이 파는 옷보다 연예인이란 약점을 이용해 쇼핑몰을 공격하는 것이 문제점이라고 꼬집었다. /로즈인러브 공식 페이스북 |
최근 온라인 쇼핑몰 로즈 인 러브로 의류를 판매하는 배우 장미인애 또한 가격과 관련해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누리꾼들은 해당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의류 가격이 최소 수십만 원대, 원피스 1벌에 100만 원을 웃돈다는 점을 지적하며 가격 거품이 심하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장미인애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는 터무니없이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 (특정 매체가) 우리와 비슷한 옷의 원가를 밝혔는데 우리 옷 원단 가격은 그 이상이고 저는 일을 절대 장난으로 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며 "연예인이라고 더는 참지 않겠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여 더욱 논란을 키웠다.
◆ 스타 브랜드, '어떻게'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이미지 메이킹도 중요
활발한 자신의 성격을 살려 웨딩플래너로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홍록기. 창업컨설턴트와 마케팅 전문가들은 스타 창업에 관해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중요하지만, 고객과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더팩트DB |
복수의 창업 컨설컨트와 마케팅 전문가들은 스타 브랜드에 관해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중요하지만, 만들어놓은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타가 가진 대중적 이미지는 그만한 신뢰도를 보장하기에 일반인보다 손쉽게 고객유치는 가능하다. 하지만 고객과 신뢰에 금이 갔을 땐 그만큼 타격 또한 크다는 지적이다. 자신의 얼굴을 걸고 판매해야 하는 만큼 제품과 서비스에서 더욱 차별화가 요구된다는 얘기다.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패턴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연예인 사장=좋은 물건'이라는 생각보단 자신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스타 브랜드를 사거나 소비하면서 일반 브랜드보다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또한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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