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연의 좌충우돌 칸 취재기] 전지현은 '여배우'인가, '구찌인'인가
입력: 2015.05.18 13:16 / 수정: 2015.05.18 14:41

구찌와 함께 선 전지현 배우 전지현(오른쪽)과 마르코 비자리 구찌 CEO가 17일 오후(이하 현지시각) 제68회 칸영화제가 열린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벌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임영무 기자
'구찌와 함께 선 전지현' 배우 전지현(오른쪽)과 마르코 비자리 구찌 CEO가 17일 오후(이하 현지시각) 제68회 칸영화제가 열린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벌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임영무 기자

전지현, '뮤즈'말고 '배우'를 기대해

배우 전지현이 17일(이하 현지시각) 제68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당당히 걸었습니다. 아름다운 자태는 현지에 있는 국내 취재진마저 어깨를 으쓱하게 만들었죠. 중국 취재진들의 관심도 뜨거워 한국 기자에게 "도대체 전지현은 언제 오느냐"고 물어볼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막상 전지현을 보고난 뒤의 아쉬운 기분은 어쩔 수 없나봅니다. 전지현이 레드카펫에 초청된 이유는 명품 브랜드의 '뮤즈'라는 타이틀이었지 칸국제영화제 배우로서 선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죠.

나도 배우로 서고파 전지현은 명품 브랜드의 초청으로 제68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세리머니에 동참했다. /칸=임영무 기자
'나도 배우로 서고파' 전지현은 명품 브랜드의 초청으로 제68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세리머니에 동참했다. /칸=임영무 기자

전지현은 구찌 CEO 마르코 비자리 구찌의 팔짱을 끼고 레드카펫에 참여했는데요. 배우로서 참석했다면 공식 스크리닝이나 포토콜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만날 수 있었겠지만, 명품 브랜드의 초청으로 참석했으니 그에게 허락된 스케줄은 모두 브랜드와 관련된 것 뿐이었죠. 취재진의 접촉조차 힘들었습니다.

소속사 문화창고 관계자 또한 "공식 스크리닝 일정을 제외하고 전지현의 세부적인 일정은 구찌 코리아와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이날 레드카펫에 선 전지현은 다소 긴장한 듯 보였습니다. 어색하고 부담스러운 표정도 여러차례 포착됐고요. 머리카락을 수없이 넘기며 어색한 포즈를 지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죠.

분위기가 어색해 전지현이 머리카락을 거듭해서 넘기고 있다. /칸=임영무 기자
'분위기가 어색해' 전지현이 머리카락을 거듭해서 넘기고 있다. /칸=임영무 기자

늘씬한 보디라인과 고급스러운 드레스는 아름다웠지만, 경직된 표정이 그의 매력을 100% 살리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국내 취재진이 목청 높여 부르자 그때서야 웃음을 보이며 손인사를 했습니다. 세리머니를 마친 전지현은 구찌의 대표와 함께 구찌가 후원하는 영화 한편을 관람하고 갈라쇼에도 참석했다고 하지만, 알 수 없습니다. 철저히 '구찌'만의 행사니까요.

기자 또한 '한국 영화인의 밤' 행사를 끝으로 숙소로 돌아오는 길, 하루 일정을 돌이켜 봅니다. 영화인의 밤에 함께 모인 한국 배우와 관계자들, 삼삼오오 모여 프랑스에서 한국영화를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전지현은 '영화인'이 아닌 '구찌인'으로 하루를 살았다고 생각하니 속상합니다.

전지현의 평소 스타일은 해외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났는데요. 아무리 '구찌인'으로 무대에 섰다고는 해도 국내 취재진을 대하는 태도는 여전히 뻣뻣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명품 브랜드의 아시아 홍보 모델이 아니라 그가 선배 전도연 서영희처럼, 후배 김고은 고아성처럼 당당히 영화제 초청 배우로서 칸에 입성하길 바라는 건 욕심일까요? 전지현이 명성을 얻은 것은 구찌를 통해서가 아니라 국내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서인데 말이지요.

[더팩트ㅣ칸=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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