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탐사-국민MC 송해①] 최고령 현역 방송인 ' 종신 MC 가동'
입력: 2015.04.24 10:44 / 수정: 2019.02.01 09:38

89살 청춘? '전국노래자랑' MC 송해는 마이크만 잡으면 펄펄 난다. 국내외를 통틀어 최고령 현역 방송인이자 사실상 첫 종신 MC로 인정받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환갑을 지나 마이크를 잡은 뒤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까지 장장 30년째 활약 중인 송해의 장수 원동력은 무엇일까. 송해와 함께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속에 얽히고 설킨 각종 사연들을 <더팩트>가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프로그램이 사라지지 않는 한 종신 MC 송해는 젊은 가수 뺨치는 노래실력과 다양한 제스처로 무대를 즐기고 장악한다. /문병희 기자
프로그램이 사라지지 않는 한 종신 MC 송해는 젊은 가수 뺨치는 노래실력과 다양한 제스처로 무대를 즐기고 장악한다. /문병희 기자

◆환갑 넘어 잡은 마이크 30년째 "앞으로 100살까지 평생 MC"

국내 최고령 현역 방송인 송해는 MC 중 유일하게 방송사가 인위적으로 교체할 수 없는 주인공이다. 그는 KBS 1TV 인기 장수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을 30년째 진행중이다.

"MC를 언제까지 하느냐는 이제 우리 몫이 아닙니다. 본인의 의지에 달린거죠. 방송사가 현시점에서 그런 논의를 할 이유도 없고요.그래서 공식 언급만 없을 뿐 사실상 평생 MC로 굳어진 거나 마찬가지죠."

박중민 KBS 예능국장은 "시청자들이 원하고 본인이 끝까지 갈 의사가 있다면 인위적으로 바꿀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현과 어감에 차이가 있을 뿐 사실상 '종신 MC로 굳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송해의 평전 '나는 딴따라다'를 쓴 문학평론가 오민석(단국대 영어영문학과 교수) 역시 "환갑 넘어 잡은 마이크라서 더욱 애착이 크시다. 작고한 김인협 악단장이 그랬듯이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한 종신 무대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내포돼 있다. 방송사 입장에선 그가 같은 프로그램을 30년 이상 진행중인데다 90살을 바라보는 최고령 현역이란 사실만으로 충분히 예우할 가치가 있다. 단지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서 있는 자체가 커다란 상징적 의미란 얘기다.

더구나 나이를 먹어갈수록 감칠맛 나는 진행을 한다. 젊은 가수 뺨치는 노래실력과 다양한 제스처로 무대를 즐기고 장악한다. 유랑극단 코미디언 출신이라서 재치와 만담까지 일품이다.

무대서 쓰러질지언정 중도하차 없다 90을 바라보는 고령이지만 송해는 전국노래자랑 마이크만 잡으면 펄펄 나는 특이체질이다. /배정한 기자
무대서 쓰러질지언정 중도하차 없다 90을 바라보는 고령이지만 송해는 '전국노래자랑' 마이크만 잡으면 펄펄 나는 특이체질이다. /배정한 기자

◆'강력한 시청자 지지' 배경 KBS 내부선 MC 교체 언급 금기

현재 KBS 내에서 '전국노래자랑' MC 교체를 언급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제작진은 말할 것도 없고 윗선에서 조차 암묵적인 금기사랑이 돼 있다. 자칫 말을 잘못 꺼내놓았다가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히는 '날벼락'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의 가장 큰 우군은 바로 시청자다.

언급자체를 고려한 적이 없는 건 아니다. 송해는 3년 전 인천광역시편 전국노래자랑 리허설 중 피로를 호소하며 불참한 적이 있다. 이때 건강이상설과 함께 MC교체설이 잠시 나돌았다가 곧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시청자들의 우려와 걱정, 위로와 격려가 쏟아진데다 무엇보다 본인의 강력한 의지가 발동했다. 지금은 논의 자체가 막혀있다.

당사자인 송해도 "무대에서 쓰러지는 한이 있어도 죽는 날까지 중도하차는 안한다"고 말한다. 건강이 허락하고 마이크 잡을 힘만 있으면 무대를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때문에 '종신 MC'는 자타가 인정하는 난공불락의 성으로 굳어진 셈이다.

현역 방송인으로 송해의 위상은 확고하다. 이기동 서영춘은 젊은 나이에 요절했고, 오랜 병상 생활을 한 배삼룡은 말년이 초라하고 불행했다. 또 생존한 원로코미디언 중에는 그가 선배로 깎듯이 예우하는 구봉서가 유일하다.

코미디협회가 마련한 선후배 화합의 자리에서 송해는 "현역 방송인으로 이렇게 장수하는 비결의 첫 번째는 긍정적인 마인드"라고 언급한 뒤 "일을 통해 쉼 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움직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건강 엔돌핀이 솟아나는 것같다"고 말했다.

[더팩트|강일홍 기자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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