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나의 1mm 클로즈업] 툭하면 위기설 '개콘', 이번엔 '진짜 위기'
입력: 2015.04.14 06:00 / 수정: 2015.04.14 17:47

개콘-민상토론 정치 이슈 풍자 개그콘서트가 신상 코너 민상토론을 내세웠지만 시청률에는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KBS 개그콘서트 방송화면 캡처
'개콘-민상토론' 정치 이슈 풍자 '개그콘서트'가 신상 코너 '민상토론'을 내세웠지만 시청률에는 긍정적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KBS '개그콘서트' 방송화면 캡처

'웃찾사', '개콘'과 같은 시간대로 이동 '공격적 편성'

KBS 효자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이하 '개콘')가 흔들리고 있다. 야금야금 좀먹고 있는 시청률도 문제지만 SBS에서 '개그콘서트'와 같은 시간대에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을 공격적으로 편성하면서 정면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안팎으로 위기감이 감돌지만 정작 '개콘'에서 긴장감을 찾긴 힘들다. 새 코너를 내세우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새 바람을 일으키기엔 역부족이다.

1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개콘'은 12.6%(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방송분이 기록한 12.1%보다 고작 0.5%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최근엔 12%대에서 소수점 한자리를 넘지 못하는 수준의 등락을 오가고 있지만 사실 시청률 내림세는 고질적이다. 어제 오늘 일이 아닌 문제로 위기의 색채는 생각보다 짙은 편이다. 지난 2013년 1월 13일 방송분이 21.8%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후 '개콘'의 시청률은 내리막 행진이다.

2014년 3월 15%대로 떨어진 시청률은 그해 8월 13%대로, 9월 12%대로 내려 앉았다. 물론 중간중간 깜짝 게스트 등장이나 새 코너 등으로 활기를 찾기도 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 지난 3월 1일 11.5%로 최저 시청률까지 찍은 '개콘'은 최근들어 12%대에서 미미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개콘'은 이러한 내림세로 굳건히 지키던 예능 프로그램 시청률 1위라는 왕좌에서도 내려와야 했다. 지난해 8월 처음으로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1박2일')에 1위를 내준 뒤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다 11월부터는 2위에 붙박이 상태다.

물론 12%대의 시청률이나 예능 프로그램 종합 순위 2위도 값진 결과물인 것은 맞다. 하지만 오랫동안 일요일 저녁, 시청자들의 '월요병 백신'으로 안방극장을 지켜오던 '개콘'이 위기에 맞닥뜨렸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헬스보이 웃음보단 이슈몰이만? 헬스보이는 개그맨 김수영의 감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KBS 방송 화면 캡처
'헬스보이' 웃음보단 이슈몰이만? '헬스보이'는 개그맨 김수영의 감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 KBS 방송 화면 캡처

심지어 경쟁 프로그램인 SBS '웃찾사'가 같은 시간대로 편성되면서 맞대결을 펼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은 '개콘'이 긴장을 해야 할 이유 중 또 한가지다.

'웃찾사'는 12일 방송분이 시청률 5.4%를 기록하며 12.6%를 차지한 '개콘'에 크게 못 미치고 있지만 같은 시간대 같은 포맷의 개그 프로그램으로 '개콘'의 시청률을 공략하는 것은 물론 입지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개편한 이후 지난달 29일엔 시청률 6.2%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문제는 외부적 상황을 보면 모두 '개콘'의 위기를 말하고 있지만 정작 내부적으로는 그다지 긴장감이 감돌지 않는다 데 있다. 벌써 791회, 지난 1999년 9월 시작한 이후 무려 16년째 오르락 내리락하며 수차례 위기를 견뎌온 내공만을 믿고 있는 걸까. 만일 그렇다면 이제 안일함을 벗아야 할 때다.

'민상토론' 'Yes or No'등 새 코너 2개를 준비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시청률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대표 코너인 '렛잇비'나 '닭치고' 등은 이미 방송된 지 1년을 바라보며 점차 신선한 맛을 잃고 있다. '헬스보이' 역시 뚱보 개그맨들의 다이어트를 과정을 그리며 '개콘'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웃음보다는 '얼마나 살을 뺐는지' 등 이슈몰이에 더 열을 올린다.

개그맨들의 이미지 재탕도 심각하다.'나미와 붕붕' 속 오나미나 '크레이지 러브' 속 박지선은 그간 숱한 코너 속에서 그래왔듯 외모 비하를 주 소재로 다루고 있으며 '이 개그맨들이 사는 세상' 속 송영길과 김민경은 풍만한 풍채를 개그 소재로 활용한다.

게스트 의존도 심하다. 12일 방송엔 대세로 떠오른 걸그룹 EXID 하니가 출연해 섹시 댄스로 시선을 끌었고 5일엔 핫한 몸매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헬스 트레이너 정아름이 출연해 자극적인 스트레칭 자세를 보여줬다. 두 사람 모두 각종 포털 사이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이슈몰이에는 성공했지만 '개콘' 시청률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개콘'은 숱한 위기설을 극복하고 KBS 효자 프로그램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위기 때마다 이를 극복했던 힘은 현재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신선한 재미를 줬던 자세였다. 그간 위기설과는 또 다른 묵직함이 감도는 이번 위기에 '개콘'이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더팩트 ㅣ 김한나 기자 hanna@tf.co.kr]
[연예팀 ㅣ ssent@tf.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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