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한도전' 멤버 자리, 부담스럽지만 현재를 즐기고 있어요."
"요즘 대세네요"라는 칭찬을 건네니 "제겐 과분한 칭찬이예요"라는 겸손이 돌아온다. "그래도 인기를 실감할 것 같은데"라고 자랑할 멍석을 깔아 줬는데도 "피부로 느낄 일은 많지 않지만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어머님들이 많이 알아 봐 주시네요"라며 멋쩍게 웃는 남자다.
MBC '무한도전'은 '국민 예능'이다. 이 프로그램에 자리가 하나 났는데 그 주인공을 가리는 '식스맨' 특집이 요즘 안방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 후보 중 한 사람이 노을의 멤버 강균성(34)이다. '무한도전-식스맨'의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그와 유쾌하면서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이른 아침부터 <더팩트> 사무실에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대세'가 되기 위해 억지로 쥐어짜는 건 아니에요."
강균성의 입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는 건 실제 제 모습이에요"였다. 지난 2월 MBC '라디오스타'에서 이휘재 이봉주 김경호 김민교 김장훈 등의 성대모사로 '빵' 터트린 그는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에서 다중인격 캐릭터로 다시 한번 진가를 발휘했다. 이 여파는 '무한도전'으로까지 이어졌다.
"데뷔 13년째, 예능 비결은 없어요. 아는 사람들은 다 알아요. 제 평소 모습이 TV에 고스란히 나오는 걸요. '대세'가 되기 위해 예능을 한다? 이건 방향 자체가 틀어진 거예요. 전 그저 주어진 자리에서 방향을 잘 잡았을 뿐이죠. '대세'만 쫓으려고 하면 결국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거예요. 독기를 품는다면 몸에 힘이 들어가 편해 보이지 않겠죠."

프로그램을 위해 작정하고 준비하진 않는다는 강균성에게는 개인기 리스트가 있다. 정확한 개수는 알 수 없지만 50여 개가 넘는다고. 이는 대학 시절 끼 많은 동기들에게 까무러치게 웃으며 배운 개인기들이다. 무려 14년 전 일이다. 그때부터 계속 해 온 개인기라 이제 와서 재조명 되는 게 쑥스럽다는 강균성이다.
"특별한 건 없어요. '얼마나 똑같이 따라 하는가'는 포인트가 아니에요. 특수한 상황이나 설정을 포인트로 줘서 과장이 들어가도 웃을 수 있게 만드는 거죠. 하지만 이런 개인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죠. 특유의 센스로 웃기는 개그맨들이 더 오래가잖아요. 제 개인기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지만 이건 덤이죠."

◆"'강호동의 천생연분', 제겐 의미 있는 예능이죠."
'무한도전-식스맨' 최후의 주인공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장동민이 유력한 후보로 떠올랐지만 강균성 광희 홍진경 최시원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누군가는 '무한도전' 고정 멤버가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하지만 방송인으로서 욕심나는 자리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강균성은 한 발 물러선 채 여유롭게 이 서바이벌을 즐기고 있다.
"저도 '무한도전'을 참 좋아하는데 요즘엔 모니터링을 꼭 하고 있어요. '무한도전' 멤버라는 게 부담이 큰 자리이지만 그걸 뛰어넘어 즐기고 있죠. 물론 제가 고정 멤버에 어울리지 않다는 걸 알지만 많은 분들이 지지를 해 주시니까요. 저보다 대단한 예능인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광희 최시원 홍진경 장동민 모두 저보다 뛰어나죠. 광희의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밝은 에너지, 최시원 특유의 센스 있는 미국 리액션, 홍진경의 분장과 웃긴 말투 표정, 장동민의 지르기, 정말 모두 엄청나요."

강균성의 '예능 인생'은 2003년 '강호동의 천생연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순수 청년으로 나와 소속사 사장으로 있던 JYP 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을 향해 "사장님 저를 버리실 겁니까"라는 호소로 웃음을 안겼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의 예능감은 녹슬지 않은 셈이다. 그 역시 '천생연분'에 나왔던 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는다.
"난생 처음 찍은 예능 프로그램이라 잊혀지지 않아요. '천생연분'을 찍던 그때의 추억이 새록새록하죠. 그땐 정말 무조건 열심히 했거든요(웃음). 요즘에는 스케줄이 너무 많아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생겨서 속상해요. 성실과 성품은 반드시 따라와야 하는 덕목이니깐요. 아무쪼록 열심히 해서 팬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더팩트 │ 박소영 기자 comet56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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