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시세끼' 세 남자 움직이는 박신혜 눈빛 삽니다
세 끼를 손수 가장 어렵게 해먹는 프로그램 tvN '삼시세끼-정선편'(이하 '삼시세끼')에 또 한 명의 게스트가 찾아왔다. 게스트 출연이 처음도 아닌데 유독 옥순봉 식구들이 쩔쩔 맨 그녀는 배우 박신혜다.
박신혜는 지난 22일과 29일 방송된 '삼시세끼'에 등장해 멤버들과 1박 2일을 함께 보냈다. 그는 '세끼 하우스'에 들어서자마자 설거지를 하고, 화덕에 시멘트까지 척척 바르며 '만능 일꾼'으로 거듭났다. 특별한 치장도 없이 머리카락을 하나로 질끈 묶고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가져온 대창과 양으로 볶음밥을 비비는 손놀림이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특히 박신혜는 까다로운 이서진의 입에서 "고정해라"라는 말이 쉴 틈 없이 나오게 하고, '빙구' 옥택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엉덩이가 무거운 김광규까지 움직이는 등 짧은 시간에 '삼시세끼' 동선을 쥐락펴락했다. 눈빛 한번에 나른한 세 남자를 벌떡 일어나게 한 그의 조련 비법은 '솔선수범'이었다.

박신혜는 "나 게스트인데"라고 볼멘소리를 중얼거리다가도 정작 쉴 수 있는 상황이 오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일거리가 있으면 쉬지 않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다가섰다. 점심때가 왔지만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집 주인' 이서진 옥택연 김광규와 일찍이 식사 준비를 시작하는 '게스트' 박신혜가 공존하는 장면은 웃음을 자아냈다.
29일 방송된 '삼시세끼'에서 박신혜는 점심식사를 위해 요리 도구를 챙겨 앞마당으로 향했다. 세 남자는 박신혜를 일제히 바라보다가 애써 외면하고 주저앉아 있었다. 박신혜는 의도적이진 않지만 자신도 모르게 도구들을 옮기며 "아이고" 짧은 한탄을 뱉었고, 이는 세 남자의 마음을 울렸다.
일하는 박신혜의 눈빛과 마주친 옥순봉 멤버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 일을 시작했다. 이서진은 "박신혜가 일하는데 쉬고 있으니 눈치가 보인다"고 민망한 보조개 미소를 지었다. '할배들'이 아닌 이상 게스트를 홀대하기로 유명한 '삼시세끼'도 일개미 박신혜에겐 꼼짝 못 했다.

박신혜는 다정한 말투와 붙임성 있는 행동으로 세 멤버에게 일을 부탁하기도 했다. 하룻밤 자고 일어난 후 화장기는 없이 파란 빛깔 선글라스 하나 착용하고 세 남자의 뒤를 버티고 서 있는 그는 단숨에 '소장님' 캐릭터까지 얻었다.
'삼시세끼'는 특별히 시나리오가 정해져 있거나 설정이 제한된 프로그램이 아니다. 내부보단 야외에서, 밥을 해먹는 진짜 일상이 묻어나는 프로그램이다. 그렇기 때문에 특정 출연자가 '보여주기식' 콘셉트를 설정했다고 해도 48시간 내내 돌아가는 카메라에 본 모습을 감출 수는 없다. 결국 진짜 박신혜가 묻어 나오기 마련이다.

박신혜를 향한 '고정 출연 러브콜'이 단순히 그가 음식을 잘해서, 그 덕분에 일손을 덜 수 있어서 뿐만은 아닐 것이다. 출연자로선 편하지 않은 프로그램에 이서진이 무려 여배우를 "고정!"으로 외쳤다. 농촌에서 자급자족하는데 필요한 부지런함이 절대적인 매력 포인트였다. 이서진과 옥택연, 김광규의 '박신혜앓이'는 미처 화면에 담기지 않았을 박신혜의 활약까지 상상하게 했다.
'삼시세끼' 게스트 박신혜 편은 팬들에겐 관찰 카메라보다 재밌는 종합선물세트, 그를 배우 박신혜로만 기억했던 이들에겐 매력을 재발견하는 시간이었다. 이미 박신혜는 방송에서도 배낭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퇴짜를 놨지만,
'그래도, 박신혜 씨 진짜 고정은 안 될까요?'
[더팩트 | 김경민 기자 shi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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