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탐사-국민MC 송해⑥] '송해 3無' "매니저-자동차-스마트폰이 없다"
입력: 2015.04.24 10:45 / 수정: 2015.04.24 11:42

89살 청춘? '전국노래자랑' MC 송해는 마이크만 잡으면 펄펄 난다. 국내외를 통틀어 최고령 현역 방송인이자 사실상 첫 종신 MC로 인정받은 주인공이기도 하다. 환갑 넘어 마이크를 잡은 뒤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까지 장장 30년째 활약 중인 송해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송해와 함께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속에 얽히고 설킨 각종 사연들을 <더팩트>가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나는 영원한 광대요 딴따라다는 송해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진 예인(藝人)이다. 왼쪽부터 송해평전(評傳) 나는 딴따라다를 쓴 단국대 영어영문학과 오민석 교수, 송해, 신재동 전국노래자랑 악단장./오민석 제공
'나는 영원한 광대요 딴따라다'는 송해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진 예인(藝人)이다. 왼쪽부터 송해평전(評傳) '나는 딴따라다'를 쓴 단국대 영어영문학과 오민석 교수, 송해, 신재동 '전국노래자랑' 악단장./오민석 제공

◆송해 일대기, 한국근현대사와 한국대중문화발달사 관통

"송 선생님은 90 살이 다 돼서야 비로소 예인(藝人)으로 일가를 이뤘다고 믿는 것같습니다. 은연중에 멸시받던 유랑극단 시절을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사인 한장 받으러 전국에서 팬들이 몰리는 팬덤현상에 격세지감을 느끼시고요. 스스로 딴따라임을 자처하는 것도 자신은 예나 지금이나 영원한 예인이란 자부심 때문이겠죠."

송해의 90년 인생과 삶을 조명한 평전(評傳) '나는 딴따라다'를 쓴 단국대 영어영문학과 오민석 교수의 말이다.

시인이자 평론가이기도 한 오 교수는 자신이 쓴 송해평전의 출간을 앞두고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는 "영원한 예인이기를 자처하는 위대한 방송인 송해의 일대기를 더듬는 기회를 가진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했다.

그가 미리 귀띔한 송해평전은 '한 개인의 삶의 궤적이자, 한국근현대사와 한국대중문화발달사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송해는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과 분단, 6.25, 경제개발, 민주화, 그리고 경제대국의 과정을 거쳤다.

송해는 전국노래자랑 외엔 평소 생활패턴을 단순화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 30년간 변함없는 열정무대를 보여주는 비결이다./더팩트 DB
송해는 '전국노래자랑' 외엔 평소 생활패턴을 단순화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 30년간 변함없는 열정무대를 보여주는 비결이다./더팩트 DB

◆61세에 '전국노래자랑' 마이크 잡고 30년간 현역 활동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은 대중문화발달사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는 늦게 빛을 본, 그것도 거의 황혼기에 대중스타로 자리매김한 늦깎이다. '전국노래자랑'도 환갑을 넘긴 61세에 처음 마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도 당당히 현역방송인으로 인기를 누린다.

송해평전 '나는 딴따라다'에는 철저한 자기절제와 근검절약, 부지런함 등 인간 송해의 모든 것이 녹아있다. 오 교수는 "송 선생님 역시 무대를 떠나면 어쩔수 없이 평범한 노인으로 돌아온다"면서도 "생활패턴을 단순화해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 30년간 변함없는 무대를 보여주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릴렉스를 강조하는 방식이다. 항상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먹고 활동하고 주무신다. 안경도 신발도 늘 같은 장소, 같은 위치에 놓는다. 이는 불필요한 에너지를 허비하지 않으려는 생활패턴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 교수와 송해의 첫 만남은 서울 종로구 낙원동 한 허름한 목욕탕에서였다. 발가벗은 상태에서 주고받은 인사가 인연이 됐다. 그리고 무려 1년간 식당에서, 술집에서, 목욕탕에서, 그리고 녹화가 있는 전국 방방곡곡을 쫓아다니며 동고동락했다.

송해 평전(評傳)의 저자 오민석 교수는 송해 선생의 삶은 한국대중문화발달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오민석 제공
송해 평전(評傳)의 저자 오민석 교수는 "송해 선생의 삶은 한국대중문화발달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말했다./오민석 제공

◆송해 3無 "매니저 없고 자동차 없고 스마트폰 없다"

송해는 자동차가 없고 스마트폰이 없고 매니저가 없다. 이른바 '송해3無'다. 매니저가 따로 없다. 모든 스케줄과 일정은 직접 챙긴다. 스마트폰이 없다.10년이 훨씬 넘은 폴더폰을 갖고 다니지만 필요할 때만 켜서 걸고 꺼버린다.

대신 방송이 없는 날은 어김없이 낙원동 사무실 '상록회'(원로 연예인 사랑방 같은 곳이지만 송해가 최고참)로 가 있다. 답답한 사람은 여기에 메모를 남겨두면 된다. 매니저는 물론 차도 없으니 평소 이동수단은 어김없이 지하철이다. 지방녹화날도 지하철을 타고 방송사로 이동해 스태프용 버스를 이용한다.

송해평전의 제호는 송해가 지난해 정부가 수여하는 은관훈장 수상소감으로 말한 "나는 영원한 딴따라다"를 그대로 썼다. '나는 딴따라다'는 오는 27일 오후 2시 서울 강남 리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 출간된다.

저자 오민석 교수는 1990년 월간 '한길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한 뒤 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문학평론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미국 플로리다대학에서 방문교수 자격으로 대중문화이론을 연구했다. '전국노래자랑' 신재동 악단장의 요청을 받아 올초 송해 신곡 '유랑청춘' 가삿말을 썼다.

[더팩트|강일홍 기자 eel@tf.co.kr]
[연예팀│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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