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연예인 도박②] 연예인이 도박의 늪에 쉽게 빠지는 이유는?
입력: 2015.04.04 07:00 / 수정: 2015.04.03 17:55

태진아 논란 그 후, 연예인 도박 현주소

도박은 늪이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가볍게 시작해도 그 끝은 파국이다. 연예인들도 마찬가지. 최근 가수 태진아의 도박논란으로 또 다른 후유증을 남겼다.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터져 나오는 연예계 도박, 누가 빠져들고, 왜 헤어나오지 못하나? <더팩트>가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 도박 현주소를 긴급 진단한다. <편집자주>

끊고싶다, 불.법.도.박 <더팩트>에서 연예인이 쉽사리 불법 도박에 빠지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통해 진단해봤다.(위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영화 타짜: 신의 손스틸
'끊고싶다, 불.법.도.박' <더팩트>에서 연예인이 쉽사리 불법 도박에 빠지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통해 진단해봤다.(위 사진은 내용과 무관함)/영화 '타짜: 신의 손'스틸

도박하기 좋은 직업, 연예인?

도박에 손을 대는 이유는 저마다 다르지만, 손쉽게 유혹에 빠질 수 있는 직업군은 연예인이라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은다. 다른 직업보다 비교적 자유롭게 시간 관리를 할 수 있고 금전적인 여유 또한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실제 많은 연예인이 도박 사건에 연루돼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지난 1997년 개그맨 황기순은 필리핀에서 '환치기 수법'으로 카지노 도박을 하다 적발됐고 2002년 가수 주병진은 상습 도박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2003년 신화의 앤디와 신혜성 또한 도박으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댕기열 거짓말은 내평생 실수죠 가수 신정환은 해외원정 불법도박으로 물의를 일으켜 현재까지 연예계 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더팩트DB
'댕기열 거짓말은 내평생 실수죠' 가수 신정환은 해외원정 불법도박으로 물의를 일으켜 현재까지 연예계 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더팩트DB

연예계에서 오래 몸담은 매니저 P모 씨는 연예인 불법도박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이유로 직업이 가진 특수성을 꼽았다. 그는 "연예인이 불법 도박에 손을 대는 이유는 남다른 승부근성과 큰 단위로 돈을 버는 직업의 특수성 때문이다"며 "돈을 큰 단위로 벌다 보니 몇백만 원 쯤은 '푼돈'으로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예인들이 일반인과 어울려 평범한 여가를 즐기기 여의치 않은 것도 이유다"고 설명했다.

정신과 전문의들은 연예인들의 엄청난 스트레스도 불법 도박에 빠지는 이유가 된다고 말을 보탰다. 강남 삼성병원 정신의학과 김종은 교수는 "연예인이 대중에게 사생활을 노출하는 직업인 만큼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이를 도박으로 풀 경우 중독까지 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중에 관심을 받는 직업인 만큼 화려하지만, 지극히 폐쇄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그 스트레스를 음지의 여가로 푸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불안정한 연예계 생태구조가 만든 '한탕주의'가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연예인만 노리는 '검은 손'

태진아가 미국여행 당시 찾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허슬러 카지노. 태진아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각) 미국 카지노를 찾아 바카라 게임을 했다가 억대 도박설에 휘말렸다./구글캡처
태진아가 미국여행 당시 찾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허슬러 카지노. 태진아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각) 미국 카지노를 찾아 바카라 게임을 했다가 억대 도박설에 휘말렸다./구글캡처

헤픈 씀씀이, 폐쇄적인 인간관계의 연예인을 노리는 이들 또한 그들을 도박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인들이 도박을 위해 자주 찾는 곳은 필리핀이나 마카오 등이다"고 귀띔했다. 최근엔 미국 변두리 지역의 소규모 카지노 또한 불법 도박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국내에서는 얼굴이 알려져 지인들끼리 사설 도박을 하거나 인터넷 도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엔 스포츠토토가 유행했다"며 "최근엔 주로 국외활동이나 휴식을 핑계로 원정 도박을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국 관광객이나 교민들이 많아 종종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을 노리는 전문 '설계사'가 있다는 것. 도박 브로커들은 연예인을 '먹잇감'으로 정하고 근처에 숙소와 술 유흥을 제공한 뒤 자금을 제공한다. 이들이 돈을 탕진하게 되면 '한 방에 돈을 따자'며 배팅액수가 어마어마한 사설 불법 도박장으로 이끌기도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마약같은 희열' 불법도박, 어떻게 끊나

못 끊는다에 내 손목을 건다! 마약같은 불법 도박을 끊는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상담과 가족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영화 타짜스틸
'못 끊는다에 내 손목을 건다!' 마약같은 불법 도박을 끊는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상담과 가족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영화 '타짜'스틸

조성남 강남을지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도박 중독을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중독이란 것은 병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생기고 의지만 가지고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박을 당분간 끊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도박을 했던 기억이 없어지지 않는 한 반복되기 쉽다"고 말했다.

경륜경정중독예방치유센터 관계자는 "아직까지 도박중독에는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처럼 뚜렷한 신체적인 기제가 밝혀지지 못한 상태지만, 지속적인 상담과 자조모임 참여, 도박을 대체할 취미활동 등 모든 방법을 통해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치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도박 중독에 빠진 사람은 전문상담원과의 상담을 통해 상담원-도박자-가족이 유기적인 치료적 협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예인의 경우 폐쇄적인 인간관계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경제계획을 세우고 이를 지키고자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더팩트ㅣ성지연 기자 amysung@tf.co.kr]
[연예팀ㅣ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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