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추적-나훈아 행방④] 나훈아, 두 번째 이혼소송 그리고 그 후
  • 오세훈 기자
  • 입력: 2015.04.11 08:00 / 수정: 2015.04.11 06:52

가수 나훈아,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칩거에 들어간 지 올해로 만 7년째다. 그는 2008년 1월 25일 서울 홍제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끝으로 대중 앞에서 사라졌다.

그 사이 간간이 그의 행적이 일반인들에게 목격되기도 했지만 행적은 묘연하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가요계 복귀는 안 하나 못 하나. 한때 포착됐던 복귀 움직임은 부인과 이혼소송 등으로 수면 아래 잠겼다. 영구 은퇴설까지 제기된 가운데 한때는 건강 이상설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더팩트>가 잠행에 들어간 지 7년간의 나훈아 행적과 궁금증을 집중 해부했다. <편집자 주>

이혼소송 중인 나훈아-정수경 부부. 정수경 씨가(오른쪽) 남편인 나훈아를 상대로 법원에 지난해 10월 두 번째 이혼소송장을 제출했다. /더팩트DB, MBC 리얼스토리 눈 방송화면 캡처
이혼소송 중인 나훈아-정수경 부부. 정수경 씨가(오른쪽) 남편인 나훈아를 상대로 법원에 지난해 10월 두 번째 이혼소송장을 제출했다. /더팩트DB, MBC '리얼스토리 눈' 방송화면 캡처

세 번의 결혼, 두 번의 이혼 그리고 다시 찾아온 위기

대한민국이 사랑한 가수 나훈아(68·본명 최홍기)는 세 번 결혼한 남자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대한민국 대부분 여성이 사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나훈아는 두 번의 사랑에 실패한 뒤 평생을 함께 할 아내 정수경(56·본명 정해인) 씨를 만났다. 하지만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정 씨가 지난해 10월 8일 수원지법 여주지원에 나훈아와의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 소송을 접수했다.

1983년 정 씨와 결혼한 나훈아는 슬하에 남매를 두고 30년 가까이 가정을 꾸렸으며 지난 1993년부터 자식 교육을 위해 아이들과 미국에서 따로 지냈다. 그러다 2007년부터 남편과 연락이 거의 되지 않는다며 미국에서 2010년에 이혼했다. 곧바로 한국에서도 이혼소송을 진행했다. 하지만 2년여간의 공방 끝에 대법원은 2013년 9월 이혼을 원치 않는 나훈아의 손을 들어 주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의 판결 뒤에도 부부관계를 회복하지 못한 정 씨는 지난해 다시 한 번 나훈아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정 씨의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윈 이인철 변호사는 지난 8일 <더팩트>에 "정 씨와 나훈아는 지난 7년간 거의 연락이 닿지 않아 정상적인 혼인관계로 볼 수 없다. 나훈아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한 뒤 잠적했다. 허울뿐인 부부관계에 지친 정 씨가 나훈아와의 이혼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훈아와 그의 가족들. 나훈아와 정수경 씨(오른쪽 위)는 지난 1983년 결혼해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MBC 리얼스토리 눈 방송화면 캡처
나훈아와 그의 가족들. 나훈아와 정수경 씨(오른쪽 위)는 지난 1983년 결혼해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MBC '리얼스토리 눈' 방송화면 캡처

실제로 정 씨는 지난해 3월 28일 방송된 MBC '리얼스토리 눈' 트로트 황제 나훈아의 돌아온 편지 편에 직접 출연해 "7년간 제대로 보지도 연락도 못 하는 사람이 가장으로서 역할에 충실했다고 할 수 없다. 같이 살자고 하거나 이혼하자는 말도 하지 않는다. 아이들과 나는 버림받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재산분할 청구를 통해 지난 2006년 12월 마지막 공연 이후 공식 활동이 없는 나훈아의 주 수입원인 저작권 수입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에 따르면 정 씨는 나훈아가 연락되기 전까지는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받았다. 잠적한 뒤에는 2년간은 불규칙적으로 몇 차례에 지원받았고 소송이 진행된 후에는 생활비를 거의 받지 못했다.

이 변호사는 "매달 수천만 원의 저작권을 받고 있는 나훈아에게 위자료를 원하지 않는다. 다만 정 씨와 자식들이 원만히 살 수 있도록 배려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설명했다.

취재 시 만난 나훈아 측근들의 말은 조금 달랐다. 그들은 입을 모아 "상당한 액수를 나훈아가 꾸준히 지급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A 씨는 "매달 생활비를 보내지는 않았지만 1년에 3~5차례 수억 원을 아내와 아이들 생활비 명목으로 지원했다. 나훈아를 대신해 돈을 보내준 사람도 있다. 하나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라진 트로트 황제 나훈아가 지난 2008년 1월 25일 오전11시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힐튼호텔에서 신체훼손설과 건강이상설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연예계에서 잠적했다. /더팩트DB
'사라진 트로트 황제' 나훈아가 지난 2008년 1월 25일 오전11시 서울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힐튼호텔에서 신체훼손설과 건강이상설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연예계에서 잠적했다. /더팩트DB

또 다른 문제점으로 지목된 나훈아의 아들 결혼식 불참을 두고도 양측의 입장은 다르다. 정 씨는 나훈아가 결혼식에 오지 않은 것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지만, 나훈아의 주변인들은 정 씨가 나훈아의 결혼식 참석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씨는 '리얼스토리 눈'에서 "아들 결혼 3일 전 연락이 왔다. 지금 전화하면 어떡하느냐. 늦었다. 사돈과 지인들에게 이혼했다고 말했다. 오면 '얼굴 붉힐 일이 있을 수 있겠다'고 말했다"고 당시를 설명하면서도 "당일 내심 와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이와 반대로 나훈아의 여동생 최경혜 씨는 "2년을 기다렸다면서 혼주인 나훈아를 아내가 오지 못하게 했다. 오빠가 결혼식에 가고 싶어 했지만 가지 못했다. 이러한 일들에 가슴 아파 하더라 "고 말했다. 실제로 취재를 하면서 만난 지인들의 대부분은 최 씨와 비슷한 증언을 했다.

명확한 진실은 당사자인 나훈아가 직접 입을 열기까지는 알 수 없다. 정 씨는 재산분할을 요구하며 두 번째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고 나훈아는 일절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나훈아의 등장을 떠나 정 씨는 법률대리인과 계속해서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1966년 1집 '천리길'로 데뷔해 '고향역' '무시로' 등 수많은 히트곡을 가진 나훈아는 1973년 배우 고은아의 사촌 이숙희 씨와 결혼했다가 2년 뒤 이혼했다. 이후 1976년 배우 김지미와의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지만 6년 만인 1982년 부부관계를 청산했다. 1983년에는 현재 이혼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정수경 씨와 결혼해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더팩트ㅣ오세훈 기자 royzoh@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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