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後] 임권택 감독의 꿈같은 여인, 채령
입력: 2015.04.23 12:00 / 수정: 2015.04.22 15:14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화장을 연출한 임권택 감독. 임권택 감독이 14살 연하의 아내 채령에게 고마운 마음을 솔직히 털어놨다./김슬기 기자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화장'을 연출한 임권택 감독. 임권택 감독이 14살 연하의 아내 채령에게 고마운 마음을 솔직히 털어놨다./김슬기 기자

임권택 감독의 '뮤즈', 14살 연하의 사랑스러운 아내 채령

"지금 생각해도 집사람이 나랑 결혼할 이유가 없어."

임권택 감독은 14살 연하의 아내 채령(본명 채혜숙)을 두고 자신과 결혼할 이유가 없는, 누가 봐도 '아까운 여자'라 평가한다. 백년해로하고 서른이 훌쩍 넘은 아들까지 뒀지만, 임권택 감독의 눈엔 아내 채령이 여전히 젊은 시절 '아름다운 그녀'다.

지난 9일 개봉한 '화장'(제작 명필름, 배급 리틀빅픽처스)으로 102번째 작품을 완성한 임권택 감독을 최근 서울 종로구 사간동 카페에서 만났다.

임권택 감독이 말하는 아내 채령. 그는 자신이 평생을 감독이란 직업으로 살 수 있던 공을 아내의 내조로 돌렸다./김슬기 기자
임권택 감독이 말하는 아내 채령. 그는 자신이 평생을 감독이란 직업으로 살 수 있던 공을 아내의 내조로 돌렸다./김슬기 기자

임권택 감독은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며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는데 그게 바로 아내 채령이라고 강조했다. 배우와 감독으로 만나 8년의 열애 끝에 지난 1979년 결혼한 '오래된 부부'.

영화같은 러브스토리지만, 케케묵은 사랑에도 여전히 가슴뛰는 감동이 남아있는 것이 놀라웠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죠. 지금까지 감독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던 건 아내 덕분이니까요. 감독이 수입이 일정하지 않아요. 작품을 주기적으로 하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건 흔한 일이었어요. 하지만 14살이나 어린 아내는 한 번도 경제적인 형편과 관련해서 불평한 적이 없었죠."

알콩달콩 부부 임권택 감독과 배우 채령. 두 사람은 다양한 공식행사에 언제나 다정한 모습으로 등장해 부부애를 뽐내기도 한다./더팩트DB
알콩달콩 부부 임권택 감독과 배우 채령. 두 사람은 다양한 공식행사에 언제나 다정한 모습으로 등장해 부부애를 뽐내기도 한다./더팩트DB

임권택 감독은 아직도 자신의 뇌리 속에서 잊혀지지 않은 아내와 관련한 추억이 있다며 수줍게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아내가 세무서에 불려간 적이 있었어요. 수입이 없으니까 낼 세금이 없었던 건데 그게 이상해서 그랬는지 조사를 한 거죠. 이래저래 추궁당해서 속상할 만도 한데 전혀 티를 내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주위에서 임권택 감독 아내라는 걸 아니까 이래저래 소개해달라고 하잖아요. 한 번도 제게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어요. 정말 대단한 사람이죠."

아내 채령의 이야기에 한껏 들뜬 목소리가 된 임권택 감독에게 넌지시 물었다. 아내에게 지금처럼 직접 애정표현을 한 적은 있느냐고 말이다.

"아뇨. 부끄럽게 그런 말을 어떻게 하나요. 뭐하러."

알고보면 다정한 임권택 감독 임 감독은 인터뷰 내내 아내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지만, 막상 아내 채령 앞에서는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김슬기 기자
'알고보면 다정한 임권택 감독' 임 감독은 인터뷰 내내 아내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지만, 막상 아내 채령 앞에서는 사랑을 표현하지 못한다고 말했다./김슬기 기자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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